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에는 별 관심이 없었으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차츰 재미를 붙이던 국악이 있었습니다.
국악 중 판소리가 바로 그것인데요 특히 박동진 명창의 판소리를 즐겨 보며 들었습니다.
고 박동진 명창은 1973년 중요 무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될 만큼 유명했습니다. 박동진 명창의 적벽가와
흥부가, 심청가, 춘향가 등의 판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흠뻑 빠져들곤 했는데,
박동진 명창은 창( 唱 )에 유머를 접목하는 솜씨로 젊은이들의 관심까지 끌어 모으는 능력을 발휘하곤
하였습니다.
판소리 연주는 창자(唱者)가 홀로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반드시 고수(鼓手)가 있어야 하는데 고수는
창자 옆에 앉아서 북(소리북)을 연주하는 숨은 연주자로서 단순히 창의 반주만 하는 게 아니라 창의 소리가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것을 보완하기도 하고 " 얼씨구 " 등의 추임새로 소리판의 분위기를 조절하기도 하며
창자가 사설을 잊었을 때 빨리 사설을 일러주며 창자의 역할도 하는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판소리에는 고수가 으뜸이고 그다음이 소리꾼이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일고수 이명창(一鼓手二名唱)인데요, 나는 오늘 이 말을 교육방송인 EBS의 " 장학퀴즈 왕중왕전 "에서
퀴즈문제의 답으로 들었습니다. 전국의 영재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라 매우 흥미로웠습니다만.
이 프로에서 일고수 이명창(一鼓手二名唱)이라는 답을 맞힌 학생이 왕중왕의 승자가 되어 상금 삼백만 원을 탔습니다.
판소리 마다 다르긴 하지만 고 박동진 명창의 연주에는 예능보유자인 김동준 고수가 동행하곤 하였는데요
이 두 분의 연주장에는 늘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고수가 명창보다 위라면 명창은 고수를 상전 모시듯이
정중하게 대해야 하는데 박동진 명창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물론 재미를 위하여 의도적으로 그랬겠지만
너는 내 아래라는 식으로 삿대질을 하며 조롱하는가 하면 마치 하인 다루듯이 대하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장내는 폭소가 터졌고 이로 인하여 관객은 장시간의 지루함을 달래는 듯하였습니다.
얼마나 돈독하고 허물없는 관계면 " 이 쌔리쥐길 놈아 ~ " 라는 욕설을 미소로 받아주는 연주를 이어갈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보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일고수 이명창(一鼓手二名唱)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생각나는 게 있었습니다.
바로 우리가 머물고 있는 아름다운5060 카페와 관련된 생각이었습니다. 인터넷카페는 비영리단체입니다만
살펴보면 조직이 방대합니다. 이렇게 방대한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원이 필요한데요, 우선 조직을
총괄하는 카페지기님이 있어야 하고 지기님을 도와 분야별로 운영을 담당하는 운영자와 각 게시판을 관리하는
게시판지기가 배치되어 연중 단 하루도 쉬는 날 없이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카페 구성원을 중심으로
맡은 바 임무를 단순하게 비유하면 판소리의 창자(唱者)와 고수( 鼓手)로 나눌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매일같이 카페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회원과 그 글에 댓글을 달며 격려를 아끼지 않는 회원의 관계는 마치
소리꾼과 고수처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글만 있고 댓글이 없는 게시판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고수 없이 창자(唱者)만 있는 무대와 비교하면 납득이 갈 것입니다. 따라서 인터넷카페의 특성상
글을 쓰는 회원과 댓글을 다는 회원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단정해도 무방하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소리꾼이 하는 사설과 고수가 치는 북의 장단이 맞아야 훌륭한 연주가 되듯이 좋은 글과 좋은 댓글의
만남이 있을 때 비로소 화기로운 분위기가 조성된다는 점을 희망 삼아 말씀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이 되시면 박동진 명창의 적벽가 한 번 들어보고 가세요 ㅎ
첫댓글 화암님 글을 읽고보니
댓글은 추임새처럼
장단을 맞추는 역할을 하는게 맞네요.
명창과 고수 참 적절한 비유를 사용하셔서
읽기도 편하고 이해하기도 쉬웠습니다.
글이 많아
댓글을 다 달 수는 없지만
노력하는 회원이 되겠습니다.
그 많은 글에 다 댓글을 달 수는 없지요.
각자 선호하는 게시판이 있기 마련인데요
해당 게시판의 문우들끼리 소통하면 되겠습니다.
제라님 감사합니다.
비유를 아주 잘 하신거 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당
충성 우하하하하하
감사합니다.
이곳 카페에는 하루에도 수십,수백개 글들이 올라옵니다. 사실 다 못 봅니다..취사선택을 할 수 밖에요..장단을 다 맞추기는 어렵지요..
화암 선배님 글은 남동이도 인정하는 명창입니다..참고로, 위에 태평성대님 글들은 관념적이지 않고 사실적인 주제가 많기에 댓글 달기도 쉽답니다..이상!!
취사선택은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저도 일부 게시판에만 댓글을 달지요. 그것도 다 달지는 못합니다.
명창이라는 평가는 과분합니다. 널리 알려진 사람도 아니기에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늘 성원해 주시는 남동이 님 감사합니다.
명창과 고수
게시판 글과 댓글,
함께 어우러져 사는 세상입니다.
언듯 그런 관계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박민순 시인님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명창과 고수사이,
카페 온라인의 게시글과 댓글 답글
참 좋은 비유를 하셨네요.
그 어느 한쪽이라도
장단이 제대로 맞지 않으면
화음이 맞지 않는 합창과 같지요.
수필방에서 저는,
좋은 글과 댓글과 답글이 오고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글의 수준과 회원들 상호간의 소통을 위하여,
여러 회원들의 관심이 깊어진 것에
감사할 정도입니다.
화암님 글에 감사드립니다.
회원간 유일한 소통의 통로가 댓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마저 없으면 유지가 되지 않는 곳이 카페니까요.
단, 불협화음의 연주는 안 하는 것만 못하니 차라리 모르는 게 낫지요.
수필방의 경우 콩꽃님의 노력으로 원만히 운영되고 있는 점 누구나 알고 있지요.
저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지만 늘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잘 새겨드러야 할 이야기입니다.
무엇이든 서로 죽이 잘 맞아야 한다고 하데요.
잘 읽었습니다.
무슨 일이든 죽이 맞아야 잘 됩니다.
석촌님의 격려 늘 감사합니다.
좋은 비유입니다.
장단이 맞아야 좋은 글 , 그리고 좋은 댓글의
하모니가 맞으면 구슬 구르듯
아름다운 소리가 배가 되지요.
항상 건강하세요.
언듯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한스님 감사합니다.
특히 카페생활에서 선배님으로써 좋은 말슴을 하여주심은 자칫 부족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듯합니다 ,인생의 산전수전 겪은 노장으로써 모범을 보여주시는 좋은글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요즘 호남인으로써 판소리를 좋아하고 배워 볼까 합니다 호남가를 따라하면서 배워 봅니다
저는 전주부터 아름문학상에 대한 모든것을 내려놓고 나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만장봉 작가님의 격려말씀 감사합니다.
판소리까지 배우시겠다니 그 열정이 부렵습니다.
밝은 일상 되시기 바랍니다.
선한 마음들이 오가고 순환되는 그런 마당이 사이버 커뮤니티에서 찾아가야 할 마당 아닐까 싶습니다. 울림이 큰 글, 감사합니다.
마음자리님이 격려 감사합니다.
쌔리주길놈 이라니요
고수님 앞에서 ~ㅎ
귀한자료 입니다
75세의 나이에 저 목을 가지고
계셨으니 대단하신 분 입니다
전주에서 공연이군요.
명창도 질이 있는 것 맞습니다.
적벽가 잘 듣습니다
마이크를 들고 계시기가 불편 하니
가슴에 묶고 양손을 자유롭게
창을 하시니 듣는 사람도 편합니다
감사합니다 ~^^
고수에게 그런 농담할 명창은 아마 박동진 명창 뿐일 겁니다.
고인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없어 서운합니다.
영상으로나마 볼 수 있어 다행이지요.
보쳉님 댓글 고맙습니다.
일고수 이명창
참 좋은 말씀 해 주셨습니다.
무엇인가를 좋아하려면,,
그 무언인가에 흠뻑 빠지는 시간이
필요하지요.
우리는 본문글에서,
많은 사람들의 보석같은 이야기들을 듣고,
참고하는 경우가 참 많아서,
그때, 그때마다,
댓글을 쓰고 싶어지지요.
참 고맙습니다. 하고.. ..
수수님 참 고맙습니다.
글 올린 보람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