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녘글밭] 06월 21일(수) '삼례의 억울한 옥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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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녘글밭] 06월 21일(수) '삼례의 억울한 옥살이는'

지난 13일, 박준영 변호사님은 ‘삼례나라슈퍼 재심사건’을 맡아 무죄를 이끌어 냅니다.

그리고 ‘형사보상금의 일부를 피해자들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힙니다.

살인범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한 세 님들이 받은 형사보상금의 일부를 내 놓은 것이지요.

이 세 님들은 강인구, 임명선, 최대열님입니다.

‘삼례 나라슈퍼 강도사건’은 지난 1999년 2월 6일 새벽에 일어난 강도사건으로 알려 졌읍니다.

이 사건으로 집 주인이었던, 당시 77살의 유씨 할머니가 질식사를 했으니까요.

사건 발생 후 9일이 지나서 이 세 님들은 체포됩니다.

그리고 재판은 일사천리로 진행됩니다.

같은 해 3월, 재판에 회부되어 대법원 선고까지 달랑 7개월 만에 끝이 납니다.

당시 세 님들은 각각 징역 3년에서 6년을 선고받고, 억울한 옥살이는 시작됩니다.

진범이 따로 있다는 첩보가 입수되었지만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로 서둘러 내사 종결됩니다.

결국, ‘삼례 나라슈퍼 강도사건’은 숱한 의혹만을 남긴 채 끝을 냈지요.

그 후 세 님들 모두 수감생활을 마쳤으며, 사건 기록마저도 폐기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다시 반전됩니다.

16년이 지난 2015년 3월, 경찰의 강압수사 때문에 허위자백을 했노라고 털어 놓습니다.

그리고 ‘억울한 누명을 벗고 싶다‘며 전주지법에 재심을 청구합니다.

그리고 2016년 7월, 재판부는 ‘청구인들을 무죄로 인정할 만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됐다’며

재심 청구를 받아 들입니다.

그리고 그 해 10월 28일, 장찬 부장판사는 무죄를 선고합니다.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이 세 님들은 사건 발생 17년 만에 겨우 억울한 누명을 벗게 됩니다.

상식을 뛰어 넘는 이런 개같은 경우가 버젓이 저질러졌던 우리나라입니다.

이 억울함을 알고 발로 뛰며 무죄를 이끌어 낸 님이 바로 박준영 변호사입니다.

지난 해 8월 13일, '박준영 변호사의 이런 삶'이란 제목으로 글밭을 일군 적이 있읍니다.

그 박준영 변호사님은 이런 말씀은 남기 셨지요.

‘이 사건으로 인해 가장 고통을 받은 사람들 중 하나가 유가족이다’

‘유가족들의 도움으로 무죄를 빨리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번 기부를 통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피해자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으면 한다”고요.

형사보상금 11억 4,000만원의 10%인 1억 4,000만원를 기부하기로 결정합니다.

피해자 유가족들께, 공익단체에 기부금으로 내놓기로 결정한 것이지요.

‘우리처럼 억울한 피해자’가 없기를 간절히 비는 님들의 마음이 담긴 것일 테지요.

하지만 나라가 저지른 잘못으로 돈을 받았다고 한들

어찌 님들이 보낸 그 억울한 시간과 맞바꿀 수 있겠나요?

나라가 저지른 잘못으로 목숨을 잃은 님들의 아픔은 또 어찌해야 하나요?

그래서 우리 모두가 ‘나라다운 나라’를 꿈꾸는 것일 테지요.

아무튼, 헌법 제1조를 바르게 세우고, 제10조를 제대로 지켜 나가야 합니다.

좋은 나라는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 세상에서, 더불어 잘 사는 것이니까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