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북쪽이 춥고 남쪽이 그나마 따뜻하다는 사실은 다들 잘 알고 있습니다. "먼나라 이웃나라"라고 하는 유익한 만화책의 "영국편"에 보면 로마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영국의 원주민들을 북쪽으로 다 내몰고 지금의 런던(LONDON) 이라는 이름이 유래된 론디니움이란 도시를 세웠다고 이야기가 재미있는 삽화와 함께 설명되어 있습니다.
제가 살던 곳은 영국의 남쪽 본머스입니다. 그런데 이 남쪽 소도시마저도 생각처럼 그리 따뜻하진 않습니다. 제가 이곳에 오기 전에 영국에 대해 알아보면서 많은 자료들에서 영국의 기온과 날씨에 대해 보았었는데 몸으로 느끼기 전의 영국은 평균기온이 여름은 우리나라보다 서늘하고 겨울은 우리나라보다 따뜻한 그런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와서 살아보니 몸으로 느끼는 영국의 겨울은 한국의 겨울과 그리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우선은 난방비가 비싸니 무한정 실내온도를 높일 수 없어 집안은 집안대로 춥고 낯선 나라에 와 사는 외국인이라 그런지 또한 춥습니다. 저만 그런가 했는데 이곳에 와있는 분들의 이야기가 모두 이상하게 여기와서 춥고 배고프다는 소리들을 하는 걸 보면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닌가 봅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겨울이라 오후 4시면 저녁 8시처럼 캄캄한 밤이 됩니다. 해가 일찍 떨어지니 또한 춥습니다. 여름에는 밤 10시까지 바깥이 훤하다고 합니다. 다른분들의 말을 빌자면 여름은 끝장나는 날씨가 계속 이어진다고 합니다. 아닌게 아니라 겨울이 시작된 지금도 거의 잊을만할때 한번씩 해가 쨍나는 날이면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로 맑은 공기에 햇빛이 눈부십니다. 그런데 이상한건 해가 난 날은 날이 더 춥습니다. 집안에서 오랫만에 해 나온것 보고 옷 얇게 입고 나왔다가는 낭패보기가 십상입니다.
바람도 많이 부니 역시 춥습니다. 거의 매일 부슬부슬 비가 오니 역시.....춥습니다. 이래 저래 춥습니다. 그래서 몸으로 느끼는 영국의 겨울은 사는 곳이 영국남쪽임에도 불구하고 춥습니다. 살을 에이고 눈이 쌓이는 그런 추위는 아직 찾아오지 않았지만, 그리고 어쩌면 그런 추위가 없이 겨울을 날련지도 모르지만 거의 하루 종일을.. 군대 내무반 계절 바뀔 때의 추위처럼 으슬 으슬 춥게 지냅니다. 그나마 한국서 가져온 전기장판이 그렇게 좋은 안식일 수 없습니다.
여긴 소도시라 그런지 공기 하나는 참 좋습니다. 꼭 섬에서 맡는 공기같습니다. 그러나 겨울에 영국을 오시려고 준비하는 분이라면 그리고 이곳에서 겨울을 나야하는 분이라면 한국 겨울 생각하고 잘 채비해 오십시오. 내복과(물론 여기도 내복 있습니다만) 전기장판은 한국생각을 덜 나도록 도와 줄겁니다. 객지에서 춥고 배고프면 고향생각나기 마련이니까요.
첫댓글 습기가 많아서 추운 것도 있구요.. 우리가 온돌구조에 익숙해서 그런 것들도 있어요.. 영국은 카펫에 얄궂은 라디에이터 하나에 의존하니까 집에서도 몸이 확 따뜻해지지 않고.. 그러다보니 더 그런 것 같아요
아..그렇군요..전 3월에 본머스로 가려구 하는데..그 때도 그리 따뜻하진 않겠네요..그렇지않아도 날씨가 궁금했는데..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3월에도 아침 저녁으로 꽤 쌀쌀해요.. 5월도 마찬가지구요.. 서늘하다고 하면 맞아요.. 햇빛쪽만 따뜻하구요.. 그런데요즘은 하도 기상이변이 잦아서 어떨지 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