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 “첫 단독 주연, 부담감 컸지만 편하게 찍었다”
- 김태희, 양동근 주연 <그랑프리> 언론시사회
배우 김태희가 첫 단독 주연을 맡은 소감을 전했다.
김태희는 7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그랑프리>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남자배우에 비해서 비중이 많은 작품을 처음 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부담감과 압박감이 있었다”며 “하지만 영화에는 우석과의 멜로 라인도 있고 말과의 이야기도 있으며 박진감 넘치는 경마 경주신도 있고 박근형, 고두심 선생님의 로맨스도 있어서 나를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겠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찍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여자 최초로 그랑프리 우승을 꿈꾸는 기수 서주희 역을 연기한 김태희는 “말에 대한 두려움이 워낙 컸었기 때문에 말 타는 연습을 하는 동안 정신적으로도 굉장히 힘들었고, 육체적으로도 말 등과 엉덩이가 닿는 부분이 마찰이 심해서 피도 나고 멍도 심하게 들어 고생을 많이 했다”고 토로했다.
김태희는 말과 연기하면서는 “분장을 똑같이 한 4마리로 말로 상황에 따라 말 잘 듣는 말로 촬영을 했는데도 말이 워낙 겁이 많고 예민한 동물이라 항상 긴장하면서 연기해야 했다. 또 말이 기억력이 좋아서 슛, 레디, 액션이라는 말만 나오면 불안해하면서 산만해져 나중에는 말이 가만히 있을 때 하나, 둘, 셋으로 바꿔서 촬영을 하기도 했다”고 말과의 연기가 쉽지 않았음을 전했다.
김태희는 영화 OST에도 참여한 데 대해서는 “원곡을 넣을까 생각도 했는데 어차피 극중에서 둘이 부르는 것이니까 직접 OST를 불러서 영화에 삽입하는 게 어떻겠느냐 의견이 나와서 한 번도 해본 적도 없는 데다 재밌는 경험이 될 것 같아 흔쾌히 수락하고 녹음했다”면서 “굉장히 재밌고 색다른 작업이었다”고 전했다.
화제가 된 양동근과의 키스신에 대해서는 김태희는 “촬영 당시 휴가철이어서 피서객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분들한테 너무나 좋은 선물이 됐던 것 같다”고 웃었다.
한편, 갑작스러운 이준기의 군입대로 급하게 투입된 양동근은 “교체 멤버이기도 하고 3년 만에 다시 카메라 앞에 서다 보니 여러 가지로 부담이 굉장히 심했다”며 “내가 봐도 어색한 부분이 많던데 그래도 양윤호 감독님 덕분에 몸풀기를 잘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가면> 이후 3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양윤호 감독은 “추석에 딱 맞는 영화라고 작정하고 만든 영화”라고 소개한 뒤 “두 배우가 말을 굉장히 사랑해줘 촬영이 수월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오는 9월 16일 개봉하는 영화 <그랑프리>는 경주 도중 낙마 사고로 아끼는 말을 잃고 큰 충격과 슬픔에 빠진 여기수 주희(김태희)가 기수를 그만두고 죽은 말의 유골을 뿌려주기 위해 제주도에 내려갔다가 그곳에서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안고 사는 우석(양동근)을 만나 그의 이해와 사랑, 도움으로 두려움을 떨쳐내고 다시 달릴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어 자신을 위해 희생한 우석과 자신의 꿈을 위해 새로운 경주마 탐라와 함께 여기수 최초로 그랑프리 우승에 다시 도전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비슷한 소재의 영화인 <각설탕>이 사람과 말의 교감과 우정에 초점을 맞췄다면, <그랑프리>는 사고로 실의에 빠진 여기수가 사랑을 통해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재기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결말이 눈에 보이는 뻔한 스토리도 흠이지만 인물의 감정변화를 밀도 있게 담아내지 못한 채 대충 넘어가는 식의 전개구조도 영화의 감동의 반감시키는 부분이다. 게다가 주인공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을 효과적으로 살려내지 못해 재미 역시 떨어진다. 털털하고 당찬 여기수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지만, 김태희의 연기는 시선을 잡아끌 만큼 강렬하질 못했다. 실의에 빠진 인물이라면 좀 더 예쁜 얼굴을 망가뜨려야 하지 않았나 싶다. 무엇보다 갑작스럽게 대타 투입된 양동근의 어색하고 어정쩡한 연기가 보는 내내 눈에 거슬린다.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키스신 역시 기대에는 전혀 미치질 못했다. 그나마 탁 트인 제주 바다와 푸른 초원에서 펼쳐지는 말들의 질주와 박진감 넘치고 역동적인 경주 장면은 볼만하다. 다소 과장되고 위험한 장면이지만, 충무로 최초로 촬영한 활주로 질주 장면도 인상적이다. 한편, 양윤호 감독이 해변 포장마차 주인으로 카메오로, ‘맹구’로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개그맨 겸 연극배우 이창훈이 경마장 손님으로 깜짝 출연해 웃음을 선사한다.
★ 출처 코리아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