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인 허미옥 씨는 대구를 '이효상의 후예들의 도시”라고 불렀는데, 서정길 주교와 이문희 주교가 교구장일 당시에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줄곧 대구지역 보수성의 원천이 되어 왔기 때문이다. 특히 <매일신문>은 천주교 대구대교구에서 운영하는 언론매체로 대구의 '조선일보'라고 부를 만큼 편향적 시각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이 글은 대구에서 대안매체를 성장한 <평화뉴스>에 실린 기사로,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도 기사제휴로 게재한다- 편집자 | |
고담 유치원 12월 13일 오전 수업. 오늘의 주제 : 권력과 절친(더할 나위 없이 아주 친하다) 언론사 입사, 생존전략
학생 1 : 선생님, 선생님. 전 커서 권력과 친한 언론사에 입사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되나요?
사이비선생님 : '권력과 절친인 언론사 찾는 거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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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개그콘서트 '사마귀유치원' |
일단, 사회주요현상, 권력 교체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외면하는 메이저언론을 찾구요. 그 언론사와 호흡을 함께 하는 지역언론을 찾으면 되요.
특히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 한가지 색깔만 좋아하는 지역 언론사에서 입사시험을 치르고, 최종면접 단계에서 ‘침묵은 금입니다’라며 당당하게 주장한 이후, 합격하게 되면, 숨만 쉬고 보도자료만 재가공하면 되요.
서울로 진출하지 못했다고, 실망하지 말아요. 요즘 뜨는 4자 성어 ‘조중동매’에 묻어서 가면 되요. ‘매경’의 ‘매’가 아니라 내가 속한 ‘매’라는 자부심을 가지면 되요. 서울에 있는 것 보다 더 주목받을 수 있어요. 그렇게 하다보면 따뜻한 가족애, 지역사랑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요.
최근 파란색 당이 혼란에 빠져있어요. 원인은 수만가지인데, 핵심적인 내용은 선관위 서버를 공격해 투표방해 행위를 한 디도스 사태었거든요. 이로인해 파란색 당에서 대표의원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대표가 사퇴하고, 조만간 비상대책위원회로 운영이 된다고 해요. 정국이 혼란에 빠져 있죠.
이런 혼란을 더욱 부추기는 게 민심과 일부 언론이에요. 선관위 디도스 사태에 대해 <사설>, <칼럼>을 통해 “진상규명” “한나라당과 그 윗선의 몸통”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고, 경찰의 ‘어리버리’한 수사에 입을 모아 비판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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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일보> 2011년 12월 9일자 사설 |
그런데 ‘권력과 절친’인 우리는 그러면 안되요. 우리지역에서 대통령도 나왔고, 파란색당 100%, 다른 색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순수혈통 국회의원들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음 대통령도 이 지역에서 출마할 예정인 이 지역에서, 감히 어떻게 그들을 욕할 수 있겠어요?
‘우리가 남이가’라며 따뜻하고 성실한 ‘가족사랑’, ‘지역사랑’으로 그들을 품어줘야 해요. 우리라도 그들을 지켜야 해요. 여론의 돌팔매로 아파하는 이 지역 나리들을 위해 우리는 부화뇌동하지 말고, 벼랑끝으로 몰린 그들에게 손을 내밀고 어깨를 두드려주고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며 위로해줘요. 그리고 여론의 뭇매에 아파하는 우리의 절친, 그들의 입장을 대변해주면 되요. 그렇게 하면 권력과 절친인 언론인이 되고, 나중에 권력의 중심에 들어갈 수도 있어요.
학생 2 : 주변에서, 우리를 ‘파란색 당 텃밭’이라고 자꾸만 놀려요.
사이비선생님 : 그런 소리에 귀 기울이지 말아요. 최근 도시사람들이 아파트 주변이나 동네 근교에 텃밭을 가꾸며 친환경적이고, 친자연적인 삶을 살려고 하잖아요. 전국 각지에 파란색 당 텃밭이 여러 곳이 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역이 가장 비옥하고, 토질이 좋아요. 최근 나랏님의 형님인 ISD씨가 내년에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을 하면서, 이 지역을 텃밭을 더욱 비옥하게 만들고 있잖아요.
일부 언론에서는 ISD의 불출마 선언이 “검찰수사를 피하기 위한 면피용”이라는 어마어마하 괴담을 유포시키고 있어요. 즉 “ISD의 보좌관이 특정 기업으로부터 금품수수, 돈세탁 의혹을 받고 있어, 그 몸통이 아니냐”라는 것인데요. 우리는 그 괴담에 현혹되면 안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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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일보> 2011년 12월 12일자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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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신문> 2011년 12월 12일자 사설 |
나랏님이신 동생과, 자신이 소속된 조직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불출마’용단을 내렸다는 그 분의 말씀을 믿어야 해요. “파란 당의 쇄신과 화합에 작은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는 그 분의 말씀 속에는, 지역의 텃밭을 더욱 잘 가꾸기 위해 스스로 거름으로 거듭나겠다는 암시가 담겨 있는 것이에요.
그 결과 이 지역을 더욱 파랗고, 청명한 빛으로 물들일 수 있다는, 지역 텃밭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예측으로 여론을 만들면 되요. 그리고 2012년 대선까지 숨만쉬고, 그들의 목소리만 담아서 뉴스로 제작하면 되요. “우리지역 파란색 순수혈통에 이물질이 섞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열심히 보도해 보아요”
# 다시 현실로
‘누가 봐도 믿기 어려운’ 사실에 ‘침묵하거나 맞다’고 맞장구 치는 지역신문.
한나라당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는 선관위 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투표방해 사태, 경찰의 어물쩡한 수사에 ‘진상규명하라’는 말 한마디 없고,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불출마’선언이 ‘검찰 수사를 피하기 위한 면피용’행동이라 입을 모으는데, 유독 이 지역 언론만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용단’, ‘지역 정치권 다양성 확보 계기’라며 부추켜 세우는 지역신문.
아마도 개그콘서트 사마귀유치원 대구 버전 ‘고담 유치원’이 제작된다면, 이런 말들이 오고가지 않을까요? 맛깔나게 연기해 줄 최효종씨 섭외해봐야겠습니다.
허미옥 /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
<기사제휴/평화뉴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