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코치카터, 스타워즈와 함께 제 인생 최고 영화라고 생각하는 영화가 있는데, 그것이 이
미라클이라고 하는 월트디즈니에서 만든 영화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잠깐 개봉했지만
월트디즈니의 "어린이관람가"라는 편견과 미국하키팀에 대한 정보만으로 금방 내렸던 영화죠.
2004년도 작입니다.
전 오늘 경기보면서 이 영화가 참 생각났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 허브브룩스(커트러셀)는 미국이 올스타팀을 구성하여 나간 경기에서 10:3으로
소련에게 참패를 한 후에 미국 감독으로 뽑힙니다. 미국팀은 망신창이가 됐었죠.
하지만 소련은 강했습니다. 15년간 지존이었습니다.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죠.
당연히 최고의 멤버들, 올스타를 재구성해서 대회에 나가야한다고 주장하는 기술위원회의 얘기를
"올스타팀은 개인기만 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들(소련)을 이길 수 없다"고 일축하고 강한 카리스마로
어린 대학 선수만을 뽑아 혹독하게 훈련시키며 실력에서 소련팀에 역부족인 상황을 강력한 체력과
스피드,팀플레이로 상대할 전략을 세우고 차근차근 실행해 갑니다. 그리고 대회 개막전 경기에서는
참패를 당하지만 일주일 후의 소련과의 결승전에서는 우승하며 기적을 이뤄냅니다.
웬지 우리 달라스와 겹치지 않습니까?
돈XX팀..큐반..올스타팀..수비가 안되는 팀...1억불 넘어갈 샐러리..
스퍼즈에 대한 경쟁의식으로 나날이 늘어가는 올스타선수들..
하지만 지금은 새 코치밑에서 달라스에서만 커온 선수들(노비,죠쉬하워드,다니엘스, 해리스, 자웁,
파웰,마샬,뱅가,포드콜진)과 테리,스택,뎀피어,그리핀의 영입파들이 있는 새로워진 달라스...
전 영화에서 브룩스코치의 이 말이 인상깊었습니다.
"단기전에서 실력을 향상시키려면 스피드를 키워야 돼"
그리고서 아이스 링크의 절반을 왔다갔다 하는 셔틀런을 시킵니다.엄청난 강훈을 시킵니다.
순수하고 열정있는 대학생이기에 이런 훈련이 가능했습니다.
우리나라도 2002년 체력과 스피드, 그리고 그 것을 이용한 압박으로 4강을 이뤄냈지요.
우리나라도 셔틀런으로 스피드와 체력을 키웠습니다. 그리고 튀는 올스타는 내어쫓고 성실한
박지성,이영표같은 선수들을 키웠습니다.
우리 달라스는 어땠습니까?
에이버리 존슨도 1차전 정상적인 지공으로 스퍼즈에 맞섰지만 87:85로 석패한 후에 용단을
내립니다.아예 스피드를 올리고 파커에 대한 수비력을 높이자.
그래서 데빈 해리스 - 제이슨 테리 - 죠쉬 하워드 - 노비츠키 - 에릭뎀피어의 스타팅으로
나옵니다. 데빈 해리스는 파커를 효과적으로 막아줬으며, 테리도 빠른 스피드로 3점뿐인 보웬을
제어해주었습니다. 3,4 차전 승리는 순전히 이들의 공입니다. 데빈해리스의 수비력으로 파커와
지노를 막아줬고, 그 돌파력으로 상대편이 라쇼나 나지는 내보낼 생각도 못하게 했습니다.
테리는 오늘 빅샷을 터뜨리면 나 재계약해야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두 포인트 가드가 돌파와
슛으로 저들의 정신을 빼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스타가 아닌 뭔가 부족해..라는 평을 받았던
테리와 스택하우스는 빅샷을 날려주고 있고, irk라고 놀림받았던 노비츠키는 MVP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작은 스피드를 극강으로 높인 덕이었습니다.
정말 이렇게 팀을 라인업변동과 운용만으로 바꾼
에이버리 존슨은 허브 브룩스에 버금가는 명장입니다. 왜냐하면 기초훈련없이는 이런 기책은
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독한 훈련과 감독에게 순종하도록 만들었기에 이런 일이 있는 것입니다.
바클리는 오늘 계속 말했습니다.
"Mavs are too quick and athletic for the Spurs.
The Spurs aren't going to get any quicker next game."
매버릭스가 스퍼즈에게는 너무 빠르고 잘 움직인다.
스퍼즈는 다음번 게임에는 이것보다 빨리 움직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요.
달라스의 전력 우위를 인정하는 말입니다.
사실 저는 부끄러웠습니다.
시즌 초 스퍼즈에 핀리가 갔을 때 저는 이랬습니다. 이런 제길슨...어떻게 이기라는거지?
1980년의 미국 하키기술위원회의 판단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객관적으로 전력이 떨어진다고
봤습니다. 전 시즌 초 디비전 우승팀 투표를 할 때 스퍼즈를 찍었습니다. 부끄럽게도
저에게는 저의 최고의 팀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습니다. 분석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를 보면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또 기적이라고 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달라스는 강합니다. 객관적으로 강합니다.
이제 그들보다 한 수 아래라고 접어줄만한 팀이 아닙니다. 소위 전문가들의 비꼼도 마감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되었냐고요?
에이버리 존슨과 그에 따라준 선수들과 코치가 이렇게 그들을 바꿔놓았습니다.
시리즈를 따내고 서부 파이널까지 가기 위한 9부능선을 넘었습니다.
사실이 그렇습니다.
7전 4선승제 시리즈에서 NBA 디펜딩 챔피언이 1-3스코어까지 몰린 경우는
역사상 13번이나 존재했지만, 그중에 단 2팀만이 시리즈를 가져갔다는군요.
1979년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의 워싱턴 (對 샌안토니오),
1995년 서부 컨퍼런스 세미파이널의 휴스턴 (對 피닉스)가 그들이지만 우리가
스퍼즈가 그 세번째 팀이 되도록 놔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이 시리즈를 빨리 끝낸다면 최후에 웃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가 우리의 해입니다. This is our time!!!!
P.S 그리고 미라클이란 영화 한번 DVD로 빌려보세요. 강추입니다.
첫댓글 솔직히 글 너무 잘쓰시는거 아닙니까?ㅎㅎㅎ
네 정말 캐감동입니돠 ㅠ.ㅠ
너무 멋지시당
방문] 은근히 미국우월주의가 풍기지만 영화자체로는 저도 괜찮게 봤습니다. 댈러스 강합니다. 너무강해서 약간 겁이날 정도로요. 정말 멋진팀으로 변신했네요. ^^;
방문//윗분 말씀대로 미국우월주의가 물씬 풍기는 영화지만. 저역시 감동깊게 본 영화입니다.
전 비행기 타다가 미라클 봤는데 괜찮더군요....."객관적으로 강합니다."에 올인...
방문//저 말씀하시는줄 알았네요...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