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풍 전야의 지하철 총파업!!
내일이면 전국 5개 지역 지하철 노동자들이 동시에 총파업에 돌입한다. 현장인력 확충과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주5일제 실시, 요금인상 철회와 안전, 공공성 강화를 내걸고 힘찬 투쟁을 결의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전국의 지하철 노동자들이 하나로 뭉쳐 투쟁하지 못하고, 단사적으로 투쟁이 이뤄지면서 공사와 정부, 공권력의 탄압에 의해 각개격파 당해왔다. 이렇듯 계속된 패배는 지하철 노동자에게 더욱 강한 정리해고와 현장 탄압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을 계기로 쓰라린 패배의 역사를 극복하고, 전국의 모든 지하철 노동자들이 지역을 뛰어넘어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총파업이라는 깃발아래 힘찬 공동 투쟁을 결의한 것이다. 이렇듯 노동자들이 하나로 단결하고, 투쟁을 결의하자 공사와 정부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그동안 교섭을 회피해오고 노동자들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무시해오던 지하철 공사들은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투쟁을 깨뜨리기 위해 직권중재를 요청했고, 여기에 장단 맞춰 노동위원회가 직권중재 판결을 내렸다. 이로인해 지하철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은 시작도 하기 전에 불법이라는 굴레를 뒤집어 쓸 수밖에 없게됐다. 그리고 이를 구실로 정부는 언제든지 공권력 투입을 통해 파업 대오를 해산시킬 수 있는 무기를 획득한 셈이다. 결국 이번에도 공사측과 정부는 지하철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을 공권력과 모든 수단을 동원해 깨뜨리겠다는 작정이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민주노조를 무력화 시키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정리해고, 비정규직화, 외주화-을 통해 흑자화를 달성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 특근수당도 필요없다. 현장인력 확충하라!!
그렇다면 이렇듯 공사와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총파업을 결의한 지하철 노동자들의 현실은 어떠한가?
서울 지하철의 경우 지난 IMF이후 1700여명 정도 정리해고 됐으며, 그 이후로 단한명도 충원되지 않았다. . 게다가 앞으로 2006년까지 3000여명을 더 정리해고해서 흑자화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인해 1인승무제가 이미 도입됐고, 많은 부분이 외주 용역으로 넘어가고 있다. 게다가 연장운행 실시로 현장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더욱 늘어난 상태며 특근이 일상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지하철 운행시간에 맞춰 돌아가는 교대제와 불규칙한 출퇴근시간은 노동자들의 생체리듬을 파괴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가정생활마저 갉아먹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시행될 주5일제는 노동자들에게 고된 노동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휴식으로 재충전하고, 자신의 여가를 활용하며,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염원이었다. 그러나 주5일제를 앞두고 공사측은 인력 확충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지금도 인력이 부족해 빡빡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인력 충원 없는 주5일제가 말이나 되는가? 지금대로 주5일제가 시행된다면 노동자들의 몸은 더욱 망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는 곧 지하철 안전운전의 위협으로 나타날 것이다. 기억상실증으로 잊어버리기엔 대구 지하철 참사가 너무나도 가까이에 있지 않은가?
추가 노선 개통을 앞두고 있는 부산과 대구에서도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지 않고, 현재의 인원을 전환 배치하고, 나머지 부분은 외주 용역화-비정규직-로 채우겠다고 발표했다. 이렇듯 쉼없이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 우리 노동자들은 인력부족으로 고된 노동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며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시민들의 안전과 함께...
- 너무나도 정당한 파업의 요구들!!
그렇다면 이번 공동 총파업을 통한 노동자들의 요구는 무엇인가?
먼저 대폭적인 인력 확충을 통한 일자리 늘리기와 노동조건 후퇴없는 정상적인 주5일제 실시다.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자들의 지친 몸을 풀 수 있는 소중한 휴식 시간을 제공한다. 노동자들이 건강해야 지하철 또한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고, 시민들의 안전 또한 지켜질 수 있지 않겠는가? 뿐만아니라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자들이 평생의 대부분을 어두컴컴컴한 지하에 갇혀 죽도록 일만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을 제공할 것이다. 예를들어 현장 소모임 활동 활성화를 통해 동료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여러 가지 사회문제들에 대해 교육과 토론도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좀더 사회문제-전쟁, 비정규직, 환경오염, 교육-들에 대해 올바른 관점을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많은 정당한 투쟁들을 만들고,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럴때만이 비로소 공장에 갇힌 수동적인 생산자가 아니라 이 사회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바꿔나가는 주인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지하철 요금인상 철회와 지하철 공공성 강화다. 며칠전 서울시는 일방적인 요금인상을 강행했다. 그 이유는 지하철의 적자를 줄여나가고, 장기적으로 흑자화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서울 지하철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요금인상을 통해 날마다 2억원의 흑자를 보고 있다. 그렇다면 공사에서 말하는 만성 적자란 무엇인가? 그것은 운행에서 발생하는 적자가 아니라 바로 지하철 건설당시에 들어간 초기 건설비용과 기계비용들이다. 이것들은 당연히도 정부에서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현재 공사측은 요금인상과 인원감축을 통해 이 비용을 충당하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고보조가 되지 않는다면 지하철 적자는 몇십년이 흘러도 결코 해결되지 않을것이며, 인원감축과 요금인상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면서도 더욱 웃긴 것은 요금인상으로 여론이 나빠지자 며칠전 서울시는 1년에 2800억원정도 손해가 발생하는 정기권 발행을 강행한 것이다. 이 얼마나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인가? 결국 요금인상은 서민들의 주머니를 볼모로 공사측의 배를 채우려는 속셈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지하철 공공성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서울 지하철의 경우 하루 550만명을 수송하는 대표적인 공공 운송 수단이다. 만약 지하철이 완전히 멈춰버린다면 직장으로 출근하는, 학교로 등교하는, 상가로 쇼핑가는 모든 대중들의 발은 묶일 수밖에 없다. 잇따라 공장과 회사, 관공서가 멈추고, 상가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동시에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할것이며, 도시기능은 마비될 것이다. 당연히도 이로인한 최대의 피해는 자본가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들은 노동자들을 출근시켜 공장을 돌리고, 물건을 만들지 않고서는, 손님을 상가로 끌어들여 물건을 팔지 않고서는 결코 이윤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분명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공공 운송 수단을 통한 최대의 수혜자는 자본가이며, 따라서 이를 운행하는데 필요한 모든 비용은 자본가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요금은 계속 오르고, 지하철 노동자는 계속 정리해고 되고 있다. 지하철 적자를 시민의 혈세로 메꾸려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하철 노동자들이 파업을 통해 내건 지하철 요금 철회와 지하철 공공성 강화는 너무나도 정당한 요구다. 뿐만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대중교통을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대중교통 무료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지하철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에 연대하자!!
그러나 아무리 정당한 투쟁이라 하더라도 힘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결코 지켜낼 수 없다. 파업이 시작하자마자 공사와 정부, 공권력, 언론은 모든 수단을 통해 지하철 노동자들의 투쟁을 매도하고, 탄압하고, 파괴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밀리고 패배한다면, 앞으로 더욱 가혹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가 진행될 것이며, 요금인상도 계속 될것이다. 더많은 노동자들이 과로사와 산재로 죽어갈 것이며, 지하철 안전 운행은 외줄타기 마냥 더욱 위태로워 질것이다. 이렇듯 지하철의 인력 확충과 정상적인 주5일제 실시, 요금인상 철회와 공공성 강화는 우리 모두의 이해가 걸린 중요한 문제다. 이런 정당한 투쟁이 부당한 탄압에 꺾이지 않고, 힘찬 승리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지고 함께 연대하자!!!
첫댓글 어제 울회사 과장님하구 지하철파업 관련해서 엄청싸웠습니다... 음.. 아무래도 언론에서 보도하는 내용을 너무 많이 믿구 계시더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