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뵙기로 한 날은 꼭 1층에서 직원이 오기를 기다린다. 그런데 오늘은 아니다. 씻기 싫다고 약속을 취소하라고 하셨다. 점심 때 되면 후회할 게 뻔한데….
겨우겨우 설득해 샤워하고 준비하고 있는데 아버지께 전화가 왔다.
“출발했나?”
“예, 예.”
아직 준비하고 있는데 출발했다니! 짜장면도 아니고!
“김민정 씨, 아직 출발 안 했잖아요. 잠시만요, 제가 말씀 드릴게요.”
“네, 네. 히히.”
“아버님, 아직 출발 못 했어요.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 오는 날 아니요?”
“맞아요. 민정 씨 준비만 끝나면 출발합니다. 10시 조금 넘어서 출발하면 12시 전에는 도착할 것 같아요.”
“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네.”
아마 달력에 적힌 ‘민정이 오는 날’을 보고 손꼽아 기다리셨겠지. 오지 말라고 하신 게 엊그제 같은데 출발했냐고 확인 전화를 하시다니 놀라웠다. 기다리는 아버님 마음이 감사했다. 아버님께 전화를 받은 후 더 빨리빨리 준비하는 김민정 씨 덕분에 아버님 마음이 더 감사했다.
2025년 3월 17일 월요일, 구주영
지난 달 아버지 뵈었을 때, 달력에 동그라미 하고 오셨죠? 매달 딸이 아버지 보러 오겠다고 했고, 달력에 동그라미까지 치니 아버지께서도 그날을 기다리시나 봅니다. 멀리서 오는 딸을 기다려 주셔서 고맙고, 매달 오가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도우니 구주영 선생님 고맙습니다. 최희정
아버지 출발했는지 확인 전화 주셔서 고맙습니다. 딸 기다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아름
아버지께서 딸 오는 날을 기다리고 계셨다니 감사합니다. 민정 씨도 마음을 돌려 서둘러 준비하셨다니 감사합니다. 월평
[2025년 온라인 사례집]
김민정, 가족 25-1,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민정, 가족 25-2, 신년 인사
김민정, 가족 25-3, 밥 안 먹고 기다리고 있었다
김민정, 가족 25-4, 민정이 잘 지냈나
김민정, 가족 25-5, 다시 전화가 울리고
김민정, 가족 25-6, 출발했나
첫댓글 아버지가 먼저 연락할 여지를 남기셨군요. 김민정 씨, 아버지 만나서 이야기 많이 나누고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