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가는 내내 김민정 씨와 다짐했다. 오늘은 빵을 먹으러 가는 것이 아니고, 일하러 가는 날이라고. 몸과 마음을 단정히 하고 오후 4시쯤 가게에 도착했다. 사장님께서 생강청을 담으려고 생강을 깎고 계셨다.
“아, 오셨어요?”
“네, 안녕하세요?”
“안녕?”
사장님께서 오늘 김민정 씨가 온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계셨다가 방금 기억이 났다며 미안해 하셨다.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간단하게 알려주실 것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부탁드렸다. 그리고 오늘 배웠으니, 청소라도 하고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청소는 제가 좀 부담스러워서….”
“아, 그러면 테이블을 닦는 정도는 괜찮을까요?”
“네, 그 정도는 괜찮을 것 같아요.”
시작은 주방에 있는 것부터 소개해 주셨다. 소개를 하시면서도 민망하신지 “제가 누굴 가르쳐 본 적이 없어서요….”라는 말씀을 반복하셨다. 민정 씨도 “네, 네.” 하며 열심히 듣고 계셨다.
사장님께서 계산도 직접 해 봤으면 좋겠다며 계산하는 과정도 알려주셨다. 사장님과 같이 커피 내리고, 계산도 했다.
사장님께서 어색해 하시는 것 같아, 생강청 만드는 과정을 알려 달라 부탁드렸다. 마침 생강을 깎고 계시기도 했고, 과정과 완성품을 같이 알게 되면 좋을 것 같았다.
“생강을 이렇게 칼로 깎고, 여기 있는 믹서기에 갈아요. 그러면 생강즙처럼 되는데 이걸 설탕이랑 냄비에 넣고 고아요. 아, 곤다는 게 뭐냐면…. 계속 끓여요, 보글보글. 저으면서 끓이다 보면 타서 먹을 수 있는 생강청이 돼요.”
“네.”
딸기였으면 더 자세히 보셨겠지만, 생강에 큰 흥미는 없었다. 그 때부터 조금 지겨워 하시는 것 같더니 “아, 아.”라는 말을 시작했다. 뭘 먹자는 뜻인 것 같았다.
“김민정 씨, 오늘은 일하러 왔잖아요.”
“….”
대답 없이 테이블을 닦다가 또 “아, 아.” 하며 화를 내려는 분위기가 보인다. 일은 그래, 힘든 것이다.
“김민정 씨, 오랜만에 배우니까 힘들죠? 테이블 정리 끝내고 좋아하시는 딸기 음료수 마실까요? 딸기청도 담그시니까 딸기 음료는 어떻게 만드시는지도 배우고요.”
“예, 예!”
가만히 직원과 김민정 씨의 실랑이를 보던 사장님께서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도 다행이다. 안 좋게 보신 것은 아닌 것 같다. 딸기 스무디를 마시고, 사장님께 인사하고 돌아왔다. 오는 길에 다시 구직 의사를 물었다. 김민정 씨는 대답이 없다. 음료수에 푹 빠졌다.
길게, 30분 이상 일하는 것은 어렵다. 만약 김민정 씨가 일을 한다면 짧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할 것 같다.
2025년 3월 7일 금요일, 구주영
김민정 씨가 까페에 들어서서 나오기까지, 자기의 일로 여기고 자기의 일로써 사장님과 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니 고맙습니다. 사장님처럼 언젠가는 좋은 분과 함께 일하게 될 때를 기다립니다. 30분 이상이 되지 않는 일, 그래서 주어진 시간에 김민정 씨가 오늘처럼 자기 일로써 할만한 그런 일이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최희정
민정 씨, 오랜만에 카페에서 일했네요. 애쓰셨습니다. 신아름
사장님이 참 좋은 분 같습니다. 좋은 일자리 좋은 직장 동료 준비하시고 순적히 만나기 응원합니다. 월평
[2025년 온라인 사례집]
김민정, 직장(구직) 25-1, 계획 의논
김민정, 직장(구직) 25-2, 이웃들의 직장 방문
김민정, 직장(구직) 25-3, 청소는 아니야
김민정, 직장(구직) 25-4, 해 본 적은 없지만
김민정, 직장(구직) 25-5, 카페 일일 인턴
첫댓글 김민정 씨가 아는 분이 또 한 분 늘었네요. 김민정 씨, 이제 감기 걸리면 직접 생강차를 만들 수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