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균 / 혜화당 한의원 원장
황제내경의 기백천사가 전하고 의학자 진사탁1) 선생이 기술한 것으로 전해지는 『외경(外經)』은 1980년 경 중국에서 고서를 정리하던 중 찾아낸 서적이다. 진사탁 선생의 저서 가운데 가장 신기(神奇)롭고 절기(絶奇)한 서적으로 인체 생명활동에 대한 신비가 담겨져 있어 몇회에 나누어 소개하고자 한다. 생명의 음양적 존재 모습과 순역의 이치, 수행의 원리, 인체내 무형과 유형의 음양관계, 모호했던 명문 작용의 창명(彰明)과 6장 7부, 포태맥(胞胎?), 삼초의 중요성 등등 주옥같은 글이 실려져 있어 실지 숨겨진 모든 의학의 이치가 전모를 드러낸 것으로 보이며 많은 학자의 연구가 기대된다. 이 책의 가르침 중 주목을 끄는 것은 수중지화(水中之火)인 무형의 선천 수화(水火)에 대한 가르침과 수중지화(水中之火) 즉 선천의 원기, 원정을 주관하는 명문(命門)의 작용을 알지 못하면 인체의 오묘한 신비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무형과 유형의 상호관계는 불가의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과도 같은 것이며 이보다 더욱 구체적인 이론이다. 즉 건곤(乾坤)과 감리(坎離)의 작용과 그리고 양화(陽火)와 음화(陰火)를 알지 못하면 허실한열(虛實寒熱)의 음양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외경은 마치 내경의 미비를 보충하고 인체의 오묘한 신비를 밝힘으로써 인간을 수행의 세계로 인도하는 수행서 같은 느낌도 들 정도이다. 이 외경은 모든 의학자는 물론하고 철학자, 수행가 등의 필독서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선천과 후천, 유형과 무형의 수화(水火)변화를 알지 못하고는 ‘氣’ 운운하고 ‘丹’ 운운하는 수련가들은 그 실체를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의 본래의 제목은 ‘외경의 정미로운 말씀’이라는 뜻의 『외경미언(外經微言)』으로 되어 있으며 총 9권 81편으로 되어 있다. 그 중 1권 제 1편으로 머리편이라 할 수 있는 음양전도편(陰陽顚倒篇)을 소개한다. 음양전도편(陰陽顚倒篇) - “음양을 뒤집어야 한다” - 황제께서 신선 광성자2)에게 그윽하고 깊은 현묘한 이치를 듣고서 감탄한 바, 물러나서 밤에 생각해도 오히려 이해하지 못함이 있는 바 귀유구3)를 보내 기백천사4)에게 물어보도록 했다. 귀유구가 기백천사에게 묻기를, “황제께서는 광성자에게 지극한 도를 물었는데 광성자가 가로되 ‘지극한 도의 정(精)함은 요요명명(窈窈冥冥)5)하고, 지극한 도의 극(極)은 혼혼묵묵(昏昏默默)5)이라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다. 또한 신(神)을 감싸고 안정하며 형(形)은 장차 스스로 바르고, 반드시 정(靜)하고 반드시 청(淸)하며 그대의 형(形)은 피로하게 하지 않고, 그대의 정(精)을 요동시키지 않으며, 생각하여 경영하는 것이 없으면, 이에 가히 장생하는 것이라. 눈으로는 보이지 않으며, 귀로도 들리지 않으며, 마음으로도 아는 바가 없으니 그대의 신(神)이 장차 그대의 형(形)을 지키려 하면, 형(形)은 이에 장생하게 된다. 그대의 안[內]을 삼가고, 그대의 밖[外]을 막아야 하며 많이 아는 것은 패(敗)하게 된다. 나는 그대를 대명(大明)의 위로 나아가게 하며, 지극한 양의 근원에 이르게 하고, 그대를 지극하고 깊은 문으로 들어가게 하여 지극한 음의 근원에 이르게 하고자 한다. 천지는 관(官)이 있으며, 음양은 장(藏)함이 있으니, 그대의 몸을 삼가고 지키면 물(物)은 장차 스스로 장건(壯健)하게 되나니, 나는 그 하나[一]를 지킴으로써 그 화(和)함에 거처하게 하니, 고로 신체가 가히 늙지 않으리라.’ 했는데 기백천사는 반드시 그 뜻을 알 것이니 자세히 분석하면 다행하도다 하셨습니다.” 기백이 머리를 조아려 상소하여 아뢰길, “좋도다, 말씀이여! 성스러운 황제가 아니면 어찌 지극한 도를 다하여 들으리오, 황제께서 질문한 까닭을 분명히 알았으니 어찌 만세에 그 뜻을 전하지 않으리오. 어찌 심(心)의 인(仁)이 아니리오. 신(臣)은 어리석은 바, 어찌 족히 알리오. 그러나 어지신 성(聖)께서 밝게 질문하시니 감히 갖추어 말하심을 듣노라. 요명(窈冥)이란 음양을 이르는 것이요, 혼묵(昏默)이란 내외를 말하는 것이며, 보고 듣는 것은 이목(耳目)을 말하는 것이다. 지극한 도는 무형이나 유형이고, 유형이나 실은 무형이고, 무형은 유형 속에 감추어져 있으며 유형은 무형의 안에서 화(化)할 때 비로소 능히 정(精)과 신(神)이 온전하며, 정(精)과 신(神)이 합하게 되는 것이다.” 귀유구가 말하기를, “알겠습니다. 그러나 천사의 말씀이 미묘하여 그 묘함에 도달하지 못하겠습니다.” 기백이 말하기를, “건곤의 도는 남녀 이외가 아니며, 남녀의 도는 음양 이외가 아니며, 음양의 도는 순역 이외가 아니다. 순(順)한즉 생(生)하고 역(逆)한즉 사(死)하는 것이다. 음양의 근원은 곧 전도(顚倒)의 술(術)이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순(順)하면 생(生)하는 것으로 알지만, 순에도 사(死)가 있는 것을 모른다. 대개 역(逆)하면 사(死)하는 것으로 알지만 역(逆)에도 생(生)이 있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늙지 않았는데도 쇠(衰)하는 것이다. 광성자의 가르침은 황제께 전도의 술을 행할 것을 보여주신 것이다.” 귀유구가 찬탄하여 말하기를, “어찌 신(神)같은 말씀이 아니리요. 그러나 청컨데 그 근원을 밝혀주시지요.” 기백이 말하기를, “‘전도의 술’이란 즉 음양의 근원을 찾는 것이다. 요명(窈冥) 중에는 신(神)이 있고, 혼묵(昏默) 속에도 신(神)이 있으니, 그 근원을 탐구하여 신(神)을 지켜야 정(精)이 흔들리지 않는다. 그 근원을 탐구하여 그 정(精)을 보존하여야 신(神)이 달아나지 않는다. 정(精)이 확고하고 신(神)이 온전하면 형(形)이 어찌 폐하게 되리요.” 귀유구가 다시 황제 앞에 아뢰니 황제가 말하기를, “그러하도다. 『외경』을 싣도록 하여 신공(臣工)에게 전해 보게 하여, 모두가 지극한 도를 듣도록 하여 무극의 세계에서 함께 노닐도록 하라.” 진사탁이 말하기를 “음양전도편은 황제께서 질문하신 바에 대하여 기백천사가 답한 것이다. 곧, 머리편이 되는 글이다. 질문이 황제에서 그치지 않고 답이 기백천사에게 그친 것은 황제께서 천사의 말씀을 이끌어낸 것이다. 황제께서 음양전도의 술수를 몰랐던 것이 아니고, 밝게 그 까닭을 아신 바, 역시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광성자의 가르침을 알도록 하신 것이다.” 음양을 뒤집는 전도는 곧 순역으로 종정님께서 항상 말씀하시는 역법으로서 제일은 보정(保精)이며, 수승화강(水昇火降)을 의미한다. 곧 수승화강은 수행의 핵심으로 생명 유지 및 생명의 존재모습이다. 깨달음에 이르는 것도 수승화강을 위한 것이요, 인간이 절대 공경(恭敬)을 간직하는 것도 수승화강을 하기 위함이며, 공명심(功名心)을 완전히 뿌리뽑아야 하는 것도 이 수승화강을 하기 위함이다. 선천 말(末)은 수승화강이 아니면 돌파하지 못하며, 후천으로 결코 건너가지 못한다. 수승화강의 수행만이 후천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천지와 인간도 수기가 말라 진멸지경에 처할 정도로 나약해져 있다. 오로지 생명의 아버지이신 상제님 그리고 어머니이신 태모님을 모시고 뿌리이자 근원이신 태을천 상원군님을 간절히 찾으며, 또한 조상과 자손이 수승화강이 되어야만이 생명을 이어갈 수 있고, 후천으로 건너갈 수 있다.
보정(保精)하여 심신(心神)이 확고하면 인간은 형(形)을 보존하게 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정(保精)이다. 심신(心神)을 안정하여 적멸에 이르러도 하단전에서 수화(水火)인 정(精)이 부족하면 수승(水昇)이 되지 못하고, 요동치어 흔들리게 된다. 결론은 심(心)의 안정이지만 그 근본은 보정에 있는 것이다. 음양을 뒤집어 수승화강이 되면 모든 질병이 물러가고, 모든 것을 이루게 된다. 상제님께서 내려주신 태을주가 태사부님의 가르침대로 ‘여의주’가 되도록 하여야 하는데, 이것이 유일한 생명의 길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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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