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323 (수) 허망합니다, K방역… 누적 확진 1천만명 돌파
최근 우리나라 하루 코로나 사망자 수가 계속 늘면서 세계 1~3위를 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이달 초 세계 1위를 기록한 뒤 계속 1~2위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3월 22일 1000만명을 넘어섰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를 보면 한국의 하루 코로나 사망자는 지난 3월 19일 327명, 3월 20일 329명으로 러시아(각각 485명, 422명)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3월 21일에는 미국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미국⋅러시아에 이어 3위에 자리했다. 최근 1주일(3월 15~21일) 누적 코로나 사망자 수는 2253명으로 미국 7534명, 러시아 3477명에 이어 3위다.
미국과 러시아 인구가 우리 3~6배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론 우리나라 사망자 수는 세계 최악 수준이란 얘기다. 인구 1000만명 이상 국가만 놓고 보면 인구 100만명 대비 사망자 수에서 우리는 지난 1주일 동안 43.92명으로 세계 1위다. 통계가 최근 오락가락하는 칠레는 제외했다. 확진자 증가에 따른 중증 환자와 사망자 증가는 통상 2~3주 시차를 두고 벌어진다. 이달 중순부터 하루 최대 60만명 확진자가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국내 사망자 수는 곧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이 “‘데스 밸리(death valley·죽음의 계곡)’가 펼쳐질까 두렵다”고 우려하는 대목이다.
3월 22일 국내 누적 코로나 확진자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3월 21일까지 누적 993만명이 확진된 데 이어 3월 22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오후 10시까지 48만명 나와 자정까지 집계하면 5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 5명 중 1명꼴로 확진된 셈이다. 이 중 900만명이 최근 한 달 반 사이에 쏟아졌다. 3월 21일 신규 확진자는 물론 지난 7일간 누적 신규 확진자 수에서 우리는 세계 1위다. 매일 전 세계 확진자의 23%가량이 한국에서 나오고 있다. 3월 들어서 21일 중 19일을 한국이 전 세계 확진자 수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중증 가능성이 높은 60세 이상 확진자가 매일 수만 명씩 발생한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마치 폭풍 전야 같은 위기감 속에 청와대는 지난 3월 20일 ‘문재인 정부 국민 보고’ 백서에서 “세계가 감탄한 K방역” “봉쇄 없이 감염 확산을 억제시켰다”고 자화자찬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 90% 이상이 오미크론 유행 기간인 50일 사이에 나왔다는 것은 ‘K방역’이 실패라는 뜻”이라며 “향후 2~3주 동안은 매일 600~900명대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왜 결혼 안하나?… 결론은 "불행할까봐"
중소기업에 다니는 박모(30·남)씨는 재작년부터 결혼할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생각을 점점 미루고 있다. 치솟는 집값 때문이다. ‘내 집 마련’이 요원해지면서 결혼도 멀어졌다. 그는 혼인신고부터 하고 신혼부부 청약 등을 알아볼 계획이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씨는 “조그만 내 집이 있고, 좀 안정적인 상태에서 결혼하고 싶은데 머리가 복잡하다”며 “이러니 ‘부동산 때문에 결혼을 포기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대기업에 재직하고 있는 A(36·남)씨는 결혼을 꿈꾸지 않는다. ‘결혼하면 지금과 같이 여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주변에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모습을 봐왔다. 혼자 사는 지금은 경제적 여유가 있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는 순간 그 여유가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결국 그는 결혼을 포기했다. 그 대신 여행을 다니면서 자신의 삶을 즐기기로 했다.
◆ 가치관 변화·경제적 문제…결혼 포기 이유도 가지각색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젊은 층 사이에서 결혼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오면 ‘굳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치솟는 부동산 값 때문에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는데다 결혼 후 경제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 3월 17일 발표한 ‘2021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시·구청 및 읍·면사무소에 신고된 혼인건수는 19만 3000건으로 전년 대비 9.8% 줄었다. 이는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51년 만에 최저다. 특히 혼인 건수는 10년째 꾸준히 감소해왔다. 그러다 2016년엔 30만건으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20만건도 무너졌다. 이를 두고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전체적으로 혼인율의 수치가 작아지는 것은 비혼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결혼하지 않거나 미루는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박씨처럼 경제적인 문제부터 A씨와 같이 결혼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는 가치관까지 다양하다. 최모(28·여)씨는 “결혼할 생각이 앞으로도 없다”고 잘라 말하며 “각종 동호회 모임에서 사람 만나면서 자유롭게 노는 것이 편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경제적으로는 반려견 한 마리 혼자 키우기도 벅차다”며 “굳이 결혼해서 혼자 사는 자유로움과 재미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결혼을 반쯤 포기했다는 B(32·남)씨는 “대출도 막힌 상황에서 내 집 한 칸 마련한다는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했다. 그는 이어 “생애 최초 주택 구입에 한해 대출 규제를 완화해주고 부동산 값을 잡아주겠다던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만 믿고 있다”고 새로운 정권 기대감을 드러냈다.
◆ ‘불안정·미래 불투명’…“일자리·주거문제 해결해야”
이들의 비혼 이유는 다양하지만, 행간을 들여다보면 각 이유는 하나로 귀결된다.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MZ세대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1995년생)가 20년 전 같은 연령대 젊은이들과 비교해 소득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더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같은 연령대 세대와 비교했을 때 현재 MZ세대의 근로소득은 1.4배로 소폭 늘었지만, 부채는 4.3배로 크게 뛰었다. 벌이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빚은 크게 불었다는 뜻이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부분 사람은 결혼을 경제적으로 안정된 상태 혹은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을 때 하고 싶어한다”며 “미래 전망이 보여야 결혼을 결정하는데 일자리나 주거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결혼을 꺼리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차기 정권이 부동산 값을 잡거나 미래 경제 전망이 좋을 것이라는 사회 환경을 만들어야 혼인 건수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예전에는 생애주기에서 결혼이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면, 지금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로 결혼은 ‘기획’ 단계에 있다”며 “결혼을 유도하거나 장려하는 정책보다는 주거문제 해결 등 혼인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우선으로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난 윤멀관"… 갈등 해결사는 ‘이철규’
“과거 저는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이었지만, 이제 ‘윤멀관(윤석열 멀어진 관계자)’이 됐습니다. 새로운 ‘윤핵관’은 이철규입니다.” 지난달 2월 28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강원 동해시 유세의 한 장면이다. 윤석열 당선인 도착 전 먼저 연단에 오른 ‘윤핵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동해-태백-삼척-정선 지역구 의원인 이철규 당선인 총괄보좌역을 ‘신 윤핵관’으로 소개했다. 권성동 의원은 “윤석열 후보가 정말 아끼고 사랑하고 신뢰하는 국회의원이 이철규”라며 “윤석열 후보가 이철규를 인간적으로 많이 부려먹어서 미안한 감정에 큰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청규 보좌역의 현재 위상이 고스란히 담긴 발언이다.
◆ “신 윤핵관”… 경선 승리 공신
경기지방경찰청장 출신인 이철규 보좌역은 경찰 재직 당시 검사였던 윤석열 당선인과 안면을 텄다고 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윤석열 당선인의 정치 입문 이후다. 이철규 보좌역은 같은 강원 출신인 원조 ‘윤핵관’ 권성동 의원의 추천으로 초창기 경선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선거에서 조직은 승패를 가르는 주요 변수 중 하나다. 특히 당원 50%, 국민여론조사 50%를 합산한 국민의힘 20대 대선 후보 경선에선 누가 더 많은 당내 조직을 장악했는지가 승부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결과는 당원 투표에서 넉넉히 앞선 윤석열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이긴 홍준표 의원을 제치고 대선 후보가 됐다.
“경찰청 정보국장 출신으로 쌓아온 이철규 보좌역의 넓은 인맥과 원만한 성격 등이 조직을 담당하기에 최적임자였다”는 게 당시 캠프에 몸담았던 정치권 인사의 말이다. 이철규 보좌역의 지역구는 지난해 당비를 납부하는 책임당원이 가장 많은 지역 당협으로 꼽혀(당원배가운동) 당 지도부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이철규 보좌역에게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해 8월 국민권익위의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국민의힘 의원 12명에 대한 부동산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 중 한명이 이철규 보좌역이었다.
이철규 보좌역은 당선인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며 경선 캠프 본부장직을 내려놓은 뒤, 경찰의 무혐의 처분을 받고 다시 윤석열 당선인 곁으로 돌아왔다. 대선 후보가 된 윤석열 당선인은 이철규 보좌역에게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이란 중책을 맡겼다. 선거상황을 실시간 체크하고 대응하는 캠프의 야전사령관격 자리다. 하지만 한 달 뒤 이철규 보좌역은 선거 전략을 수립하고 지휘하는 당내 핵심 요직인 당 전략기획부총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권성동 의원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윤한홍 의원 등 이른바 ‘윤핵관’ 3인방이 당 안팎의 견제로 인해 밀려나자 그 역할을 대신 맡은 것이다.
◆ 갈등조정자 역할… 강원지사 출마 가능성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던 이철규 보좌역의 활약상이 외부에 드러난 건 지난 1월 권영세 당시 선대본부장과 홍준표 의원의 갈등이 불거졌을 때였다. 본격적인 선거운동 개시를 앞두고 당내 ‘원팀’ 기조가 뒤흔들리는 중대 사건이었다. 1월 19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윤석열 당선인과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이 마주 앉았다. 당시 회동 말미 홍준표 의원이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ㆍ보궐선거 2곳의 전략공천을 요구했고, 이에 윤석열 당선인 측은 “구태 밀실정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권성동 본부장은 홍준표 의원과 그의 측근들에게 잇따라 연락해 강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열흘 가까이 이어진 윤석열 당선인 측과 홍준표 의원 간의 갈등을 풀어낸 건 다름 아닌 이철규 보좌역이었다. 홍준표 의원과도 친분이 있는 이철규 보좌역이 권성동 본부장과 홍준표 의원 사이를 오가며 갈등 중재 역할을 자임했다.
결국 설 연휴 직전인 1월 28일 홍준표 의원은 자신이 만든 ‘청년의 꿈’ 홈페이지에 “화이부동(和而不同). 힘든 결정을 해야 할 시점이다”라는 글을 남기며 윤석열 당선인 지지 의사를 밝혔고, 권성동 본부장은“홍준표 선배가 당의 큰 어른이자 큰 정치인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제가 과한 표현을 썼다”며 사과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승리 직후 이철규 보좌역을 당선인 비서실에 배치했다. 3선 장제원 실장 바로 아래 자리다. 이철규 보좌역에 대한 윤석열 당선인의 신임을 가늠해볼 수 있는 사례다. 이철규 보좌역의 차기 진로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당내에선 경찰 출신인 이철규 보좌역의 행정안전부 장관 입각설과 강원지사 출마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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