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남의 훌륭한 점을 보거든 나도 훌륭한 점이 있나 살피고 남의 잘못된 점을 보거든 나도 잘못된 점이 있나 살피라 이와 같을 때 비로소 이익이 있다 --- 성리서 ---
성리서운 견인지선 이심기지선 견인지악 이심기지악 여차방시유익
性理書云 見人之善 而尋己之善 見人之惡 而尋己之惡 如此方是有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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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편正己篇은 편명 글자 그대로 몸가짐己을 바르正게 가짐이다 따라서 수신修身에 도움되는 글귀들이 아주 많이 수록되어 있다 이를테면 유가儒家에서 강조하는 절제와 더불어 인격의 수양과 어지러운 세상을 헤쳐 나가기 위해 닦아야 할 도가道家의 처세훈이 있다 절제할 줄 모르는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示唆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유통본 <명심보감> 정기편에서는 이심기지선而尋其之善과 이심기지악而尋其之惡처럼 몸 기己 자가 그 기其 자로 되어 있다 기己와 기其는 분명 차이가 있다 이들 차이가 꼭 큰 것은 아니지만 약간의 뉘앙스를 달리하고 있다 '기己'가 곧 자신의 몸이라면 '기其'는 어떤 상태를 가리킨다 따라서 가까운 듯하며 좀 다르고 다르다고 생각할 때 같음이 드러난다
성리서性理書의 '성리'가 무엇일까? 인간의 본성性과 사물의 이치理 이를 깊숙이 연구함이 성리학이고 이들 학문學問을 책으로 엮어 누구나 이익되게 함이 성리학이다 성리학의 뿌리는결국 유학이다 많은 학자들은 유학이 다르고 성리학이 다르다며 고집하긴 하나 알고 보면 이는 두 팔 두 다리와 같다 왼손과 오른손, 오른발과 왼발이 놓인 상태에서는 다소 다르겠지만 둘 다 없어서는 안 되는 것과 같다
선善과 악惡, 사랑好과 미움惡이 생명붙이들에게 두루 해당된다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이며 어떤 게 좋음好이고 싫음惡일까 이는 동일한 상황 앞에서도 어떻게 보고 듣고 느끼냐에 따라 같은 세계가 달리 보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보고 들리는 세계를 어떻게 보고 어떻게 듣느냐에 따라 선과 악 좋고 싫음이 달라지게 된다
정기편은 명심보감 중에서 긴 편이다 유통본은 26편의 글이 실려 있는데 범입본은 60여 편을 훌쩍 넘는다 한 편 한 편이 모두 소중하다 명심보감 글은 대개 짤막짤막하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