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회귀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메모해 두었다.
가정부가 점심을 차려놨다고 방문을 노크하길래, 알았다는 말만 하고 먹지 않았다.
전날 저녁부터 하루종일 속을 비웠다. 준하가 일하는 곳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찾아가 보기로 하고, 아무것도 먹지 않고 다시 집을 나섰다.
집에서 1km 쯤 떨어진 곳에 있는 지하철역을 전날 봐 두었기에 거기를 향해서 걷기 시작했다.
15호선 지하철 역, 남동쪽 C출구 앞에서 지하철 노선도를 살펴보다가, 역사에서 나오는
한 사람에게 지금 이 역이 종점역이 맞냐고 물으니, 아니라면서 역이름을 가르쳐주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니, 거기에도 검문하는 직원들이 서 있었다.
중국에는 다수의 사람이 이용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입구를 담당하는 보안직원이 있었다.
첫째, 말이 안되니, 소극적인 자세가 될 수 밖에 없었고. 사실은 전날도 왔지만, 보안직원이
말을 걸었을 때, 버벅거릴 생각을 하니, 자신이 없었을 뿐더러 여권도 놓고 왔기에 돌아갔지.
마치 공항 보안검색대처럼 가방을 검색대에 놓고 들어가는 것까지는 보고 왔으니,
무턱대고 내려가서 검색대에 가방을 넣고 일단은 들어갔다. 교통카드를 대고 역사로 들어섰다.
지하철 노선도를 눈 빠지게 본 다음에 방향을 찾아서 올라탔다. 보라색 15호선~
가다가 환승역에 내려서 13호선으로 갈아 타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시간이 출퇴근 시간이라 사람이 어마어마했다. 하차역을 놓치면 안되니 급한 마음에
영어가 나왔다. 만국공통어 익스큐즈미가 통하는 순간이었다. 한 사람씩 물러나 주었다.
환승역에 내려서 13호선을 갈아타기위해 열심히 따라가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준하가 퇴근하고 있단다~ 그날은 시도해 본 것으로 만족하고, 그 자리에서 돌아섰다..
역사 밖으로 나와 기다리고 있으니, 준하 차가 도착했다. " 엄마~ 뭐 드시고 싶습니까?"
그 말에 콧등이 시큰했다. 속이 상해서 4끼를 굶고 아들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속깊은 아들이 말이 없을 땐, 그 속은 어미인 내가 더 잘 안다. 내일은 집으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으며, 전에 고관사택을 둘러보고, 두번 째 들렸던 집근처 공원을 산책하고 돌아왔다.
Mon can do anything.
첫댓글 말이 통하고,, 편하게 숨쉬고 사는 것도 큰 복이네요.
매일 말도 안 통하는 사람들과 장시간을 산다면 얼마나 힘들까요?
외국인들로 우리나라에서 취업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잘해주어야겠어요.
말도 안통하고, 부당하고, 억울하다면 얼마나 힘들까요?
나그네들에게 잘 해줘야겠어요. -_-
신혼초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되는 때에 남편과 말다툼을 하다가 백화점 지하 주차장에 놓아 두었던 차를 타지않고 혼자서 걸을 요량으로 주차장에서 나오다가 어찌어찌해서 집에 무사히 온 기억이 납니다. 한국사람들은 정으로 살기에 지금까지 왔습니다. 아무리 속상하셔도 절대로 밥은 굶지 마세요! 그러다 내몸이 상하면 누구탓도 못합니다! 모든 것은 대화로 천천히 풀어가다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오해일 수도 있고 생활 습관의 차이도 생겨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중국도 경제 발전을 눈부시게 하고 있는 중이기에 살아가기에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아드님 부부가 중국에서 자리잡고 잘 사시는 것 같아 대견하네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