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를 견디지 못하고 차체가 들리는 드레그 레이스>
머슬카 하면 먼저 엔진에 기름을 드럼통으로 부어 넣고 타이어에서는 불을 뿜으며 머플러에서는 아직 다 타지 못한 기름이
증기가 되어 나오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여기다 26인치 크롬휠에-16인치가 아니다- 60년대의 초대형 세단의 로우라이더
버젼이라든지 본넷 크기를 키우는 것으로 모자라 엔진룸 밖으로 불쑥 튀어나온, 앞유리와 전면 시야를 절반정도 가리는
초대형 슈퍼차저의 이미지. 여기서 흑형이 자전거 자물쇠만한 금목걸이와 선글라스를 몸에 두른채 시가를 물고 나오면
우리가 생각하는머슬카 이미지의 완성이다.
<브루스 윌리스의 머슬카>
<닷지 차저>
물론 이러한 이미지가 머슬카이고 머슬카의 미학이며 잘나가던 60년대 70년대 미국의 상징이다. 다만 짚고넘어가자.
이러한 머슬카의 매력에 빠지고 싶어도 오히려 이러한 머슬카의 이미지 때문에 머슬카를 외면하게 되는건 아닌지?적어도
연비 부분에서는 말이다. 머슬카의 떡대와 높은 토크, 사운드, 흑형의 포스, 래게음악과 힙합음악이 취향에 안맞아
머슬카를 외면하는 것은 개인 취향이므로 논외로 하고 다만 연비때문에 머슬카 즐기기를 포기하는 것은 사실을 편견에
왜곡시킨 결과이다.
머슬카의 연비는 상식수준이다. 적어도 과급기 달린 2000cc 란에보나 심지어 제네시스쿠페, 기타 왠만한 차량보다
연비가 좋다. 물론 8천cc 6천1백cc의 괴물급은 기름을 많이 먹어줘야 머슬카 자존심이 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반
5천7백cc 까지의 머슬카 연비는 말그대로 머슬카라는 이미지만 눈을 가리고 저울로 잰다면 일반 3500cc 급 세단에서
거기거 거기다. 머슬카의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녹색 환경을 머나먼 후손들에게 까지 남기면서 떡대있는
머슬카를 몰겠다 주장한다면 납득이 되는 부분이다. 그따위 것 개나줘버려 라며 지구상 남아있는 기름은 내가 다 태워버
리겠다. 갈증과 스트레스는 기름으로 다 태워버리겠다 라는 생각이라면 적극 6100cc 이상의 괴물을 추천한다. 6천cc
이하의 머슬카 엔진은 8기통이지만 연비 주행시 4기통만 움직이는 굴욕아닌 굴욕을 당하며 고연비를 실현하고 있다.
(물론 설정에따라 항시 8기통 가동모드로 세팅을 하면된다.)
<닷지 차저>
그렇다고 토크와 낮은 rpm에서 나오는 순간적인 힘까지 바꾸지는 않았다. 단순히 최고 마력과 숫자 놀음이 아니다.
최고마력은 보통 악셀을 끝까지 밟고 최고마력이 나오는 rpm까지 엔진회전수를 올려야 비로소 나온다. 메이커측은
그런식의 수치로 단순한 마력이라는 숫자로 자동차 구매자의 눈을 속인다. 생각해보자. 7천rpm에서 최고마력 300마력이
나오는 차와, 5천rpm에서 200마력 나오는 차. 둘 중 실제 체감할 때 어느 차가 힘이 좋을까. 숫자만 놓고보면 300마력 차와
200 마력 차를 두고 말하는 거다. 100마력의 차이이고 당연히 300마력 차가 훨씬 체감이 잘되리라 생각하겠지만 적어도
초기 튀어나가는 힘은 낮은 rpm에서 최고마력이 나오는 차가 체감 가속이 훨씬 높은 것이다.
미국의 도로 사정은 한국과 비슷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직선 고속도로와 황야, 지루한 사막이 연상되는데 비슷하다니
무슨말이냐고? 이 말은 한국차 대부분에 크루즈컨트롤이 필요 없다는 말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도대체
한국에 왜 크루즈 컨트롤이 필요한 것인가. 미국의 직선구간 나혼자 끝이 보이지 않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도 아닌데....
그런 부분이 미국과 한국이 유사하다는 말이 아니다.
< 닷지 챌린저 392 버전. 세마쇼 출품 2010 >
보통 사람들은 유럽의 도로사정이 한국과 유사한 줄 알지만 실재로 유럽에서 차를 많이 몰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차가 없는 한적하고 좁고 구불구불한 길이 많으며 최고속 제한이 없는 아우토반 등은 차를 최고속 위주로 세팅하게 하고
유럽차들은 자연스레 코너링과 단단한 서스팬션을 기본으로 생각하게 하며, 고속도로 위주에서 높은 rpm을 사용하고
그 때 나오는 마력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한적한 국도가 있고 아우토반이 있고 유명한 서킷과 자동차 경주가 있다.
반면 미국은 속도제한 규제가 한국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고 엄격히 제한되어 최고속을 즐기기 보다는
순간적으로 튀어나가는 토크를 즐기는 문화가 발달되어 있다. 한국에서 최고속을 즐기기 위해서는 새벽즈음 나홀로
고속도로를 누비면 된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 마음먹지 않고 차를 즐기기에는 차가 아까워진다. 날을 잡고 밤이
니까 선글라스는 벗어두고 새벽에 차를 홀로 끌고나와 고속도로까지 진입한다. 이미 그때즈음이면 서울이 아니라 서울
멀리 외곽으로 나와있다. 시간도 집에서 나온지 한참 지났다. 그렇게 론리 드라이빙을 즐기는 것도 자동차의 매력이다.
다만 다음날 시내에서 고성능 차를 끌고 막히는 시내를 다니기에는 차가 아깝다. 그런 고속위주의 세팅된 차는 달리자고
애원한다. 단단히 끈을 당기며 차의 애끓는 요구를 진정시키는 나는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차는 막히는 시내를 인내심
을 갖고 천천히 수련하며 데일리카로의 역할을 배워간다. 굳이 고성능 차를 데일리로 쓸것 까지 없다. 다만 그럼 차를
세워두고 다른 차를 타기에는 감질맛난다. 고성능 유럽 스포츠카를 도로사정 안좋은 시내에서 끌고다니기도 마음 아픈
노릇. 곳곳이 파여있고 대전차 지뢰와도 같은 과속 방지턱이 산재하며 맨홀 뚜껑은 왜이리 도로 위로불쑥 솟아 있는지...
안그래도 낮은 유럽산 스포츠카의 지상고에.. 이래서 한국 도로사정에는 한국차가 부담 없는건가?
한국차는 미국차와 성향이 비슷하다. 단순히 미국 선호사상때문일까. 차는 분명 유럽차를 배워왔고 따라하며 모방해왔다.
그런데 결국 한국에서 생산되는 차는 미국차의 성향을 굳이 따라가고 있다. 한국전쟁때 맺은 미국과의 우호관계 때문에
미국차의 성향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한국 도로 상황에 맞는 차량의 세팅이 따로 있고, 선호도를 따르게 되어 있다.
단적으로 말해 코너링의 재미와 단단한 서스팬션의 매력을 느끼기 위해 유럽산 스포츠카를 산다며 자부심들이 대단하다.
맞는 말이다 유럽의 한가로운 국도와 구불구불한 길이 집 바로 앞까지 있는 유럽 사정에는 말이다. 한국 강남 도산대로
에서 막히는 길을 다니며 코너링의 즐거움을 느낀다면 그것 또한 이미지 상상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이런 것을 감성
마케팅이라 하던가. 말그대로 상상이다. 1년에 몇번은 극한 코너링과 쾌감을 느낄수는 있다. 언급했듯 마음먹고 막히지
않는 국도를 찾아 막히지 않는 시간대에 차를 끌고 서울에서 한참 벗어난 지방의 국도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면 말이다.
적어도 강남에서 폼잡으며 데일리카로 쓰는 유럽산 스포츠카를 타는 사람은 코너링이나 서스팬션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한다. 좌회전 신호를 받고 코너를 돌며 느끼는 코너링의 쾌감이 따로 있는지는 모르겠다. 강남에서 서스팬션이 낮은
스포츠카를 몰던 시기를 생각하면 즐거움보다 스트레스가 컸다. 덕분에 매일 다니는 길의 노면 굴곡과 파여져 있는 구간,
맨홀과 과속방지턱 위치, 도로의 재질은 모두 외우고 다닐 수 있었다. 국산 일반 중형 소형 세단보다 느리게 갈 수 밖에
없었고 적어도 즐거움보다 스트레스였다.
국내 소비자들은 고급스러움을 몰라 유럽차의 딱딱한 서스팬션은 알지 못하고 그저 승차감만 내세우지.
국내 소비자들을 탓하지 말자. 도로를 탓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사람들이 몰라서, 단단한 서스팬션에 대한 무지로
선호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 영화 ' 분노의 질주 5 ' 에서 나오는 무광 닷지 차저 >
이런 도로 사정에 역설적으로 맞는 것이 머슬카라 할 수 있다. 온로드 서킷 위주의 유럽차량 광고만 보던 사람이 미국
머슬카 광고를 보면 머슬카와 스포츠카는 기본 개념이 다르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미국의 머슬카는 초원이든
흙길이든 상관않고 무조건 달린다. 휠스핀이 나고 흙길에서 흙먼지를 일으키며 드리프트를 하고 코너를 돌기도 하고
잔디구장의 축구선수가 슬라이딩태클을 할때 잔디가 패여 날아가듯 잔디와 흙을 뿌리째 날려가며 초원, 언덕을 달리는
광고 등은 말그대로 머슬카에서 느낄 수 있는 거침없는 쾌감이다. 커다란 떡대의 머슬카가 이것 저것 까탈스럽지 않게
시원스러운 질주를 하는 것. 그런 것이 남자다 라며 커다란 말을 타고 신대륙을 종횡무진하는 카우보이처럼 현대판
카우보이들은 머슬카를 타고 과격함을 분출한다. 실제로 머슬카를 몰아보면 과격함과 편안함, 긴장감과 여유가 동시에
느껴진다. 참고로 머슬카라고 하는 짐승들은 19인치 휠도 작다고 느껴질만큼 넓은 휠하우스를 갖고 있다. 일반 승용차에
18인치면 휠하우스가 차고 넉넉하다. 19인치만 해도 꽉차고 타이어와 휀다와의 간섭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머슬카는 19인치 휠을 달고 감상해 보면 휠하우스가 남아 허전하다. 20인치 휠은 달아 줘야 일반 스포츠카에 18인치
단 느낌이 난다. 대신 20인치 휠이 돌아가는 자체의 모습, 핸들 돌릴때 그 커다란 휠이 움직이는 모습은 멋있다는 느낌
을 넘어서 요즘말로 위엄이 느껴진다. 오밀조밀한 섬세한 맛보다 육중하고 큼직큼직하며 시원스러운 맛이 새롭다.
<닷지 챌린저의 번아웃 모습>
유럽차가 초식남이라면 미국차는 육식남인 것이다. 흔히들 머슬카와 유럽산 자동차를 할리 데이비슨과 R오토바이와
비교하곤한다. 엔진이 꺼질 듯하며 낮은 rpm에서 말발굽 소리가 나는 할리 데이비슨과 아이들링에서도 높은 rpm을
유지하며 찢어지는 소리를 내는 R오토바이. 취향의 문제이다.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자세로 굳이 높은 속도를 내지 않고도
여유와 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할리 오토바이와 찢어질 듯 한 고음으로 시내와 고속도로를 초고속으로 달리는
R오토바이처럼 머슬카와 스포츠카는 그 분위기가 다른 것이다. 머슬카와 할리 데이비슨의 공통점은 단순히 미국산이라는
점 이외에 많다. 두 메이커 모두 미국의 마초 성향을 진하게 품고 있는 장르이자 문화이다.
<시보레 카마로 번아웃>
여자는 항상 꼼꼼하게 가방을 챙긴다. 집에서 외출 준비에 몇시간을 보내고 나와서도 준비가 덜 된 것처럼 신경을 쓴다.
반대로 세수만 하고 머리를 툭툭 털며 청바지에 늘 입던 가죽 잠바를 챙겨 집을 나서기까지 남자가 소비한 시간은 5분.
하기야 화장품까지 수십종 세트로 구비해 놓고 피부 관리에 신경쓰는 남자들도 많이 늘었다는데 그런 초식남들을 보면
대단해 보이기까지 한다. 정말 수십종류의 화장품을 얼굴에 공간이 있기는 하는거야? 그런 초식남은 어떤 차를 타고?
미니쿠퍼? 스마트? 아니면 설마 큐브?? 적어도 내눈에는 이효리가 타는 큐브가 멋져 보이기는 한다. 이효리가 탔을때는.
< 닷지 차저 올블랙 튜닝 >
J-ENGINE 편집부. 장홍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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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재밌는 글이라서 퍼왔어요.
아~ 형님도 제이엔진 회원이시구나~ ^^
오늘 가입했심.
아.. 미국 머슬을 대표하는 우리 머스탱 사진이 없군요..
첫사진이 머스탱인데요. ^^
ㅋㅋ 글이 길어서 읽다가 까먹었어요
부르스 윌리스는 왜 대머리인데도 저렇게 먼진가요?
재밌어서 다읽었네요 ㅎㅎ
머리 밀어봐야지....브루스 윌리스 처럼 되나.....ㅋㅋㅋㅋㅋㅋ
개념글이네요~ 재밌어요 ㅋㅋ
아 글을 읽다보니 헤미엔진의 그르릉 거리는 엔진소리가 그리워지네요..멋진글 잘 읽었습니다..
흑형들 닷지차져에 20인치 크롬휠끼고 이빨에 다이아 몇개 빛내주며,
시가연기를 겁나 뿜어대며 옆에 지나갈때 정말... ㅎ ㄷ ㄷ 합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