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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던 옷을 꺼냈는데 구멍이 숭숭 나 있는 것을 본다면 기분은 최악으로 내리 꽂혀버린다. 쌀이나 밀가루 같은 식자재 속에서 애벌레를 발견하고 난 후라면, 과연 아무렇지 않게 그 주방에서 나온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 내 옷과 주방을 망치는 범인은 바로 작고 작은 나방이다. 시작은 비록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알이나 유충일지라도, 그대로 방치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옷장과 주방 찬장을 야금야금 좀먹는 골칫덩어리가 될 수도 있다.
오늘은 당신의 식품 위생과 패션을 위협하는 작은 악마, 찬장과 옷장에서 나방을 예방하고 퇴치하며 재발을 막도록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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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방이라고 모두 경계할 필요는 없다. 세상에 존재하는 나방 중에서 단지 몇 종만이 섬유와 목재를 갉아 먹는다. 옷과 식료품을 먹는 나방은 작은 야행성 나비로, 나비목에 속하는 곡식좀나방이다. 주로 도시 지역에서 높은 방생률을 보이며, 알로 태어나 유충에서 번데기로 변해 나방으로 나오는 변태 과정을 거친다. 일반적인 나방은 오직 꽃의 과즙이나 식물의 수액, 열매를 섭취하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경계 대상이 되지만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방이 먹기 좋아하는 옷은 과연 무엇일까. 나방은 양모나 린넨, 펠트 및 가죽과 같은 첨연 섬유나 직물 등을 즐겨 갉아먹는다. 음식물이 묻어있다면 합성 직물까지 가리지 않고 접근하기 때문에 음식이 묻은 옷을 빨지 않고 옷장에 방치한다면 합성 직물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
울이나 모피 코트처럼 나방이 특히 좋아하는 옷은 나방이 아주 빠른 시간 내에 알을 낳을 수도 있으니 외출에서 돌아온 후 꼼꼼하게 털어내고 깨끗한 천으로 닦아내는 것이 좋다. 계절이 바뀌면서 옷을 오랫동안 보관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옷을 세탁하고 바짝 말려낸 후 옷장에 넣어두도록 하자. 나방은 어둡고 습기 찬 공간을 좋아한다. 장기 보관용 옷장은 습기 제거제를 넣어두고 겨울 의류는 커버를 씌워 밀폐 보관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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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대처방법은 역시 애초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아닐까. 오래된 창고에 보관되어 왔거나 중고인 옷을 구매한다면 옷장에 넣기 전에 먼저 완벽하게 세탁해야 한다. 옷장은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서랍은 완전히 열어 안쪽 깊숙한 곳까지 닦아내도록 하자. 카펫이나 커튼은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먼지 쌓인 패브릭 소재는 나방 유충이 서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옷장에 넣어두는 화학적 습기 제거제는 효과는 확실하지만, 냄새라는 단점을 포함해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있으므로 천연 소재와 적절하게 바꿔가며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예방에 실패했다면, 이제 퇴치할 차례다. 일단 애벌레와 그 둥지를 찾아야 한다. 식품 저장고를 철저하게 확인하라. 밀가루, 쿠키, 쌀을 포함한 각종 곡물과 건조식품까지 샅샅이 뒤져보자. 유충이 자라면 고치가 된다. 움직이지 않는 덩어리라고 해서 방심하지 말고 고치까지 확실하게 제거해야 한다. 유충이 발견된 음식은 없애고 그 보관 용기 전체와 선반까지 뜨거운 물과 식초로 닦아내거나 소독제로 깔끔하게 마무리하자. 그 주변의 바닥과 벽에도 알이 붙어있을 수 있다. 꼼꼼하게 살펴 단 하나의 알까지 제거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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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제품을 사용하는게 꺼려진다면 천연 소재를 활용해 천연 제습제, 방충제를 직접 만들어 사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레몬 껍질을 나선형으로 자르고 차장이나 옷장에 걸어 놓으면 나방을 쫓아줄 뿐 아니라 상큼한 향을 내는 방향제가 되기도 한다. 얇은 천으로 만든 주머니에 로즈마리 잎사귀나 민트, 유칼립투스, 계피나 정향을 넣어 잘 묶은 후 넣어두는 것도 좋다. 삼나무는 훌륭한 자연 좀약이다. 민트나 라벤더 꽃잎을 함께 사용하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진다. 신선한 월계수 잎도 좋으니 각자 상황에 맞는, 구하기 쉬운 천연 재료를 선택해 사용해 보자.
Written by Ju-ryeong Kuhn
Managed by Geon-young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