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MHz CW · ZA1EM & HL2WA
뜻깊은 광복절(8월15일), 한국시간으로 이른 새벽 4시 30분경 잠에서 깨어 무전기에 전원을 넣었습니다.
광복을 기념하는 뜻깊은 날의 새벽이라서 인지 평소와는 조금 다른 마음으로 조용한 주파수를 살펴보았습니다. 각 밴드의 스팟과 주파수를 천천히 스캔하던 중, 문득 Albania의 YL station ZA1EM이 출현하고 있다는 스팟을 발견했습니다.
곧바로 다이얼을 돌려 신호를 확인해 보니 약 S529~549 정도의 신호가 약간의 QSB와 함께 들려왔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신호의 음질이었습니다. 맑고 깨끗하면서도 경쾌한 CW tone이 이른 새벽의 정적을 가르며 들려왔습니다.
마치 새벽녘 조용한 공간에서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hihi
ZA1EM은 약 24 WPM 정도의 속도로 유럽 여러 국들과 차분하게 교신하고 있었습니다. 유럽국과의 QSO가 이어진 뒤 일본국과도 교신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다음 호출 기회를 기다리기 위해 송신 설정을 마치고 조용히 주파수를 지켜보았습니다.
일본국과의 교신이 끝난 후 더 이상 CQ가 이어지지 않아 10여 분 정도 기다렸지만 새로운 교신은 없었습니다.
이에 14.005 MHz에 TL8GD가 스팟되어 있어 주파수를 확인해 보니 신호가 S579 이상으로 아주 강하게 들어왔습니다.
수신하면서 ZA1EM국을 QRZ.com을 통해 기본 정보를 확인하던 중 YL operator임을 알게 되었고, 문득 이전 교신 기록을 찾아보았습니다.
기록을 확인해 보니 2021년 9월 하순, 7 MHz CW로 이미 한 차례 교신했던 기록이 남아 있었습니다. 오늘이 두 번째 만남이었던 셈입니다.
잠시 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14.018.8 MHz로 돌아가 ZA1EM의 신호를 확인해 보니, 마침 다시 CQ를 내고 있었습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약 24WPM 속도로 바로 호출했습니다.
ZA1EM) HL2 HL2 HL2..
제가 보낸 콜사인을 정확하게 수신하지 못한 듯하여 다시 몇 차례 천천히
HL2WA HL2WA WA WA WA WA 를 반복 송신을 했습니다.
잠시 후,
HL2 HL2WA DE ZA1EM GE... UR 539, NAME IS ELVIRA...(생략) 라는 응답이 돌아왔습니다. 그 순간, 2021년 7 MHz에서 만났던 신호가 5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제 리그에서 들려오는 듯한 반가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다시 한 번
R R R ZA1EM ZA1EM...(생략)..... DE HL2WA HL2WA UR 55N 55N MY NAME IS KYU, KYU... 라고 보내며 교신을 이어갔습니다.
마지막에는 TNX FB QSO 73 TU E E 를 남기며 짧지만 기분 좋은 CW QSO를 마무리했습니다. (후반부에 CW 신호가 약해지면서 일부 수신을 놓치기도..)
[교신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fO2Lw6JpIQY ☆ 동영상 보실때 무신호시 또는 수신시 Rig의 수신레벨을 한번 보시면.... (클릭해서 보시고, " 좋아요" 한번 눌러주시면 더 좋아요 ㅎㅎ)
이번 교신은 특별히 희귀한 DX이거나 긴 교신은 아니었지만, 이른 새벽, 조용한 주파수 위에서 들려온 청명하고 경쾌한 CW 신호, 그리고 약 5년 만에 다시 만난 ZA1EM Elvira 님의 신호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CW를 오래 해온 분이라면 아마 공감도가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때로는 강력한 신호나 희귀한 DX보다도, 새벽의 고요함 속에서 유난히 맑게 들려오는 한 줄의 CW가 더 깊은 감동을 줄 때가 있습니다.
오늘 새벽 ZA1EM의 신호는 마치 오래전 고향에서 들었던 익숙한 선율처럼 은은한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듯 잠시 그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늘 무전기 앞에 앉아 있으면 언제나 다음 순간이 궁금해집니다.
“이번에는 또 어느 곳에서, 어떤 신호가 나를 찾아올까?”
그 설렘을 안고 다시 천천히 다이얼을 돌려봅니다.
Good DX & 73 !
HL2WA ( https://www.qrz.com/db/HL2WA )
[ 이 교신시 HL2WA의 운용시스템 제원 : IC-7610, SPE Expert 2K-FA, Hex Beam, Log4OM ]
※ 소중한 의견과 댓글은 모두 감사한 마음으로 경청하겠습니다. 다만, 모든 댓글에 개별적으로 답변드리기는 어려울 수 있으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댓글 잘 읽었읍니다 글 감사합니다 .
댓글 감사드립니다.
스토리를 전개하다보니 글이 조금 길었습니다. ㅎㅎ
생생한 교신 감사합니다
경쾌한 CW의 울림이 전해졌는지요? ㅎㅎ
댓글 감사합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파일업속 쟁탈전같이 운용하다 간간히 이런 교신은 휴양지에서 블루 라군 칵테일 한잔 상큼하게 즐기는 기분과 흡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주 기억에 남는 좋은 추억을 만드신것 같습니다. ^^
주신글 감명 깊게 잘읽었습니다.
긴 햄 생활의 여정 속에서, 소중한 추억의 한 페이지를 또 한 장 채운 것 같습니다.. 힘나는 댓글 감사합니다.
아따..간만에 YL국 사진이..ㅎㅎ 교신하시면서 즐거웠을거 같다는 느낌이 확 드네요..ㅎㅎㅎ
맑고 경쾌한 CW의 선율 속에서 이어진 교신, 그리고 마지막에 건네온 88 인사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짧지만 참 아름다운 QSO였네요. ^_^
감사합니다.
멋진 교신입니다
수고하셨고 축하드립니다
즐겁고 상큼한 교신이 었습니다..감사합니다.
한 편의 수필 같은 글을 읽었습니다. 어렵게 들리는 신호를 받아
교신을 해낸 기분이 글로 고스란히 보입니다.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