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직장(숲속에사과) 25-15, 내일 비가 와도
‘내일은 비가 오락가락한다네요. 아저씨는 하루 쉬셔야겠습니다. 오늘은 감자 심을 비닐을 씌웠습니다. 날씨가 무척 더웠습니다. 아저씨는 솜바지를 입고 오셔서 좀 더우셨을 듯합니다.’
‘솜바지를 입고 가셨군요. 많이 더우셨을 것 같아요. 오늘도 애쓰셨습니다.’
대표님이 보낸 사진 속 세 사람의 모습은 평온함 그 자체였다.
하지만 아저씨만 모자를 쓰지 않았고, 요즘 부쩍 얼굴이 검게 그을려 신경이 쓰이던 참이었다.
‘대표님, 아저씨는 왜 모자를 안 쓰실까요? 얼굴이 새까맣게 타셨어요.’
‘그러게요. 아무리 말씀을 드려도 안 쓰신대요. 조금 쓰다가 곧바로 벗어버리시더라고요. 제가 좀 더 챙길게요. 그리고 방금 다시 전화해서 내일 비가 와도 창고에서 옥수수 파종은 할 건데, 출근하실 거냐고 아저씨께 여쭤보니까 출근한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내일 함께 출근하기로 했습니다.’
‘대표님, 아저씨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비가 와도 출근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아저씨와 통화했다.
“내일은 창고에서 작업하기로 했어요. 사모님이 아침에 온대요.”
“며칠 사이에 날씨가 더워졌지요? 아저씨, 솜바지 입고 가서 덥지 않으셨나요?”
“덥어요. 내일은 다른 바지 입고 갈라꼬요.”
“기온이 많이 올라서 얇은 작업복을 입어도 되겠어요. 대표님이 오늘 밭에서 찍은 사진을 보냈어요. 두 분은 모자를 쓰고 계시던데, 아저씨만 모자를 안 쓰셨더라고요. 선크림 발라도 모자를 안 쓰시면 피부에도 좋지 않을 텐데요.”
“귀찮아서요. 내일부터는 쓸게요.”
3월이라 해도 기온이 높고 날이 뜨겁다 보니 며칠 새 아저씨 얼굴이 새까맣게 탔다.
일도 좋지만 건강과 피부도 좀 챙기면서 일하시면 좋겠다.
아저씨는 새참으로 바나나와 감자라면을 챙겨 출근했다.
다행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비는 내리지 않았다.
2025년 3월 27일 목요일, 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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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희 장모님도 일할 때 모자를 안 쓰시더라고요. 사진에서 본 세 분의 모습이 평안합니다.
사진이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