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엠파스 토탈사커 듀어든 기자의 한국대표팀 고트비 코치 인터뷰. 듀어든 기자가 묻고, 고트비 코치가 답했다.
여느 시점에 복귀하기로 결정했으며 왜 한국으로 돌아왔는가? 전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한국 선수들은 그 어떤 지도자에게도 이상적인 선수들이다. 그들은 배우기를 원하며 열정을 갖고 매우 열심히 한다. 한국 사람들은 대표팀을 사랑하며 국민들의 성원은 엄청나다. 축구협회 또한 대표팀을 향한 야망을 갖고 있다. 이런 복합적인 이유들과 베어백과 같이 일할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베어백 코치가 감독이 된다는 것은 내게 좋은 기회였다.
한국 대표팀이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축구적인 두뇌를 갖고 있는 선수를 선별해 내는 일이다. 그리고 한국 선수들이 갖고 있는 투쟁 정신, 육체적 강인함, 페이스, 에너지와 같은 것들을 축구적인 두뇌를 결합시키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우리는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문제해결 능력도 갖고 있는 선수들을 찾고 있다. 특히, 제대로 된 축구를 구사할 줄 아는 수비수를 찾아내야만 한다. 요즘은 중앙 수비수가 공을 배급하는 포지션으로 되어가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측면에서 플레이 하는 선수들은 공간으로 파고들며 수비수를 꽤 뚫어보고 있다. 마무리 패스를 해낼 수 있는 측면 공격수들과 미드필더들도 필요하다. 공을 안으로 침투시켜야 할 적절한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시야를 갖고 수비수 뒤로 돌아들어가야 할 타이밍을 알아챌 수 있는 선수들 말이다. 물론 그러한 상황을 마무리 지어줄 스트라이커도 필요하다. 한국 선수들은 K 리그와 대학리그에서 훈련되었다. 이들은 테크닉 훈련을 많이 하지만 그 훈련에는 기술적인 목적이 없다. 체력훈련도 많이 한다. 하지만 훈련의 과정에는 과연 이것을 어떻게 경기로 연계시킬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다. 선수들은 아무런 기술적 목적이 없는 5대 2 게임 같은 것을 하곤 한다. 한국에는 미드필드와 공격진에서 뛸 수 있는 여러 명의 선수가 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은 스트라이커도 아니고 그렇다고 미드필더도 아니다. 그들은 좌측에서 우측으로, 경기장 안에서 밖으로 뛰어다니지만 사실 아무 곳으로도 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기본적인 것들을 잘 해낼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을 선별하는 작업을 시작해야만 한다.
K리그 지도자들과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어떤 것들을 말해주고 싶은가? 베어백 감독과 내가 이야기했던 것 중에 하나가 K 리그 지도자들과 더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K리그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가 대표팀의 성공과 K리그의 성공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틀린 표현일지도 모르겠지만, 과거에는 국가 대표팀과 K리그가 다른 섬 위에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서로가 파트너라는 것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 한국 축구가 정상에 서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팀은 이렇게 훈련 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K 리그가 세계 축구의 흐름을 읽고 현대 축구의 요구를 깨닫기를 희망한다.
대만전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해달라. 우리는 그때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 없이 경기에 임했다. 또한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최고의 골키핑력을 가진 조재진도 없었다. 어쨌든 결과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대만전을 준비하는 과정은 훌륭했다. 젊은 선수들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게 전부가 아니었다. 우리는 실로 많은 것을 얻었다. 예를 들자면, 연습이 시작되기 전에 5~10분 정도의 미팅을 가졌다. 선수들에게 이 훈련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설명했고 각각의 훈련이 어떻게 설계되었는지도 설명했다. 우리는 선수들이 생각 없이 훈련장에 나와 이유도 모른 채 운동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을 시작하기를 바랬다. 여러 번의 소규모 미팅을 가졌으며 그림, 비디오와 같은 시각자료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것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는 각각의 선수들을 위해 특화된 여러 훈련 프로그램과 개개인에게 주어진 과제도 만들어냈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 팀은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조직화된 움직임을 보여줬다. 6~7골은 충분히 넣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냈고 기회를 허비하지도 않았다. 그라운드의 상태는 무척 좋지 않았고 경기장의 분위기도 까다로웠다. 하지만 우리는 3골을 넣으며 승점 3점을 챙겼고 심각한 부상도 당하지 않았다. 물론, 우리는 더 득점했어야만 했었고 더 공격적으로 전진했어야 했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다시 선수들에게 이야기할 생각이다.
베어백 감독은 처음에 많은 젊은 선수들을 소집했으나 약체 타이완을 상대하며 경험 많은 선수들로 팀을 구성했다. 이유가 뭐였는가? 젊은 선수들을 소집해 그들을 관찰하며 그들에 대해 알아가기를 원했다. 선수들을 시합에서 보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다. 우리는 훈련을 통해 선수들을 하루에 두 번씩 보았다. 그리고 전에 우리와 함께했던 선수들과 그렇지 않았던 선수들과의 차이점을 깨달았다. 젊은 선수들은 좀더 전술적이었고 좀더 영리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좀더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어떤 국가대표팀 감독도 중요한 원정 경기에서 경험이 없는 선수들로부터 원하는 결과를 얻고자 하는 위험을 감수 할 수는 없다. 우리에게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 천천히, 차근차근, 기회가 필요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 된다. 신영록과 같은 선수들을 소집하는 것은 대담한 결정이었다. 우리는 그가 국제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재능을 갖고 있다고 느꼈기에 그를 부른 것이다. 우리는 신영록의 상황을 알고 있고 그 또한 우리가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신영록은 국가 대표팀을 위해 플레이 할 기회를 갖기 전에 우선적으로 소속팀에서 활약해주어야 한다.
일본의 오심 감독은 다음 달에 열릴 예선에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소집하지 않았다. 그의 예를 따라가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시안 컵 예선을 통과하는 것이다. 예선을 통과한 후에 여러 친선 경기들이 계획되어 있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지금은 국가 대표팀에 최고의 선수들을 불러모아야만 한다. 이란전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결정은 그들만의 문제이다. 우리는 추세를 따라가며 결정을 내리진 않는다. 그저 우리에게 가장 적절한 결정을 내릴 뿐이다.
K리그가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K리그가 발전시켜야 할 것은 반드시 축구적인 문제만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축구장의 팬들이 많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팬들은 선수들에게 에너지를 주고 최선을 다하게 해 줄 수 있는 동기도 부여한다. 마케팅 또한 개선되어야만 한다. 우리 모두에게 그에 대한 아이디어는 있다. 당신도 이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K 리그는 MLS (Major League Soccer)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축구적인 면을 얘기해본다면, 더 수준 높은 외국인 선수들을 리그로 불러와야 한다. 어떤 리그에서든지, 외국인 선수는 자국 선수들 보다 훨씬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외국인 선수들이 프로페셔날한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그 주변에 있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어야 한다. K리그의 감독들은 매우 세심하게 외국인 선수를 선택해야만 한다고 말하고 싶다.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이 뛸 기회를 얻지 못하는 상황도 자주 볼 수 있다. 외국인 선수가 그 포지션에서 뛰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팀은 45명의 선수를 데리고 있지만 11~14명만 정기적으로 출전한다. 몇몇의 19,20,21세의 선수들은 국가 대표팀을 위해 뛸만한 재능을 갖고 있다. 축구경기의 실제적인 부분을 본다면 너무 많은 팀들이 수비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다. 누군가를 공격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선수들은 많은 에너지를 갖고 뛰어다니며 그라운드에서 전투를 벌이지만 이들의 움직임은 조직화 되어있지 못하다. 가끔은 누가 어떤 포지션에서 뛰는지 알기 어려울 때도 있다. K리그 팀들은 국제 축구의 흐름을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세계 각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플레이 스타일이나 훈련방식 같은 것들 말이다. 짧지만 더 효율적인 전술훈련을 해야 하고 계속해서 달리는 것은 배제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축구선수이지 육상선수가 아니다. 현대축구의 훈련은 작은 공간에서 공과 함께 움직이며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연습시키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훈련에는 방향과 목적이 있어야 하고 훈련은 실제 경기에서 발휘될 수 있는 기술을 습관화 시켜주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더 나은 축구 선수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러한 것들은 지도자 자신들이 만들어야 할 개별적인 선택이다. 결국, 지도자들은 결과로 평가 받게 된다. 외부의 누군가 내부에 있는 사람한테 선수들의 지도 방법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한 일이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축구 경기는 팬들을 위해 더 재미있어져야만 한다. 더 많은 골이 나와야 하고 더 공격적인 축구가 구사되어야 한다. 더 많은 선수들이 제대로 된 축구를 해야 한다. 그저 달리고 땀 흘리며 공만 차는 것 갖고는 안 된다.
K리그에서 누가 우승할 것 같나? 대답하기 쉽지 않다. 전기리그에서는 성남이 가장 조직화된 전력을 갖고 있었다. 성남을 보면 모든 포지션마다 재능 있는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고 그렇기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수원도 선수들을 영입하며 좋은 팀을 만들어냈다. FC서울 또한 하우젠 컵의 우승으로부터 심리적인 이점과 자신감을 얻을 것이다. 결국엔 울산, 서울, 수원, 성남, 이 네 팀이 수준 있는 전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네 팀은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리그, 특히 잉글랜드에 대해서도 똑같은 얘길 할 수 있다. 그렇다. 많은 것들이 얼마만큼 많은 돈을 투자해 어떤 선수를 사느냐에 달려있다. 리그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행해져야 할 많은 일들이 있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이 하룻밤 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함께 협력하며 그 시작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국가대표팀의 팬들은 대표선수들이 소속팀에서 뛸 때도 응원을 보내주어야 한다. 우리는 그들의 성원이 필요하다.
왜 저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2002년 이후, K리그는 아주 좋은 기회를 맞았었다. 그러나 경기의 수준이 떨어졌던 것이 문제였다. 진짜 축구팬들은 케이블 티비를 통해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수준 높은 축구를 보고 있었다. 그들은 별로 매력적이지도 않은 게임을 보기 위해 1시간씩 운전해서 경기장에 갈만한 의지를 갖고 있지 않았던 것 같다. 세계 축구의 추세 중 하나는, 팀이 기업에 소유되어 있을 때 팀 이름에 기업의 이름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지역사회의 성원을 얻기가 쉽지 않다. LG에서 바뀐 FC 서울이나 대구, 대전과 같은 시민 구단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승리는 팬을 불러오고 수준 높은 축구는 팬과 마케팅의 문제에도 도움도 줄 수 있다. 내가 K리그 팀을 소유하고 있다면 비싼 외국인 선수를 사오는데 쓰는 자금의 일부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싶다.
안정환의 이적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었다. 국가 대표팀의 지도자로서 그에게 어떤 충고를 해주고 싶은가? 충고는 이미 해주었다. 안정환은 그가 경기에 나설 수 있는 팀으로 가야 한다. 소속팀이 상위리그 팀이 아니더라도, 최고의 연봉을 받지 않아도 말이다. 이는 모든 선수들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면 소속팀에서 경기에 나서야만 한다. 벤치에 앉아서 대표팀의 부름을 기다린 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국 속담에, ‘용의 꼬리가 되는 것보다는 뱀의 머리가 되는 게 낫다’라는 속담이 있다. 매우 좋은 속담이다. 다음에 꼭 사용해야겠다!
한국어로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중이다!
그 밖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은 작지만 화합되어 열심히 일하고 야망도 있는 나라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을 갖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장들도 있고 세계 최고의 운동 선수들도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올바른 리더쉽이다. 개인적으로는 이것 또한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목표는 간단하다. 2007년에 아시아 정상에 서는 것이다. 올림픽에서 최종 8팀 혹은 6팀 안에 들고 다음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위치에 서는 것도 목표이다.
그때도 여기 있을 것인가? 그것은 결과와 상부에서 얼마만큼 만족하느냐에 달려있다. 우리는 이곳에 있다는 게 행복하고 다음 도전을 기대하고 있다.
이제 베어백이 감독이 되었다. 당신의 위치는 어떻게 변했는가? 예전에는 베어백이 서열 2위였고 내가 3위였다. 홍명보가 우리와 선수들 사이의 중간자 역할을 했고 이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제 베어백이 감독이 되었고 내가 그 다음의 위치에 있다고 느낀다. 홍명보 코치의 책임도 더 커졌다. 이 체계의 좋은 점은 우리가 4개의 대륙을 대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우 특별한 일이다. 이러한 점이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우리 모두는 정말 좋은 친구들이다. 나는 베어백을 12년도 넘게 알고 지냈다. 두 번의 월드컵을 함께 치렀으며 나와 베어백이 홍명보를 알게 된지도 5년이 되었다. 홍명보가 MLS로 갈 때 내가 도움을 주었다. 나는 그에게 영어를 배우고 다른 새로운 것들을 경험해 보라고 이야기했었다. 수원의 골키퍼 코치와 2년 동안 일하기도 했었다. 나의 지도자 생활 중 가장 힘든 시간을 그와 함께 나눴었다. 모든 구성원이 한국에서 오래 활동해왔고 한국을 이해하고 있다. 2006년은 그렇지 못했는데,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곳에서의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2002년에는 히딩크, 베어백, 나 모두 경험이 없었다. 전 세계의 지도자들을 골라 코치진을 구성해 보라고 한다면, 나는 현재 함께하고 있는 우리 넷을 고를 것이다. 이것은 내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커다란 경의의 표현이다.
영국사람도 한 명 필요하지 않을까? 하하 (웃음)
*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
첫댓글 좀 지난 기사인데 --ㅋ
ㅎㅎ
잘생기신 고트비 코치님~
고트비고치님 어느나라 사람이세요 ?
이란계 미국인으로 알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