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명 풍수소설 장편《點穴》
박신명의 풍수소설 《點穴》은 평소 대하기 쉽지 않은 소재를 다뤘다는 점에서 다소 생소하다. 다행히 근자에 <사주추명학>을 공부하고 있었는 터라 이해하기 수월했다. 그렇더라도 주로 남정네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고 또 그게 사실일진데 여자의 몸으로 진지하게 다룰 수 있었다는 사실에 좀더 주목했다.
작가 박신명은 단편 소설로 습작부터 시작했다. 물론 이전에는 詩를 창작했고 또 시낭송에도 적극적이었다.
ㅡ박 작가, 멋진 소설 기대해요.
라고 할 때마다
ㅡ저는 남들이 다루는 소재는 아니예요.
라고 묘한 여운을 주곤 했었다. 돌이켜보건데 아마도 '점혈'을 염두에 두고한 말이었을 게다.
풍수소설은 김종록 작가에 손에서 《풍수》(전5권)이 <나남출판사>에서 내놓음으로써 세간에 널리 알려진 소재이긴 하다.
소설 《풍수》가 다음과 같은 세평을 받고 있다면ㅡ이 땅의 '명당'은 피를 부르고 진실을 죽여왔다란 화두를 디밀어 출발했듯이 스케일 면에서 그리고 그창작 과정에서 이미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반면에 박신명의 《점혈》은 섬세하다. 여성작가의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는 느낌이다.
《점혈》은 크게 다섯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편 욕망의 덫
제2편 동행
제3편 수행
제4편 노상문답
제5편 긴 여로의 쉼표
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 나복만은 큰兄의 위중한 病魔 앞에서 혈육을 살려보려는 노력에 골몰한다. 큰兄은 겨우 마흔 여덟에 죽어가고 있다. 물에 빠지면 짚푸라기라도 잡는 법. 돌고돌아 아버지의 산소를 이장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용하다는 풍수를 수소문하여 이장하게 된다. 그러나 풍수 한경우와 최영범 두 사람을 거치며 지칠대로 지쳐민 갔다. 그들이 어설픈 지식으로 나복만을 기만했기 때문이다. 나복만은 누구를 믿을 게 아니라 자신이 풍수를 배우기로 작정하고 스승을 찾기에 이른다. 이 소설은 나복만이 스승 '일여'를 만나 공부하여 마침내 아버지를 모실 점혈을 찾게 되는 여정을 담담히 그려나가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