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가 세계랭킹 1위를 지켰다.
19일 (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리조트 리버코스에서 끝난 킹스밀 챔피언십 프리젠티드 바이 JTBC에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우승을 놓치면서다.
이 대회에서 3위 이내에 들면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루이스는 마지막 날 3타를 잃으며 공동 12위로 밀렸다. 우승을 하면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리디아 고는 퍼트 부진으로 타수를 줄이지 못해 8언더파 공동 5위에 그쳤다.
우승은 리젯 살라스(24)가 차지했다. 그의 LPGA 투어 첫 우승이자, 올해 미국 선수의 5번째 우승이다. 살라스는 최종라운드 이븐파 합계 13언더파로 4타 차의 여유있는 우승을 거뒀다.
멕시코 이민자의 딸인 살라스는 거친 러프에서 자라난 선수다. 어릴 적 레슨비가 없어 아버지가 골프장의 기계를 고쳐주고 레슨 동냥을 했다. 살라스는 골프 덕분에 대학(USC)에 장학생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가족 중 대학에 간 건 그가 처음이었다. 2부 투어에서 뛸 때는 경비가 모자라 트럭을 고속도로 휴게소에 세워놓고 야영을 하기도 했다. 아버지는 적재함에서 자고, 그는 운전석에서 잤다.
노력은 가장 많이 했지만 결실은 쉽게 오지 않았다. 지난해 나비스코 챔피언십 최종일 박인비와 함께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다가 무너졌고 롯데 챔피언십에서도 수잔 패테르센과 연장 대결에서 공을 물에 빠뜨렸다. 올해도 바하마에서, 기아 클래식에서 우승 기회를 잡았으나 놓쳤다.
살라스는 그러나 그냥 포기하지 않았다. "남들이 모두 너는 할 수 없다고 하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나는 LPGA 투어까지 왔고 우승 경쟁도 할 수 있었다”면서 “어려운 경험들이 나를 더욱 성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기어이 우승했다.
살라스는 마음이 천사다. 과거 골프 여제로 등극했던 로레나 오초아처럼 누구에게나 상냥하다. 오초아는 재벌집 딸이었으나 살라스는 슬럼에서 자랐는데도 그렇다. 살라스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 불평하지 않는다. 오히려 가난해서 기회가 없는 슬럼가의 소녀들에게 꿈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 인터뷰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얘기한다. 그래서 동료 선수들과 멕시코계를 비롯한 많은 팬이 그를 좋아한다.
살라스는 코치의 암 투병 완쾌를 위해 보라색 옷을 입고 다니기도 했다.
챔피언조에서 살라스와 함께 경기한 박희영은 더블보기 3개를 범하는 등 8타를 잃었다. 2언더파 공동 29위로 경기를 마쳤다. 박희영이 초반 부진하지 않았다면 살라스가 흔들렸을 수도 있다 박희영이 80타를 친 것은 부상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세계랭킹 53위까지 밀려난 청야니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살라스를 압박한 유일한 선수였다. 살라스에 4타 차까지 추격하고 이글 기회를 잡았으나 넣지 못했고 마지막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면서 9언더파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