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 영화라고 하면 금방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입니다. 그 시작은 ‘레이더스 - 잃어버린 성궤를 찾아서’였습니다. 벌써 40년 전의 이야기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지금도 생생합니다. 한시도 쉴 틈이 없이 전개되는 그 속도감 속에 느껴지는 쾌감은 참으로 대단하였습니다. 모험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기발한 영화였습니다. 그 후에 정글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줄지어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도 특이했고 전개되는 장면들도 그 때마다 짜릿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진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게 한 편이 끝납니다. 말 그대로 십년 묵은 체증이 싹 꺼지는 기분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아마도 모험 영화의 표본으로 생각해도 되리라 봅니다. 그 후에 여러 이야기와 특이한 장면들로 만들어진 작품들이 나옵니다. 표본 작품을 딛고 일어서려면 그만한 독창적 이야기나 구성 또는 장면들이 있어야 합니다. 각양의 작품들이 나왔습니다. 그런 기대를 하고 모처럼 모험 영화를 만났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성에 차지 않습니다. 요즘 말로 2%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리 나쁜 것은 아니지만 왠지 허전함을 느낍니다. 물론 이전의 것들과 색다른 점은 있습니다. 일단 남성보다는 여성이 모험의 주역으로 등장합니다. 나서서 모험을 하려 한 것이 아니라 그냥 끌려든 것입니다. 일단 살아서 돌아가야 하니까 모험이 되어버렸습니다. 의도된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글을 쓰는 작가는 전혀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나올 수도 없습니다. 아무리 소설이라 해도 자신의 소속한 시대와 환경, 역사가 글 안에 스며있게 마련입니다. 더구나 독자들에게 보다 현실감을 부여해주기 위해서는 현장의 묘사가 좀 더 사실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직접 현장 답사도 하게 됩니다. 아니면 해당 자료들을 수집하고 연구합니다. 그렇게 해서 글에 표현합니다. 독자는 읽으며 그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소설 속에서조차 옛날의 모습을 그려낼 수 있습니다. 자신이 경험했던 사실과 비교하며 더욱 실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만큼 추억이 되살아나고 감동도 크겠지요.
소위 모험연애소설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작가입니다. 그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가 오래 전 전해 내려오는 비밀을 안고 있습니다. 작가 ‘로레타’는 그만큼 자료를 모았고 해독하기 위한 언어도 습득하였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전해져오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실제로 믿는 사람이 있습니다. 세상에 숨겨진 보물을 찾고 있는 부자입니다. ‘페어팩스’라는 재벌은 그런 보물을 찾아내려는 사람입니다. 부자가 되어 그런 작업을 하게 되었는지 아니면 그런 보물찾기에 성공해서 재벌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또 한 번의 기회를 맞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열쇠를 로레타가 쥐고 있다는 말입니다. 찾고 있는 보물에 대한 단편지도를 해독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결국 작품 발표회에서 로레타를 납치합니다. 그리고 작품의 표지 모델로 나오는 남자 ‘앨런’이 함께 동행(?)하게 됩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있어야 할 자리에서 멀리 떠나있습니다. 그리고 소설에 나오는 현지로 가고 있습니다. 원해서 가는 여행이 아닙니다. 더구나 보물에 미친 사람의 탐욕을 채워주기 위한 도구가 되는 것입니다. 전혀 허구라고 생각하고 쓴 소설인데 그것을 사실로 알고 찾고 있다니 너무 황당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억지로 따라가다 보니 허구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나타납니다. 예상 밖의 현실에 당황하지만 새삼 알아내고 싶은 욕구도 생깁니다. 하지만 이 위험한 여행을 계속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도 따라붙습니다.
특이한 점들을 생각해봅니다.
1. 진분홍 쫄쫄이, 몸에 착 붙는 옷인데, 온통 반짝이로 찬란하게 빛나는 그런 옷을 입고 정글 속을 도망 다닙니다. 도망인지 과시인지 헷갈립니다.
2. 작가와 책 표지 모델의 썸 타기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과속은 삼가서 다른 할리우드 영화들과는 차별하였습니다.
3. 모험영화 같지 않습니다. 그런 볼거리는 별로 없습니다. 코미디라고나 할까요? 두 사람의 입담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4. 문화적 차이일까요? 그다지 웃기지도 않습니다.
5. 보물찾기 모험이라고 하였는데 그 보물의 정체를 알고 보니 사실 매우 특이하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특이사항이라 할 수 있습니다.
6. 모험영화를 원하신다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등장 배우들에 비하면 그다지 재미는 없습니다. 어쩌다 맞는 시간이 이것밖에 없어서 택하였습니다. ‘산드라 블록’ 주연 영화 본 것 중에서는 가장 시간 아까운 작품입니다. 영화 ‘로스트 시티’(The Lost City)를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