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송: 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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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 신부님의 서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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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창조 사업의 완성은 평화입니다.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김은혜 우리에게는 김군으로 불리는 22살의 여자아이
2012년 8월 15일 그날의 어떤 영상에도 쓰러진 여경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황00 여경은 김군에게 맞아서 정신을 잃어 쓰러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12주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증거는 없으나 정황상 그럴 수 있다는 판사의 판단으로 김군은
지금 제주교도소에 구속된 지 벌써 80일입니다.
지난 5월 10일 서귀포시 행정 대집행 때 경찰에 의해 김미량은
4주의 입원을 하고 그 후 십 여주 가까이 치료를 받았습니다.
김미량의 경우에는 경찰이 고의적인 부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그 경찰은 무혐의 처리 되었다고 합니다.
만약 입장이 바뀌어 우리들의 실수로 다쳤다고 한다면
우리는 구속입니다.
법이 공정 하다고 합니다. 공정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희망합니다.
정의가 평화가 함께 하는 날을 우리는 희망합니다.
12월 26일 목요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주례 강론 : 이*협
어제 본당에서 성탄 대축제를 지내고 그 다음날 이렇게
강정에 오니까 또 마음이 춥다는 것을 부인 할 수 가 없습니다.
(종이를 나누어 주시더니)
받아보시면 요즘 매체들을 통해서 다 들으셨을 것입니다.
보니까 굉장히 유행하는 코레일 파업 노동자들이 대자보를 써 붙인 것을
시작으로 해서 어떤 학생들 지식인들 그 사이에 글로서 이 사회의
부조리나 이런 것들을 표현하고 얘기 하는 것이죠.
그런데 지난주에 참으로 웃긴 ‘재미있는’ 이 아닙니다. 웃긴 우스운 일이
하나 발생했습니다. 혜성여고 라는 곳에서 우리 학생이 3학년 학생이
학교게시판에 대자보를 자신의 글을 써서 듣고 자신이 느꼈던 것들을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썼어 붙였는데 교장 선생님이 출근하면서
그걸 본 것입니다. 그래서 그 교장 선생님이 어떻게 하셨냐 하면
어떻게 하셨을 까요? 경찰에 신고를 했어요.
교장선생님이 자신의 학교 학생이 글을 써서 학교 게시판에 붙인 것을 보고
불순하다 내용이 안 좋다! 라는 생각을 하고선 경찰에 신고를 하셨습니다.
이름을 안 쓴 것도 아녜요. 바로 이렇게 이름까지 모두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오늘 이것을 읽어 드리고 우리가 스스로 판단하는 거예요
제가 뭐 설득을 하려는 게 아니라 이걸 읽어 보면서
도대체 내용이 어떠하기에 그 교장 선생님이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는지?
정말 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무엇이 문제 인지 우리가 한 번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들려드릴 수도 있지만 함께 눈으로 따라 읽으면서 이 학생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느끼고 참 부끄러운 일입니다. 한번 보죠.
‘대학생 언니 오빠들로부터 시작된 "안녕들 하냐?"는 안부는
이제 우리에게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우리들' 중 하나인 저는 그들의 안부에 답할 것입니다.
…
아니요. 저는 안녕했으나 안녕하지 않았습니다.
예, 맞습니다. 저는 민주주의를 운운하기엔
아직 사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심지어는 교육도 잘 모르는 고등학생입니다.
언제부터 내 의견을 내 목소리를 내는 데에 눈치를 봐야 하는 사회가 되었습니까?
공정하여야 할 국정원이 트위터 댓글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사실 앞에서도,
밀양에 계시던 할아버지께서 송전탑은 안 된다며 독극물을 드시고 돌아가셨습니다.
코레일 직원들이 단체로 시위를 했다고 단체로 일자리를 잃었을 때에도
저는 안녕했습니다.
오히려 그것을 덮기 위해 던지는 수많은 연예 가십거리들만을 보며 즐거워했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한심하게 여기며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나는 아직 어리니까. 내가 뭘 안다고 나서겠어?"
"지금은 시기가 아니야. 내가 집중해야 할 건 수능이야!"
내가 변명하던 사이 '안녕하다'고 하기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안녕하지 못했고,
언젠가는 저도 그 안녕치 못한 사회에 뛰어들어야 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습니다.
강자가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 척하고 외면해야 했습니다.
제가 제 생각을 이렇게 글로 옮기며 어른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모난 돌이 정 맞는 법이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눈치 보며 살아라."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 했던 우리의 600년의 역사를
우리 대한민국은 이제 청산해야 합니다.
국민의 말을 듣지 않으며 덮기에 급급한 권력에 대해 부당함을 이야기하고
그 권력을 되찾는 일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우리의 동생이 후에는 우리의 후배가
떳떳하게 정의를 이야기하고 그 정의를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더 이상 법과 정치 교과서에 등장하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의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조항을 보며 의아함을 느끼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는 우리도 부족하나마 작은 목소리라도 내야 합니다.
깨어 있어야 합니다. 저는 더 이상 "안녕하지 못합니다."
2013년 마지막 달, 유난히 추운 겨울의 끝자락에서
제자가 학생이 선배 중 누군가가 다시 한 번 감히 묻습니다.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혜성여고 3학년 △△△
그대로 예요. 제가 뭐 덧붙이거나 설명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 스스로 판단하세요.
과연 이 글이 3학년 학생이 게시판에 붙이고 후배들이
선생님들이 같이 이글을 읽고 어떻게 이런 불손 한 글을 쓸 수 있지 하고
경찰까지 부르고 신고까지 해야 되는 상황이었는지?
정말 교장선생님의 생각이 어떤지를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결코 틀린 글자 문자 하나를 찾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렇습니다.
고등학생이 썼다기에 는 정말 믿겨지지 않을 만큼 이 사회의 아픈 면들을
정확히 보고 있는 거 같습니다.
사랑으로 학생들을 가르치지 않고 출세욕에 눈이 먼 그 교장선생님을
통하여서도 우리 모두는 우리의 욕심 탐욕스러운 모습들을 또 한 번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정말 우리 학생이 썼던 마지막 한 줄처럼
2013년의 마지막 달 이제 5~6일 밖에 안 남았죠?
예년보자 한 달을 평균으로 내면은 추운 날은 추웠지만
따뜻한 날이 예년보다는 많다고 합니다.
그래도 유난히 추운 겨울 끝자락을 보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마음이 춥고 이 강정의 거리에서 저 미사를 하면서 들리는 저 차량의 소리 때문에
그리고 지금도 쿵쿵대는 저 건너편 공사장에서 돌을 깨부수고
돌을 깔고 하는 소리 때문이죠.
그리고 뭐 그리 대단한 일을 한다고 저렇게 한 시간 도 못 참고
신부님과 수녀님들 활동가들을 분주히 들어 나르는 우리 경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또 마음 한편이 시려오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불러 모으고
바로 당하게 될 시련들에 대해서 설명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때 무엇을 어떻게 말할지 걱정하지 말라고 용기를 주십니다.
아버지 하느님께서 성령을 통하여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실 것이라고 우리에게 그리고 그 제자들에게 말씀을 하십니다.
우리 모두에게도 이 같은 은총이 내려지기를 간절히 청하면서
그리고 주님의 탄생의 기쁨이 그 평화가 이 강정마을에 함께 하기를
기원하면서 이 거룩한 미사 함께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