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하자마자 전화를 했는데 에스더가 반갑게 비아냥거리면서 예주 목소리를 들려줍니다. 뭐야? 떡볶이 먹는다니 끈어야지 어떡해요. 30k 군장의 짐을 빼고 가볍게 백팩 트래킹을 나갔어요. 유흥주점들이 저녁 장사를 준비하고 있었고 엊그제 보쌈 집으로 바뀐 연안 식당을 처음 들어갔어요. 빡빡이네 패밀리가 반갑게 맞아줍니다. 가자미 보쌈 정식(18.000)인데 먹을 만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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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오픈했을 때 처음 사귄 친구예요. 장사가 안 돼서 4년을 버티다가 업종을 변경(꼬막-추어탕) 해서 재 오픈을 한 모양입니다. 필자는 가게 뺏기고 길거리에 나앉았는데 놈은 장장 4년을 버티더니 스스로 꼬막 집을 해체하고 언제 보쌈 집을 오픈한 것이여? 알바인 줄 알았는데 외동아들(21)이라고 하네요. "서방은 늙고 각시만 이뻐졌네. 자네 어디 아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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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잡아먹었다는 소리 안 들으려면 신랑한테 잘하라고 일러줬어요. 호기 있게 막걸리를 주문했는데 한 사발이 끝입니다. 알딸딸! 좋아요. 공원 분수대 물을 왜 안 트는 것이여? 지금 물벼락 맞으면 좋은데. 우 씨. 벤치에 앉았다 누웠다 몰래 담배도 피웠어요. 포스트모더니즘은 '근대 이후'라는 뜻도 됩니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근대는 '이성과 과학'으로 탄탄하게 구축하여 현대를 맞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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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과학의 대표주자를 꼽으라면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이 떠오릅니다. '여자가 왜 그래?"라고 어떤 무식한 꼰대가 시대착오적인 발언을 했다고 치자, 무엇이 문제냐면 그놈은 단순히 남녀의 성별을 말한 것이 아니라 유교적, 봉건적 성차별을 내포한 비하 발언이었다는 것을 우리 예주도 알 것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살펴본 결과 포스트모더니즘은 과학과 이성의 산물인 근대의 구조적 모순을 해체하고, 그 사각지대를 새롭게 해석, 특히 구조주의 언어를 해체하여 자유(해방)를 누린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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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글이나 작품은 작가의 의도 보다 독자의 해석이 중요해졌어요. 작품 자체의 감동보다 비평가의 평이 작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이유입니다. 필자가 20년 동안 문맥 구조를 했는데 문맥 구조는 단어를 쪼개 문장과 문장의 관계를 분석해서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지요. '인 크루지 오'나 카이에틱스트럭처는 비슷한 문장을 디테일하게 쪼개 보면 강조점을 부각하는 동심원 형태가 나오는 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당시엔 문맥 구조가 귀납법적 성경해석의 꽃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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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니 생각이고" 바야흐로 후기구조주의 시대에는 이런 나이스한 문맥 구조까지도 해체합니다. 고정된 건 없고 트랜스 한 세계가 특징인 포스트모더니즘은 세상에 객관적인 것도, 절대적인 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절대 공간과 절대시간마저 다 깨진 마당에 제발 내 것 만 이 진리라고 우기지 마시라. 물론 포스트모더니즘이 퍼펙트 한 철학인가? 아닙니다. 다만 '다름'을 못 받아들이고 '혐오와 차별'로 혼란만 야기하는 시대에 조화와 관용의 똘레랑스가 필요할지 모릅니다. 참아, 기다려, 대화하면서 대안을 모색해 보자고.
2024.8.5.mon. 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