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생일에 태극기 게양하는 사람이야!
2022년 3월 1일 화요일
음력 壬寅年 정월 스무아흐렛날
이른 아침,
어젯밤 땐 난롯재를 버리려고 바깥에 나갔더니
이런이런~ 또 눈이 내려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한
것이 아닌가? 우수(雨水)가 지나갔고 오는 주말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인데
산골의 날씨는 아직까지도 겨울의 이어짐이 계속
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바람이 없을 뿐더러
기온은 영하 1도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은 우리 민족이 일제 식민지 통치에 항거하고
독립선언문을 발표하여 조국의 자주 독립 의사를
세계 만방에 알린 그날이다. 그날이 바로 1919년
3월 1일이었으니까 오늘은 제 103주년 기념일이
된다. 숭고한 선열들의 나라 사랑하는 그 마음, 그
정신을 계승해야 하는 것이 우리 후손들이 가져야
하는 나라 사랑인데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특히 권력을 손에 쥐려고 온갖 패악질을 하고 있는
정치인들은 민족을 위해, 나라를 위해 독립운동을
하느라 자신의 희생도 마다하신 그분들께 부끄러운
마음을 가져야 하지않을까 싶은데...
며칠전 아내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올해 엄마와 내 생일에는 태극기 달아야겠네!
생일에 태극기 다는 사람은 엄마와 나 말고 얼마나
있을까? 나 이런 사람이야! 태극기 달아줄 거지?"
오늘은 사랑하는 엄마(장모님)의 89회 생신이자,
아내의 66회 생일이다. 날이 밝아 오자마자 현관에
태극기를 게양했다. 그동안 적당한 위치에 게양하곤
했지만 아내가 했던 말이 생각나 어제 미리 현관에
국기 게양을 할 수 있게 준비했다. 좋은 날이긴 한데
엄마가 집에 계시지 않고 요양원에 계셔서 마음이
썩 좋은 것만은 아니다. 벌써 세 번째 엄마가 집에
계시지 않은 생신을 맞는다. 그래서 어제 요양원에
전화를 하여 비대면 면회도 되지않는 요즘이라서
영상통화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오늘 11시
전화를 하라고 하여 예약을 해놓았다. 코로나19는
우리들의 일상은 물론이고 마음까지 아프게 한다.
코로나 시절이라 원주에 나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엄마와 아내의 생일인데 그냥 있을 수 만은 없었다.
어제 속을 썩이며 고생시킨 어금니 발치를 하려고
읍내 치과에 다녀오며 생일 케익을 하나 준비했다.
아내는 엄마도 안계신데 무슨 케익이냐고 했지만
선물도 준비 못하는 마당에 그래도 케익을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고집하며 샀다. 생일 숫자 양초를
89, 66으로 달라고 했더니 빵집 주인 아주머니가
놀라는 것이었다. 어떻게 엄마와 딸의 생일이 같은
날이냐며... 맞다! 엄마는 딸을 얼마나 사랑했으면
당신 생신날에 큰딸을 낳으셨을까 하는 생각을 꽤
오래전부터 하긴 했었다. 그런데 벌써 세 번째 함께
하지 못하고 있으니 기쁜 날인데 그렇지가 않으니
마음이 너무 짠하다. 이따가 엄마와 영상통화를 할
때 아무래도 눈물 바다가 되지않을지 모르겠다.
어젯밤 아들녀석이 지엄마 생일이라고 뭐 필요한
것 없냐며 축하를 겸해 전화를 했다. 아내는 그럴
필요없으니 엄마 걱정일랑 말고 건강 잘 챙기면서
지내는 것이 선물이라고 했다. 이것저것 챙겼으나
아내가 거절을 했더니 전화를 끊고 나서 조금 뒤에
띵동~ 하는 소리가 났다.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곤
"이 녀석이 생일이라고 축하 용돈을 보냈네!"라며
어쩔 줄 몰라했다. 고맙기도 하고 흐뭇하기도 하여
"어서빨리 전화해서 고맙다고 해라!"라고 했더니
곧바로 전화를 하여 둘이서 신나게 통화를 했다.
이런 것이 바로 부모 자식간의 사랑이구나 싶었다.
이번에 또 엄마의 생신, 아내의 생일에 말로 축하를
하고 떼우기를 한다. 정말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엄마! 생신 축하드립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이소!"
"여보, 한여사! 생일 축하하오.^^ 너무 미안해서 할
말이 없소! 당신 말대로 태극기는 달아놓았소!"
첫댓글 생일 축하 드린다고 전해 주세요
알콩 달콩 오늘도
멋진 하루 만드시며
즐겁고 행복 하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전하겠습니다.
요즘 이런저런 사정으로 일일이 답글 못드려 송구합니다.
생신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촌부님의 글을 대하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요즘 어쩌다보니 일일이 답글을 못드려 미안합니다.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감사합니다.^^
짠한마음이 전해저 옵니다.
저도 제작년까지 어머님이 요양병원에 계셨습니다.
코로나때문에 자주 뵙지도 못한채 백세를 일기로 가셨답니다.
계신동안 섬기기를 다하시고,
어머님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그런 아픔을 간직하고 계시는군요.
참으로 안타까운 시절입니다.
예약한 영상통화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