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실시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유효 투표율 33.3%'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무상급식 주민투표 투표율은 20.8%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838만7,278명의 유권자 중 174만8,114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서초구 투표율이 29.3%로 가장 높았으며 그 뒤를 강남구(28.6%), 송파구(24.6%) 등이 이었다. 금천구 투표율이 16.3%로 가장 낮으며, 관악구(16.5%), 강북구(17.9%) 투표율도 낮았다.
지난 4·27 서울 중구청장 보궐선거 당시 오후 5시 투표율은 25.9%였고 중구청장 보궐선거 최종 투표율은 31.4%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의 오후 5시 투표율은 47.9%, 최종 투표율은 53.9%였다.
이처럼 투표율이 낮은 것으로 집계됨에 따라 '투표좌절효과'가 나타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일보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자신이 지지하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없을 경우 투표장에 가는 것을 포기하는 투표좌절효과가 생기는데, 이번 주민투표의 경우 오후 4시 투표율이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는 한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직장인들이 퇴근 후 투표소까지 가는 시간을 고려해보면 오후 4시 정도의 투표율을 보고 참여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때 투표율이 25%를 넘으면 지지층 결집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33.3%에 도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시 측은 이날 오전 10시 투표율이 9.2%로 당초 목표치와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오후 4∼8시에 보수층이 투표에 적극 나서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바람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10시까지 투표율 20%를 달성하겠다는 '1020전략'을 내놓았지만 점심시간대를 훌쩍 넘겨서도 20%를 달성하지 못했다. 보수층의 결집, 직장인의 퇴근길 투표가 막판 변수로 부각할 가능성도 있지만 기존 추세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
상황이 기대한 대로 돌아가지 않자 한나라당은 '투표율 25%'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힘껏 반대하는 상황 속에서도 25% 투표율을 넘으면 내년 총선에서 청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투표는 이날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서울시선관위는 인터넷 선거정보시스템홈페이지를 통해 오전에는 7시, 9시, 11시 등 2시간 간격으로, 정오부터 투표 종료까지는 매시간 잠정 투표율을 공개한다.
이번 투표율이 33.3%에 미달하면 여권은 패닉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최종 투표율에 따라 강도가 다르겠지만, 패배의 충격파가 여권 전체를 대혼돈으로 내몰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오 시장이 중도하차하면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전망이 밝지 않는 데다 총선과 대선에서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사실상 이번 투표를 측면지원한 만큼 선거 패배의 '불똥'이 청와대로 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하면서 국정 장악력이 떨어질 전망이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지만 투표율이 33.3%를 넘으면 오 시장은 보수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하는 것은 물론 한나라당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유리한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율이 기대한 것처럼 높지 않자 초조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20분께 시청 서소문별관 13층에 마련된 주민투표 투·개표 상황실을 방문해 투표율 상황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기자들과 악수를 나눈 뒤 다소 굳은 표정으로 상황실장으로부터 오전 11시 현재 투표율 상황을 보고 받았다.
투표율에 대한 현재 심경을 묻는 질문에 오 시장은 "사실 애간장이 탄다. 비관도 낙관도 할 상황은 아니며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