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지역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 생존자 치유 그리고 지역 공동체의 심리적 안정을 돕기 위한 안산생명센터가 12월 20일에 문을 열었다. 이날 오후 2시에는 천주교 수원교구 안산생명센터의 축복식이 열렸다.
| | | ▲ 12월 20일 오후 2시 안산생명센터 축복식이 열렸다. 안산생명센터는 앞으로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은 물론 지역공동체 치유와 일상 회복을 위해 활동한다.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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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은 세월호 참사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지역이며, 수원교구 안산대리구 와동, 선부동, 완곡, 고잔동 성당에서도 22명의 희생자를 냈다. 때문에 이 센터도 16명의 희생자가 나온 와동성당에서 약 400여 미터 떨어진 안산시 단원구 와동로 101에 자리 잡고 있다.
안산생명센터는 지난 6월부터 21개 관련 기관 자문을 통해 기획했으며, 수원교구 204개 본당의 특별 헌금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했다. 운영은 수원교구 생명위원회가 맡는다.
안산생명센터는 2층 집단상담실 겸 문화공연장, 3층 개인상담실과 사무실로 구성됐으며, 앞으로 세월호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들 뿐 아니라 사고로 인해 고통 받는 안산 지역 시민들의 심리적 안정과 치유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 | | ▲ 안산생명센터 외경. 2층은 집단상담실 및 문화 공연과 강연 등을 위한 공간, 3층은 개인 상담과 사무실로 구성됐다. ⓒ정현진 기자 |
구체적으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검사 및 예술심리치료, 드라마테라피, 영성지도 등 ‘정서 안정 및 치유 프로그램’, 사별자를 위한 애도 및 치유 프로그램 등 상실감과 자존감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은 물론, 개인 상담, 공개강좌 및 특강, 영화 관람, 마을 대화 모임과 문화제 등을 통해 일상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축복식에 참석한 이용훈 주교는 생존자들과 희생자 가족 그리고 안산 지역 주민들의 상태는 죄책감과 상실감, 분노로 인해 매우 불안하고 우울한 상태에 있으며, 그냥 둔다면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면서, “센터를 통해 이들의 심신 안정은 물론,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회 건설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주교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사회의 상처, 절망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회와 안산생명센터의 의무일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생명을 살리는 세상을 위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관심과 후원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와동성당 신자이며, 세월호 희생자 김건우 군의 어머니인 노선자 씨(베로니카)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우리 가족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함께 있어준다는 말”이라면서, “가족들이 함께 모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마땅치 않은데, 이 센터가 힘들 때 언제든지 와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고 말했다.
센터장을 맡은 변옥경 박사(아가다)는 교육학을 전공하고 성폭력 상담 활동을 주로 해왔다. 그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프로그램을 강요하는 방향이 아니라, 가족들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함께 하겠다는 것이 지금의 유일한 계획”이라면서, “이곳은 많은 가능성을 갖고 출발하는 곳이며, 누구에게든 열린 곳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변 박사는 어느 희생자 어머니가 “위로의 대상은 우리가 아니라 오히려 세상에 더 많은 병든 이들이다. 하느님이 우리 아이들을 통해 세상의 빛이 되도록 쓰시는 것 같다”는 말을 해줬다면서, “안산생명센터의 주인이 우리가 아닌, 세월호 가족, 안산 지역 주민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인근 성당, 복지관 쉼터와 연계할 계획이며, 자원봉사자들이 교육을 받고 각 가정에 방문 상담을 나가고 또 필요한 상담을 연계할 수 있는 활동을 진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산생명센터는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전문 상담사 2명이 상주하며 상담을 돕는다. 또 휴게실과 개인 상담실, 강의실을 마련해 방문자들이 상담 외에도 머물며 편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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