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역사] 카페
16세기 '커피 탄압' 이겨내고 이슬람 도시서 유럽으로 퍼졌대요
입력 : 2023.06.20 03:30 조선일보
카페
▲ 영국의 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는 사람들을 그린 1668년 그림. /브리태니카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4년 새 우리나라 커피 전문점이 5만1000여 개에서 9만3000여 개로 증가했다고 해요. 거의 두 배로 늘어난 것이지요. 커피와 차, 그리고 간단한 간식을 제공하는 공간인 카페는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요?
커피는 아프리카에서 중동을 거쳐 유럽으로 전해졌습니다. 커피가 아라비아 지역에 유입된 시기는 12세기쯤으로 추정돼요. 이후 중동 이슬람 문화권을 중심으로 커피 문화가 발달했고, 다마스쿠스와 메카, 이스탄불 등 서아시아 이슬람 주요 도시에 카페가 등장했어요.
커피는 16~17세기쯤 유럽으로 전파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슬람과 기독교 문화권 양쪽 모두 커피를 탄압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거예요. 16세기 초반 메카 영주는 커피를 마시면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돼 술만큼이나 위험하다는 이유로 커피를 금지했어요. 비슷한 시기 유럽에서는 가톨릭 성직자들이 커피를 '사탄의 음료'로 지정해 금지할 것을 청원했어요. 커피가 신자들의 믿음을 흔든다는 이유였어요. 하지만 교황 클레멘스 8세는 커피를 마셔보고 너무 맛이 좋다며 커피를 금지하기는커녕 오히려 극찬하고 축복하기까지 합니다. 덕분에 유럽 문명권에서 커피 이미지가 개선됐고, 17세기 전후 유럽 곳곳에서 카페가 등장하기 시작해요.
중동 문물이 유럽으로 유입되는 창구 역할을 했던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는 17세기쯤 카페가 등장했어요. 많은 문인과 예술가들이 카페에서 교류하며 영감을 얻었다고 해요. 영국에서는 유대인 사업가 제이콥스가 1650년 옥스퍼드에 카페를 열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후 학생과 귀족을 중심으로 커피 문화가 퍼져 나갔고, 많은 카페가 생겨났어요. 하지만 이 시기 카페 대부분은 1666년 런던 대화재 때 소실되고 말았어요. 이후 중국에서 차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영국인들은 커피 대신 홍차를 주로 즐겨 마시게 됐다고 해요.
카페가 가장 번성한 국가 중 하나는 프랑스였어요. 프랑스 최초의 카페는 1686년 소르본 대학 근처에 문을 연 '카페 르 프로코프(Caf�[le Procope)'예요. 카페 르 프로코프는 신식 난방 시설과 거울, 크리스털 샹들리에 등을 갖췄다고 해요. 프랑스를 대표하는 지식인 볼테르, 장 자크 루소 같은 사람들이 방문한 것으로 유명해요. 지금도 볼테르가 사용한 책상 등이 보존돼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유럽에서 카페는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지식인들이 대화를 나누고 교류하는 문학과 예술, 철학의 산실 역할을 했습니다.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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