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제 38일째
♡ 맞선 38 다이어트-2 ♡
아씨.. 잠이 안온다.
찬밥에 열무김치넣고 고추장넣어서 서비스로
참기름 두어방울 넣고 비벼서 한숟갈만 먹었으면....
아!... 참아야해...
아씨... 꼭.. 참아야해...
아씨... 정말.. 참아야해...
아씨...
(0.0) 점점 말똥말똥해지는 눈... 줴길..
말똥이라도 쳐먹었음 좋겠네...
아이씨... 비벼서 한숟갈만 먹을까?
그래.. 한 숟갈정도야..
남편이 자는지 눈탱이에 손을 갖다댔다.
아무 움직임이 없다.
빤츄속-_-에 손을 집어 넣었다.
짜슥이 현상유지-_-를 하는걸 보니 자고 있는게 분명하다.
조용히 주방으로 들어가 스댕대접을 꺼내고 찬밥을 엎었다.
냉장고를 조심히 열어 열무김치를 넣고 고추장도 넣었다.
참기름에 통깨까지 뿌렸다.
침이 쥘..쥘.. 흐른다.
딱 한숟갈이야... 쓰~읍...쥘..쥘..
숟가락을 보니 터무니없이 작다.
'도대체 요샌 싸이즈가 너무 작아서 탈이야..'
주걱을 손에 들었다.
입운동을 간단히 한후 주걱을 입에 갖다 댔다.
순식간에 주걱안에 든 밥이 다 털렸다.
젠장.... 너무 아쉽잖아.
아씨.. 안돼안돼안돼안돼돼돼돼....
그래.. 이왕 비벼놓은 밥.. 버리면 죄 받잖아..
진짜야.. 죄받기 싫어서 먹는거야.
식탁에 한쪽다리를 올리고 스댕대접이 바닥이 보일때까지 긁어댔다.
잔뜩 부풀어 오른 배를 보니 후회가 밀려온다.
아이씨...
물한컵을 마시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손가락을 집어놓고 힘겹게 토악질을 해댔다.
"우~웩..."
열무한가닥이 힘겹게 목구멍을 타고 빠져나온다.
젠장.. 돼는일이 하나도 없네..
내일 아침 떡판이 돼있을 얼굴을 생각하니 잠이 안온다.
책을 펼쳐 들었다.
글씨가 대빵 크다.. 그림도 요사스럽다.
'무슨 책이지?'
에이썅... 엽기소녀 동화책이잖아..
젠장.. 눈만 버렸네..
남편이 읽다 잠든 책을 조심히 빼들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남편이 치즈장사를 하려나? 무슨 이따위책을 보는거야?
허허!! 독서삼매경에 빠지고 싶어도 읽을 책이 있어야쥐...
눈치없는 대가리는 잠자라고 난리다.
그래.. 까지껏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뜨는법이지...
찌르릉...찌르릉...
앗... 눈이 안떠진다.
손가락으로 간신히 눈을 벌리고 일어났다.
냉동실에 얼굴을 파묻고 한참동안을 멍하니 있었다.
비장의 무기 스댕대접을 냉동실에 넣고 얼기만을 기다렸다.
남편이 일어나기전에 이놈의 눈탱이를 원상복귀시켜야 하는데..
쌍커풀이 눈보다 더크잖아..
아씨... 수술한거 뽀록나겠네...
스댕대접으로 정성스레 눈탱이를 문질렀다.
아후.. 시원해...
어느정도 붓기가 빠진듯 싶다.
식탁에 앉아 남편은 요새 여자들은 어쩌고 저쩌고 난리다.
아무래도 내가 다이어트하는게 걱정이 된 모양이다.
"다이어트한다고 굴었다가 한꺼번에 더 먹는다니까...
어휴. 그게 뭐야?
차라리 그냥 먹고 사는게 낫지.. 돈이 썩었어.."
씨발...
출근길에 뻥튀기를 입에 가득넣고 있는
나에게 남편이 쏘아붙인 말이다.
내 기필코! 다이어트에 성공하리라...
점심시간에 부장이 땡칠이를 먹으러 가잔다.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자 김양이 한마디 한다.
"어머! 언니 다이어트 안해요?"
어린게 싸가지 없기는...
"점심은 먹기로 했어... 가자"
간만에 먹는 땡칠이탕이 어찌나
고소하던지 공기밥하나를 더 추가했다.
"언니 어떻게 그런걸 먹어요?"
"그러는 넌 어떻게 불쌍한 닭을 잡아먹니?"
"언니.. 이건... 잡아먹을려고 키운거잖아요.."
"그래.. 똥개도 잡아먹을려고 키운거야... 밥좀 더주랴?"
"아네요.. 언니.. 많이 드세요"
점심을 너무 많이 먹었는지 응가가 마렵다.
후다닥 올라가 변기에 앉으니 아주아주 폭포수다.
젠장.. 변기 빵꾸나겠네...
"어휴... 다이어트하면 어쩔뻔 했어.
아줌마가 무슨 다이어트야? 그런대로 살면 돼지"
"아줌마는 여자 아닌가요? 별걸 다 트집이셔.."
"아줌마가 어떻게 여자야? 그냥 아줌마지.. 김대리 안그런가?"
김대리가 머뭇거린다.
아무래도 나의 카리스마에 기죽은듯 하다.
X도 안돼는 것들이.... 카~악....
점심을 그렇게 많이 먹었건만...
5시가 넘자 또다시 허기가 진다.
"김양아! 언니 뻥튀기좀 갖다 주라"
"언니! 저도 바빠요..."
"김양! 마이 컸네..."
"하하하... 잠깐만요... "
김양이 수줍은듯 뻥튀기를 내밀자
확~ 낚워채며 김양을 아려봤다.
"하하하.. 언니두... 얼른 드세요"
뻥튀기를 어그적 어그적 깨물고 있노라니 닭발이 생각난다.
뼈를 '탕' '탕' 조사서 매콤하게 양념해서
연탄불에 구운 후 소주한잔... 캬~~~~~아..
안돼..안돼...
서둘러 가방을 챙기고 퇴근시간이 돼기만을 기다렸다.
8,7,6,5,4,3,2,1 땡...
"먼저 갑니다" 슈~~~~~~~웅..
"뭐야? 저 아줌마?"
서둘러 엽기소녀를 데리고 집에 들어갔다.
모든 잡생각을 버리기 위해 엽기소녀와 눈싸움을 했다.
엽기소녀가 날 외면한다.
줴길.. 딸년한테까지 바보취급 당하다니..
오늘은 기필코 뻥튀기로 버티리라...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 오랜만에 닭발에 소주한잔 하자"
"왜? 나 다이어트 하잖아..."
"아이.. 나 닭발 먹고 시폿..."
"안돼는데...."
"그래? 그럼 할 수 없지.."
"아니야.. 당신 어디에요?"
"나오게? 여기 아파트단지에서
어쩌고 저쩌고 하면 이모네라고 있어. 빨리와.."
"알았어. 여보.."
서둘러 엽기소녀를 들춰업고 남편에게 갔다.
"여보.. "
"왔어? 아이구. 우리 채연이도 왔어?"
나한테는 생전 보이지 않는
간사한 웃음을 남편에게 보인다.
어릴때부터 남자를 저리 밝혀 어쩌누?
"여보! 다이어트는..."
"당신을 위해 포기하기로 했어.."
"왜? 나때문이야?"
"가끔 당신 이렇게 나랑 소주한잔 하고싶을꺼 아냐..
그럴때마다 내가 다이어트한다고
거절하면 당신이 무안하잖오..히히히"
"핑계는..."
"정말이라니깐.. 아줌마! 여기 국수랑 김밥도 주세욧..."
히히히...
아! 물건너간 다이어트여!!!!
살좀 찌는게 대수랴! 이렇게 행복한걸...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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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선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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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30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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