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3856]蓀谷손곡 李達 - 次栗谷韻,題僧軸차율곡운,제승축
次栗谷韻[차율곡운]題僧軸[제승축]
율곡의 운을 차하여 스님 시축에 적다.
蓀谷 李達[손곡 이달]
宿鷺下秋沙[숙로하추사] : 늙은 백로가 가을 물가에 내리니
晩蟬鳴江樹[만선명강수] : 해질녁 매미는 강가 나무에 우네.
歸舟白蘋風[귀주백빈풍] : 배를 돌리니 흰 갈대에 바람불어
夢落西潭雨[몽락서담우] : 쓸쓸한 꿈에 서쪽 못에 비가오네.
蘋[빈] : 마름 빈. 네가래 빈, 개구리밥 평
西潭[서담] : 蓀谷[손곡] 李達[이달]의 號[호]중 하나임.
『蓀谷詩集』 卷之五
해석
자던 해오라기가 가을 모래에 내려오고
늙은 매미는 강 나무에서 울어대네.
흰 마름내음의 바람에 배 돌리며
꿈 속에서도 서쪽 연못 비가 내리네.
해설
이 시는 가을 어느 날, 어느 타향에서 배를 돌려 고향인
서담으로 돌아가면서 지은 시이다.
배를 돌려 출발하려는 곳에서는 해오라기가 잠을 자려고 모래로 날아 내려오고,
저녁 무렵 매미가 강가 숲속에서 울어대고 있다.
흰 마름꽃이 피어 있는 곳에서 가을바람에 돛을 맡기고
배를 돌려 한강의 서쪽인 서담(西潭)으로 돌아가자니,
그리운 집이 꿈에서도 그리워 벌써 비 내리는 서담을 찾아 맴돌고 있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하, 이담, 2010년, 56쪽
次栗谷韻。題僧軸 - 李達
宿鷺下秋沙(숙로하추사) 자려는 해오라기 가을 모래에 내려오고
晩蟬鳴江樹(만선명강수) 저녁 매미 강숲에서 울어대네
歸舟白蘋風(귀주백빈풍) 흰 마름꽃 바람결에 배 돌리며
夢落西潭雨(몽락서담우) 꿈속에서도 서담 비 속 맴돌고 있네
이달(李達, 1539~1618) 조선 중기 선조(宣祖) 때의 한시인(漢詩人).
신분적 한계가 있었으나 당시풍(唐詩風)의 시를 잘 지어
선조 때의 삼당파 시인으로 이름을 떨쳤다.
허균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대표작으로 《산사》 등이 있다.
원문=蓀谷詩集卷之五 / 五言絶句
次栗谷韻。題僧軸
宿鷺下秋沙。晩蟬鳴江樹。
歸舟白蘋風。夢落西潭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