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취득 자격증, 일부는 실효성 의문

[알바트로스(김영태)]

자격증에 대한 고령자들의 열기가 뜨겁다. 그간 재취업을 노리는 베이비부머 세대나 중장년층이 큰 관심을 쏟던 자격증 취득 열풍에 노인들이 도전하기 시작했다. 특히 노인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강사로서 활동하려는 고령자들이 늘고 있다.
한국고령사회교육원 박종혜 원장은 “현재 경로당, 노인대학, 노인복지관 등에 파견된 강사 중 대부분이 고령자들”이라고 설명했다.

보수 적어도 강사로 활동… ‘바리스타’ 등은 취업에 도움
향후 고수익 자격증도 등장 예상… 발급기관 신뢰성 따져야

고령자들이 노인 관련 자격증에 관심을 보이자 최근 몇 년간 해당 분야의 민간자격증들이 쏟아졌다.
9월 1일 현재 국내 민간자격증을 관리하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민간자격 정보서비스’(www.pqi.or.kr)에 등록된 노인 관련 분야(노인·실버·시니어·치매 등) 자격증은 420여개에 달한다.
가장 많은 기관이 발급하는 자격증은 ‘노인심리상담사’로 ‘한국고령사회교육원’ ‘한국교육진흥협회’ 등 무려 64개 기관에서 발급하고 있다. 노인건강운동지도사, 실버댄스지도사, 실버요가지도사, 시니어라인댄스지도자, 시니어라이프코치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노인심리상담사’ 자격증의 경우 일부 시설에서는 해당 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은 강사는 초빙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할 만큼 노인 관련 강의를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중요한 자격증으로도 꼽힌다.

서울에 거주하는 신경숙(여‧68) 씨는 지난해 관내 구청에서 추진하는 고용노동부 재능기부 프로그램에 감사로 응모했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에 대학교수, 대기업 퇴직자를 비롯 쟁쟁한 후보들이 신청해 신 씨는 반쯤 포기한 상태였다. 하지만 신 씨가 지난 2011년 한국고령사회교육원에서 발급받은 ‘노인심리상담사’와 기타 노인 관련 자격증으로 인해 가산점을 받아 후보자들을 제치고 강사로 선정됐다.
현재 신 씨는 매주 화·목요일 구청에서 기초생활수급자들의 자활을 돕는 교육 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노인들 심신의 특징과 건강상태를 파악해 적정한 운동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노인건강운동지도사’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경로당 파견강사 채용 시 요구되는 필수 자격증이다. ‘실버댄스지도사’, ‘실버요가지도사’는 노인대학 및 복지센터, 평생교육원, 건강증진 사업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

연령과 상관없이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도 고령자들에게 인기이다. 최근 들어 ‘커피 바리스타’가 떠오르고 있다. 커피 바리스타의 경우 노인복지시설은 물론 노인일자리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어 그 수요가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한국커피협회, 한국능력교육개발원, 한국커피자격검정평가원의 자격증이 대표적이다. 서울 동작구는 6월부터 노인 10명이 바리스타로 활동하는 카페 ‘커피현상소’를 운영하고 있다. 구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노인 바리스타 모집에 애를 먹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바리스타 자격증을 보유한 참가자들이 대거 몰려 치열한 경쟁률 속에 직원을 선발했다는 후문이다.

‘숲 해설사’ 자격증에 도전하는 고령자들도 많다. 지역의 산림생태계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는 점이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강점으로 작용한다.

‘숲 해설사’는 산림청이 인증하는 한국숲해설가협회 등 22개 교육기관의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과정 이수 후 산림청 지청별 휴양림 등에서 해마다 12~1월에 실시하는 공모를 거쳐 활동할 수 있다.

이렇듯 고령자에게 적합한 자격증들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든 자격증이 다 실효성이 있는 것만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일부 기관들이 연수비 취득 목적만을 위해 자격증을 무분별하게 발급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자격증 취득 전 발급 기관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노인심리상담사의 경우 발급기관 중 상당수는 정식 홈페이지가 아닌 포털사이트의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일부는 아예 이런 것도 존재하지 않아 정상적인 운영이 의심되는 형편이다.

특히 요새 노인들이 가장 많이 따는 자격증인 ‘웃음치료사’의 경우 이 명칭으로 정식 등록된 자격증이 하나도 없어 신청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커피 바리스타’는 수료증을 자격증으로 속여 발급하는 학원도 있다.
또한 많지 않은 수입도 자격증 취득 전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한다. 노인상담사의 경우 일부 스타강사를 제외하곤 매달 2~3회 가량의 강의만을 소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강의료는 경로당 3만원, 노인대학 5~7만원, 노인복지관 등 지자체 시설 7~10만원 선에 불과해 높은 월소득을 기대하기란 힘들다는 것이다. 노인건강운동지도사, 실버댄스지도사 등도 노인상담사의 경우와 비슷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자들의 자격증 취득 러시는 계속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령사회교육원 박종혜 원장은 “현재 고령자들이 취득하는 자격증들은 사회봉사성 분야인 것들이 대부분인데 이는 이전까지 다른 분야에 도전한 고령자들의 사례가 적기 때문”이라며 “IT 등에 익숙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이 된다면 더욱 다양하고 고수익을 창출하는 자격증에 도전하는 고령자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백세시대

[시완(이진희)]

좋은 자료, 늘 고맙습니다. 선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