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과 생각 사이/이서빈-
벌초하다 벌에 쏘여죽었단 소문은 화끈거리며 부풀어 오르길 좋아한다. 예초기가 프로펠러처럼 돌자 봉분에 푸른 머리카락들이 잘려 나간다. 망령이란 말 주책이란 말 이 푸른 장발 앞에선 당연한 어휘인 줄 몰랐었다. 그저 긴 풀들을 키워놓고 오솔길 하나에 묶여있는 무덤들. 벌집 쑤셨단 말 생각하는 사이 땅벌들 날아오른다. 우주 전쟁 한 장면같다, 말벌통 건드리면 살아서도 급하고 윙윙거리던 사람들 별빛 시퍼런 말벌 침을 생각는 사이 톡, 쏘는 심술같은 땅벌침 눈물에 이렇게 많은 땅별빛이 섞여있었다니 노랑얼룩무늬말벌살갗은 참 예쁘기도 하다 생각는 사이 노랑얼룩무늬 땅벌독이 퍼져 부풀어오른다. 윙윙거리는 땅벌날개와 붕붕거리는 말벌날개들의 공중전 아무리 몸을 숨겨도 그 작고 뾰족한 침 맞을 곳은 곳곳 비어있다. 부어오르는 속살결 곳곳 살아있는 숲에도 불쑥 부푸는 붉은무덤이 있다. 화끈거리는 생각을 하는 사이사이 그 작은 날개만 생각해도 굵은두드러기 불쑥 돋는 오후 늦가을 독에 쏘여 붉게 부푼 귀뺨과 눈두덩.덜미 독 빨수록 화끈거리고 따갑다. 지나가는 곳마다 풀냄새 난다. 붉은산자락 잠자리날개 돌아가는 소리들 시끄럽다. 말벌과 초침사이 땅벌과 예초기 사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