[13]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눈부신 햇살이 침대위 머리맡에 존재해 있는 창을 향해 스며들어
잠들어 있던 희야의
가는 머리카락이 은빛으로 반짝이기 시작할 무렵이면
누가 억지로 깨우지 않아도 지금의 생활에 익숙해져버린 눈은
늘 그렇듯 정확한 시간에 번쩍 뜨여지고
하품을 함과 동시에 삐걱거리는 허리를 쭈 - 욱 펴 기지개를 펴면
비로서 평화로운 일상의 아침이 시작된다
그 . 러 . 나
" 유 . 희 . 야 !!! "
우리나라 대한민국 재수생은..
그들의 현실은 그리 순조롭지 않다
잠은 잘수록 늘기만 한다
머리가 지끈거려 정신은 깨어나도 몸은 좀처럼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다
" 아직.. 안 일어 났니?!!! "
1층에서부터 들려오는 엄마의 하이톤 비명소리가
' 어젯 밤 늦게까지 공부했단 말이예요 '
따위의 고전적인 변명은 전혀 먹혀들지 않음을 예감케 해 주었다
희야는 다시 눈을 감아버렸다
햇살은 눈이 부시도록 방안을 가득 쪼아댔지만
희야는 그저 두 손으로 두 눈을 가려버렸다
잘 수록 늘기만 하는 잠이
조금 더 늘어나고, 조금만 더 늘어나서 차라리 영원히 깨지 않을...
그렇게 간절히 영원히 시작하고 싶지 않을 아침을..
그러나
" 유 . 희 . 야 !!! 너 정마~~ 알 !!! "
벌컥,
문을 열고 들어와 소리치는 엄마의 고함소리에
어쩔 수 없이 맞이 해 버리고 말았다..
말아.. 버렸다..
눈에 낀 눈꼽을 채 떼내어 버리기도 전에 아침 상 앞에 앉아
밥부터 먹는 희야의 등 너머로
" 내 나이가 몇인데.. 에휴~ 벌써부터 히끗 히끗.. 머리가 다 쉬네 "
거울 앞에 서서 한숨을 내 쉬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뜩이나 먹기 싫은 밥알이 쓰레기통에 쑤셔박지 않고
꾸역꾸역 입안으로 디 밀어 넣어주는 것을 고마워 해주어도 모자랄 판에
한알 한알 곤두서기 시작했다
허나, 그것도 잠시... 이내
탁 - !!!
" 아얏 - * "
" 싹퉁머리 없는 자식.
마지막 남은 햄 한 조각까지 꼭 그렇게 네 놈 목구멍으로 디밀어 넣어야 속이 후련하겠던? "
" 아씨.. 먹을 땐 개도 안 건들인다는 데 "
" 고놈들은 물어 제낄까봐 겁나서 못치는 거고 !!!
이놈아 아무리 재수생이라도 수험생은 수험생인겨
몇일 남지도 않은 수능이 코 앞에 부닥쳐 왔는 데.. 그래도 니 누난데..
대우는 해주어야 할꺼 아녀 !! "
" 핏 - 그런다고 해서 못 나올 점수가 나와지나? "
마치 희야가 그 자리에 없기라도 한 것 처럼
아니 오히려 희야가 마치 자신들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무슨 바보라도 되는 것 처럼
그녀에 대해 종종 잘도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치 않는 엄마와 남동생의 대화에
기어코 슬그머니 수저를 내려 놓고야 마는 희야..
" 왜.... ? 더먹지 그래. 그거 먹고 공부가 되겠어?? 그래 햄. 햄 더 구워줄까? "
.......................... 이제는 확실히 잠에서 깨어난 희야가
무미건조한 눈동자로 엄마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 엄마.. "
" 어.. 그래 왜?? "
한말을 또 하고 또 해야만 하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해야하기에 이제는 지쳐버린 듯..
느릿... 느릿..
" 나................. 토해 "
" 뭐?!! "
" 햄...... 먹으면 나 토해 "
자그만치 20년이다
아무리 정 안드는 딸이라도
먹을 줄 아는 것과 먹을 줄 모르는 것,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쯤은 구별해 줬음......
너무 큰 바램일까..?
" 느그 누나가.. 햄을.. 싫어했나? "
" 응 . 먹음 속 니길거린다고 싫어해.
왜 ~~ 어렸을 때 핫도그 안에 든 소시지도 안먹었잖아
겉에 붙은 빵만 냉큼먹고 버린다고 엄마가 많이 혼냈었잖아 "
" 아... 그랬지?? 햄 같은 건 너만 좋아하지?? "
큰... 바램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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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얼이를 만나러 가기위해 버스에 오른 희야는
버스 창문에 머리를 기댄 채 바깥 풍경을 내다봤다
산이 지나가고, 강이 지나가고, ..건물이 지나가고, ....사람이 지나가고,,
불그스름한 저녁 노을이 막 내리갈린 가을의 경치는
봄의 싱그러움에 비교할 바는 못 되었지만
지는 단풍잎은 또 그 나름대로의 운치가 있었다
별 생각없이 창문을 여는 희야.
바람이 조금 차다 싶은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뭐.. 이 정도는 괜찮겠지 싶어
열어놓은 틈으로 스며들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무심히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런데 옆에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희야를 툭 툭.. 쳐오기 시작했다
" 저기 있잖아.. "
불숙 - 희야의 시야속으로 뛰어들어온 남자는
짙은 눈썹과 쌍꺼풀은 없지만 왠지 모르게 반항끼가 가득 넘쳐나보이는 듯한 눈빛..
그리고 학창시절 한때의 젊은 치기로 친구들과 싸우다가 났을 법한 이마의 희미한 상처
그리고 오똑한 콧날과 고집스러워 보이는 입매를 가진 사람이였다
" 야 - !! "
" 우.. 우왓 - !! "
정신을 차려보니 남자는 굉장히 사나운 눈빛으로 희야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 내말 못 들었어?? "
" 네.. 네 ?? "
당황한 듯한 희야의 대답에 남자가 눈을 흘겼다
" 춥다고.... !! "
귀찮은 말다툼 따윈 해대고 싶지 않았던 마음에 ( 사실은 무서웠기에 ),
희야는 아쉽지만 황급히 문을 닫으며
" 미안.. 죄송합니다 "
순순히 사과했다
그러자 남자는 눈썹이 씰룩거려댈 정도로 험악하게 찌그려 뜨리고 있던 표정을
그제야 간신히 누그려 뜨렸다
창 밖으로 보이던 모든 것들이 이젠 재미가 없어졌다
모르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어쩐지 미움을 받아버리고 말았다는 사실이
희야를 굉장히 암울하게 만들어 놓아놔 버렸다
= =
김지원이예요 - 별명이 낯익어요 -ㅅ-;; 예전에 자주 뵈었던 분.. 맞죠?? 하핫aaaa ....
그런데 왜 그렇게 땀을 많이 흘리시나요.. 2년 후 가 왜요 ㅠ ㅠ 2006/01/08
구름신♡ - 항상 꼬리 남겨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리는 거 알죠??
사랑한1004 ,『그늘☆…』 , 자칭이래열●
- 이해가 안가신다니 -ㅅ-;; 제 표현력의 한계인 듯 합니다만.. ㅋ
설명을 해드리자면.. 한얼이와 희야는 첫키스를 하면서 부터 사귀기 시작했다는 것이구요
2년 후의 키스씬은 첫 키스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 입니다 ; ㅋ
한얼이와 희야가 사귀기 시작하고 2년이 지났다는 거죠.. ^-^
지철이가 군대를 가게됐어요.. 그래서 지철이가 군대를 다녀온 2년 후로..
이야기가 바뀌게 되는 거죠...
이번 13편의 부제목 처럼..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입니다 ^-^
11편까지가.. 1부였다면 12편 부터는 2부라고 말씀드릴께요..
첫댓글 이야기가 마구 꼬였다 풀렸다 긴장하고 봐아갰어요
ㅎㅎ 왠지 점점 갈수록 진부해지는듯한;; 오늘 님아소설 첨부터 봤어요,ㅇ_ㅇ 앞으로도 쭉 기대할께요, 건필하셔요~
ㅇㅏ..ㅇ_ㅇ;;.. 이제야 좀 이해가 되요,ㅠㅠ ㅋ
하하 -_-.. 닉네임이 별로 마음에 안들어서 다시 바꿨어요; "김지원이예요" 가 너무 이상해서.. -0-.. 정말 재밌어요.
지철이를 기억못하는걸까 -_ - ,,ㅎㅎ 어쨋든 희야 너무 신비로운것 같아서 좋아요 ^^ 나는 햄싫어하는 사람은 못봤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