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을 무릅쓰는 당당한 목회자 자녀로"
WPK 제7회 전국목회자자녀수련회, "이제 상처를 넘어서자!"
▲ WPK가 2월 6일부터 8일까지 'RISK TAKER'라는 주제로 제7회 전국목회자자녀수련회를 열었다. 수련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80여명이 참여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그동안 6번에 걸친 수련회가 PK(목회자 자녀)이기 때문에 받은 상처를 공감하고 치유하는 과정이었다면, 이번에는 그 상처를 넘어 이 땅에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세상의 위험을 감수하도록 하는 수련회여야 합니다."
수련회 디렉터 최솔미 씨(32)가 말했다. WPK(World Pastor's Kids ministry)는 2월 6일부터 8일까지 강원도 원주 예찬의집에서 제7회 전국목회자자녀수련회를 열었다. 수련회의 주제는 'RISK TAKER(리스크 테이커)'인데, '위험을 무릅쓰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수련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80여 명의 PK들이 참석했다.
수련회장에는 참석자들의 사진과 프로필이 적힌 편지지가 붙어 있었다. 수련회 도중 서로에게 짧은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곳이다. "새로 온 친구들에게 쓰고 있어요. 저도 지난해 처음 왔을 때는 조금 어색했거든요." 공미영 씨(25)는 꼼꼼히 편지를 써 내려가며 말했다. "그래도 한 번 오면 계속 오게 될 거예요. PK라는 것만으로 서로에게 마음이 열리니까요. '저 아이도 고생했겠구나' 하면서…."
▲ 수련회장에는 참석자들의 프로필이 적힌 편지지가 붙어 있었다. 다른 참석자들의 응원과 격려로 빽빽해진 편지지. ⓒ뉴스앤조이 구권효
PK들은 부모님이 목회자라는 이유로 제한된 것이 많았다. 수련회 둘째 날 열린 '처치(church) 곤란'이라는 토론회에서 윤성민 씨(28)는 "PK는 우리 동네 연예인"이라며 "동네에서는 심지어 교회 나가지 않는 사람도 나를 'OO교회 아들'이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신호등 하나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고 마음 놓고 놀기 위해서는 시를 벗어나야 했다. 노신영 씨(23)는 "PK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교회 안에서는 항상 착한 척을 해야 한다. 억눌렸던 것들은 교회 밖에서 푼다"고 했다. 이렇게 살아온 PK들이 부모님을 원망하게 되는 건 당연할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토론회는 자기 상처를 토로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PK들은 사모들의 66.7%가 우울증 경험이 있다는 사실과 목사들이 교회 운영 중 겪게 되는 고충 등을 이야기하며 부모님들의 상처를 이해하려 노력했다.
강사들은 참석자들에게 리스크 테이커의 삶을 도전했다.
첫째 날 오대식 목사(높은뜻정의교회)는
"위험을 무릅쓰는 삶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하는 것"이라 전했다.
둘째 날에는 이삭 목사(모퉁이돌선교회)가
북한 선교 간증을 통해 위험을 감수하는 삶이 결코 쉽지 않지만 축복의 길이라 했고,
강은도 목사(산울청소년교회)는
"상처에만 머물러 있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며 그 상처를 넘어서기를 강권했다.
마지막 날 임형규 간사(WPK)는
"하나님을 위해 죽겠다는 결단보다 일상을 묵묵히 살아내는 것이 더 힘들다"며 참석자들이 일상에서 일관성 있게 살 것을 도전했다.
▲ PK들은 강의를 들으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리스크 테이커로서의 삶을 결단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참석자들은 2박 3일간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리스크 테이커의 삶을 결단했다. 마지막 날 결단의 시간에 이기쁨 씨(23)는 "진한 사랑으로 세상에 도전하는 삶을 결단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다"며 "기쁨으로 그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강요한 씨(29)는 "위험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나님이 그것을 뛰어넘는 은혜를 주시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찬희 씨(29)는 "나는 리스크를 리스크라고 생각하지 않겠다. 세상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위험할 수 있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기준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WPK 교육목사인 조유진 목사(일산선교교회)는 이번 수련회를 통해 PK들이 "세상이 감당 못 할 믿음의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WPK는 수련회 외에도 매달 한 번씩 잠실에 있는 함께하는교회(김인성 목사)에서 예배를 드린다. 매주 목요일에는 기도 모임이 있으며 지역별 조모임도 따로 있다. 또 헌금을 통해 5개의 미자립 교회를 돕고 있기도 하다. 그들은 자발적인 모임을 통해 상처를 넘어서고, 서로를 돌보며 주변을 돌아보는 사람들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