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캐나다의 뉴스채널 CBC의 보도를 통해 어제 11월 11일이 리멤버런스 데이(Remembrance Day)또는 파피 데이(Poppy Day)라는 걸 알았습니다.
‘영령 기념일’ 이라고 해서 우리나라의 현충일과 같은 날인데 이 날 11시를 기해 2분간 묵념을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영국을 비롯한 과거 연방국가였던 모든 나라에서도 이맘때면 옷깃에 기부금을 내고 산 조화(Poppy)를 달고 다니며 온 국민이 추도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이 날은 1.2차 세계대전에서 희생당한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한 것인데 역사는 이 날의 유래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11월 11일은 1차세계대전의 종전 서명일인 1918년 11월11일에서, 오전 11시는 총성이 멈춘 오전 11시에서 유래됐으며,
붉은 양귀비꽃의 유래는
제 1차 세계대전의 격전지였던 프랑스 북부지역(현재는 벨지움 Flanders 마을)에서 전쟁의 참화에도 불구하고 무수히 돋아난 붉은 야생 양귀비 꽃을 보고 캐나다군 소령이었던 John McCrae라는 장교가 In Flanders Fields 라는 시를 썼고,
이 시에 감명을 받은 미국의 조지아주에 거주하던 Moira Michael은 이 시에 답하는 “We shall keep the faith (우리는 신뢰를 지킬 것이다)"라는 시를 발표하면서 양귀비꽃을 팔아 모은
기금으로 가난한 참전 제대군인들을 도왔다.
이에 감명 받은 프랑스 YMCA에 근무하던 Madame Guerin 이 조화를 만들어 팔아 상이용사, 전몰 미망인, 전쟁고아들을 돕는 기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 이런 것이지요
이 날 캐나다 수도인 오타와시 광장에 3만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거행되는 추도식 장면이 TV로 생중계되었는데 특이하게도 영국여왕도 추도사를 했고 식순이 모두 끝나고 단상에서 내려온 여왕은 행사장에 군복 정장차림을 한 채 도열한 수백명의 백발이 성성한 참전군인들과 유족, 시민들과 일일히 악수를 하며 무슨 말을 나누고 있더군요,
캐나다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한 날짜는 1867년 7월 1일인데 아직도 영국여왕이 국가원수의 위상을 누리고 있네요, 물론 실권자는 캐나다 수상(Prime Minister: Stephen Harper)이지만 이 수상의 추천으로 국가원수인 영국여왕(Elizabeth 2세)이 캐나다총독을 임명하기도 하구요.
참으로 이상한 권력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형식적이고 상징적이긴 하지만 말이죠.
이 날 저녁 CBC TV 뉴스 시간에 추도식 장면이 방영되는 걸 자세히 보니, 뉴스 첫머리에서 우선 참전군인들과 시민들의 헌화하는 모습을 한동안 보여주고 수상과 영국여왕의 헌화 모습은 맨 끝에 한 커트 씩 살짝 내 보내는 모습은 우리의 정치지도자들이 맨 처음 TV에 오래 등장하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더군요.
11월 접어들면서 이 나라 곳곳에서 영령기념일과 관련된 여러가지 행사가 계속 열리고 있었고 심지어 TV 에서도 오래된 흑백필름의 전쟁영화나 서부활극을 계속 틀어주고 있더군요. 이 달 내내 이런 식으로 추모를 한다는군요.
이 추도일을 꼭 일요일(11일이 평일인 경우 가까운 일요일로 바꾸어 정합니다)로 정해 놓고 다음 날인 월요일은 모든 학교가 쉬도록 되어있는 것도 특이한 일입니다. 어려서부터 투철한 애국심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심어주려는 듯 모든 행사장엔 수많은 어린이들과 그 가족들의 모습이 대단하더군요.
그렇게 많은 세월이 흘러 잊혀질 만도 할텐데 추모하는 찬송이 울려퍼지면 어른 아이 할 것없이 눈시울을 적시고, 안경을 치켜 올려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더군요.
캐나다는 유엔군의 일원으로 한국전쟁 당시 우리 땅에 516명의 소중한 목숨을 바쳤고 1천500여명이 부상 당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우리나라에 참전했던 국가와 희생된 사람들을 기억이라도 해 보려고 하나요.
미국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자국민의 뼈조각 하나라도 찾아 오고야 말겠다" 라는 신념은 무서우리만큼 치밀하게 계산된 정치 철학이지요. 우린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만드는군요
우리의 현충일은 6월 6일인데 어찌된 일인지 이 날이 우리 국민들의 마음속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것만 같이 느껴집니다.
아래 그림은 "퇴역군인의 주간" 임을 알리는 포스터 입니다.
Lest We Forget , "잊지 말자" ? "잊을까 걱정이다" ? 라는 문구가 의미심장하지요?

출처 :http://www.vac-acc.gc.ca/remembers/sub.cfm?source=feature/week2007/vw_edres/free_material
아래는 캐나다 Wall of Remembrance(Brampton, Ontario), 한국전쟁기념비

여기서 접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포트 맥머리에서 서진원
첫댓글 잘 쓴 글입니다.표현도 좋고요..과연 특파원 입니다. 퓨리처 償 감...오늘은 밤 늦어서 대강 읽었습니다.
한국의 6 25 참전 기념비, 캐나다의 현충일 영국과 정치적인 관계등 모든 것을 자료를 수집 하여 보내주어 감사 합니다 역시 편집 솜씨가 신문사 특파원을 능가 하네요 건강 하시고 안녕
11월11일 각 나라마다 여러 가지 날로 정하고 있네요, 이웃사랑이 날. 빠빠로의 날. 현충일과 같은 날, 등 등 서특파원 좋은 글과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풍산
특파원! 기사내용이 길면길수록 처음과마지막만 읽는버릇이 있습니다.독일에 영령의날은 11월1일이고 나의 결혼기념일은 11월11일입니다.기억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