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 단식 55일! 고공농성 48일!
삼성그룹 노조파괴, 노동탄압 규탄 및 교섭촉구를 위한 (사)한국작가회의 긴급 기자회견
[보도자료]
○ 발신: (사)한국작가회의
○ 수신: 제 언론사 사회부
○ 일시: 2019년 7월 27일(토) 오후 1시 30분
○ 장소: 삼성 서초사옥 삼성본관 정문
○ 문의: 한국작가회의(02-313-1486~7), 한창훈(010-9415-8093), 임성용(010-9239-6895)
1. 공정보도를 위해 헌신하시는 귀 언론사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2. 강남역 사거리 CCTV 20m 높이의 관제철탑 위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단식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입니다. 뼈가 드러날 정도로 몸무게가 빠지고 언제 쇼크가 올지도 모를 위험한 상태입니다. 그는 지난 7월 10일, 정년을 앞두고 절박한 심정으로 철탑에 올라갔습니다. 해고자 복직과 명예회복을 요구하며 죽음을 불사한 고공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3. 그러나 삼성은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감금, 폭행, 인권유린, 해고로 이어진 김용희 씨의 삶은 송두리째 파괴되었습니다. 삼성의 노조파괴와 노동자탄압에 맞서 삼성 해고자들은 무려 2,550일 동안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김용희 씨는 이미 생존의 한계에 부딪쳐있는 상황입니다. 부당하게 해고당한 한 사람의 노동자가 죽어가는데도 삼성은 교섭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근로감독 기관에서도 중재에 나서거나 대책 마련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4. 한국작가회의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모인 문인단체입니다. 글은 개인 창작행위지만, 작가들의 정신과 목소리는 창작을 넘어섭니다. 인간의 삶과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 곧 문학이기 때문입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고통을 알리고 눈물을 함께 나누는 것이 작가들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한국작가회의 소속 작가들은 폭우와 무더위 속에서 몸도 제대로 구부릴 수 없는 철탑에 갇힌 채, 힘겹게 몸부림치고 있는 한 노동자의 절규를 외면할 수 없습니다. 한국작가회의에서는 김용희 씨를 지지, 응원하고 복직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줄 것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5. 우리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바라고 박근혜와 최순실에게 433억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된 사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노조파괴, 노동탄압은 뇌물보다 더 추악한 범죄입니다. 더구나 노동자의 인권을 짓밟고 해고의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반도덕적, 반인륜적 범죄입니다. 노동자에 대한 죄를 짓고도 기업주는 처벌하지 않고 노동자들만 죽어나가는 나라! 촛불시민들의 힘으로 집권을 하게 된 문재인 대통령은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삼성이 해고자 복직을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정부가 방관하고 있는 탓도 큽니다. 김용희 씨의 문제는 단지 삼성그룹 차원이 아닌 엄연한 국가폭력이었습니다. 기업과 경찰, 국가가 결탁해서 노동자를 사지로 내몰았습니다.
6. 이에 한국작가회의에서는 삼성사옥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습니다. 삼성은 지금 당장, 대화와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정부에서도 책임 있는 자세와 해결 노력을 바라는 한국작가회의 기자회견에 귀 언론사의 많은 관심과 취재를 부탁드립니다.
-기자회견 순서-
사회: 임성용(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 삼성규탄, 교섭촉구 발언 : 이도흠(문학평론가, 한양대 교수)
- 투쟁발언 : 이재용 (삼성중공업 해고노동자)
- 고공농성 경과보고 :봉윤숙(시인. 한국작가회의)
- 김용희 노동자의 철탑시「인간새」낭독 : 김홍춘(시인. 한국작가회의)
- 성명서낭독 : 전비담(시인. 한국작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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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세계일류 노조파괴기업 삼성은 노동탄압 중단하고 해고노동자 김용희를 복직시켜라!
삼성은 과연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일류기업인가?
자본과 매출 1위 기업 삼성그룹은 한국을 대표하는 노조파괴 기업이다.
삼성이 망하면 한국경제가 망하고 국민들이 다 죽는가?
스티브 잡스가 죽었다고 애플이 망하지 않는다. 삼성 재벌가가 망한다고 삼성이 망하진 않는다.
그동안 삼성은 에버랜드 땅값 조작,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시도,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의혹이 있었고, 불법과 편법을 저질러왔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와 최순실에게 수백억 원의 뇌물을 갖다 바친 것도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해 권력과 공모한 범죄행위였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의 상고심 결과에 따라 다시 구속될 수도 있다.
민주노총과 민중공동행동은 지난 24일, 대법원 정문에서 ‘국정농단·배임횡령·분식회계·노조파괴 범죄자 이재용 재구속 촉구 1만인 대법원 탄원서 제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법원은 범죄자 이재용을 즉각 구속하라”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즉 삼성은 희대의 범죄자 경영승계를 위한 합병비율 조작, 분식회계 상장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과 횡령 등으로 그 범죄는 이루 말할 수조차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법원은 이재용에 대한 재구속 판결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디 그들의 범죄가 이뿐이던가?
삼성 해고자들은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노동조합 활동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납치되고 감금되고 폭력을 당했다. 회유와 탄압과 협박으로 가정을 파탄시키고 해고된 노동자의 삶 자체를 철저히 파괴했다. 이것은 그야말 야만적이고도 반인간적인, 반도덕적인 범죄였다. 인간성 말살의 인권유린 범죄였다. 이 세상이 범죄의 지옥이라면 악마도 오열할 일이 삼성에서는 다반사로 일어났다.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가 철탑 위로 올라간 지 오늘로 48일째다. 곡기를 끊은 지 55일째다. 1995년 삼성물산에서 해고통보도 없이 쫓겨난 이후, 복직을 요구하며 삼성본관 앞에서 단식을 했다. 1999년에도 단식투쟁을 하다 업무방해로 구속되었다. 아무리 단식을 하고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를 해도 들어주지 않았다. 2000년에는 명예훼손으로 두 번 째로 구속되었다.
김용희 씨는 7월 10일, 60세가 되는 정년을 앞두고 마지막 결단을 했다. 6월 3일, 무기한단식농성 돌입하고 나서 6월 10일, 강남역사거리 CCTV철탑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7월 27일 현재, 단식 55일차이다. “원직복직! 인권유린 사죄! 이재용 구속!”을 외쳤다. 죽음을 각오한 절규마저 이젠 힘을 잃어가고 있다. 몸이 마비되고 정신이 혼미해지고 있다. 정녕 삼성은 부당하게 해고된 노동자를 복직시킬 수 없단 말인가? 정부는 죽어가는 사람을 땅에 발을 딛게 할 수 없단 말인가? 이 나라와 이 사회는 어쩌면 이렇게 비정하고도 잔인하단 말인가!
삼성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게 독일에서 20억 원이 넘는 말을 사주었다. 노동자의 목숨값은 무엇인지 삼성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삼성의 이윤은 반도체 노동자들의 죽음에서 보듯이 백혈병과 혈액암으로 죽어가는 노동자들이 만들었음에도 삼성의 노조파괴와 노동탄압은 가히 경악스러울 정도였다. 삼성 노동자들은 삼성그룹의 무노조경영으로 노동조합 설립 자체가 불가능했다. 헌법으로 보장된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인 노동3권마저 법 위에 군림하는 삼성에서는 깡그리 짓밟혔다.
삼성이 세계일류라는 명품기업이 되지 못하고 독일산 명품 말에 눈독을 들이고 사기와 조작과 불법을 일삼는 악덕재벌, 부정부패재벌이 된 것은 ‘삼성공화국’이라고까지 불리는 무소불위의 자본을 앞세워 국가권력과 결탁한 결과이다. 김용희 씨 해고와 복직투쟁 과정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삼성 뒤엔 삼성을 비호하는 경찰이 있고, 경찰 뒤엔 사법부가 있고, 그 뒤엔 정부가 있었다. 삼성은 무슨 일이든 항시 정권의 비호를 받았다. 그러므로 김용희 씨를 비롯한 삼성 해고자에 대한 폭력도 국가폭력이다.
삼성의 ‘노동범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재판에서는 삼성 경영진이 신속대응팀 운영계획을 짜고 총력 지원하라는 지시가 있었음이 밝혀졌다. 삼성의 노조탄압에 항의하다 숨진 고 염호석 열사의 주검을 빼돌린 정보경찰도 있었다. 심지어 경찰이 삼성전자서비스에 채용되기도 했다. 이것이 세계일류 노동탄압 기업다운 삼성의 민낯이다. 삼성의 불법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만 삼성은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 정부가 법을 제대로 적용하고 공권력만 정의롭게 사용해도 기업의 횡포는 막을 수 있다. 자본가를 편드는 국가권력으로 인해서 자본가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치욕스런 짓을 되풀이하고 있다.
한 사람의 노동자가 위험하다!
촛불시민들의 힘으로 집권한 문재인 대통령은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은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김용희 씨를 하루라도 빨리 복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만일 삼성이 해고자 복직을 거부하고 교섭에 나서지 않는다면 기업으로써의 존재가치가 없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그동안 저지른 범죄에 대한 응분의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일본과의 무역 갈등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삼성과 같은 재벌을 보호하려고 일본을 규탄하는 게 아니다. 삼성이 국민들로부터 진정 사랑을 받고자 한다면, ‘인간적인 기업’ ‘노동자를 존중하는 기업’으로 거듭 나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자격이 있다. 노동자에게 해고 폭력을 휘두르는 뻔뻔한 기업이 어떻게 세계일류가 될 수 있겠는가?
한국작가회의 소속 작가들은 삼성과 문재인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 세계일류 노동탄압! 삼성은 사죄하라!
- 노조파괴, 폭행, 해고, 인권유린, 삼성을 규탄한다!
- 삼성은 즉각 교섭에 응답하고 해고노동자 김용희를 복직시켜라!
- 삼성 해고자 문제 해결에 정부가 직접 나서라!
- 김용희를 살리자!
2019년 7월 27일
한 국 작 가 회 의
★한국작가회의 기자회견 후 긴급규탄대회에 합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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