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金로 된 편종編鐘이 소리 울리고 ,
옥玉으로 된 편경編磬이 그 울린 쇠 소리를 거두는 것이다.
金聲玉振 금성옥진
'조화와 융합'의 의미로 또는 '지덕智德의 합일合一'이라는 공자사상을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
孟子曰: 맹자왈
伯夷, 聖之淸者也; 백이 성지청자야
伊尹, 聖之任者也; 이윤 성지임자야
柳下惠, 聖之和者也; 유하혜 성지화자야
孔子, 聖之時者也. 공자 성지시자야
孔子之謂集大成. 공자지위집대성
集大成也者, 집대성야자
金聲而玉振之也. 금성이옥진지야
집대성集大成이라 하는 것은
마치 아악雅樂에 있어서 쇠로 된 편종編鐘의 소리가 울려 퍼지면, 옥玉으로 된 편경編磬의 소리가 그 울려 퍼진 소리들을 품안에 다 주워 담는 것과도 같다.
金聲也者, 始條理也; 금성야자 시조리야
玉振之也者, 終條理也. 옥진지야자 종조리야
금성金聲이라고 하는 것은 시작하는 조리條理(질서감)이고
옥진지玉振之라고 하는 것은 그 울려 퍼진 소리를 품에 안는 마무리의 조리이다.
始條理者, 智之事也; 시조리자 지지사야
終條理者, 聖之事也. 종조리자 성지사야
시작하는 조리는 지혜의 사건이고, 마무리짓는 조리는 성聖의 사건이다.
智, 譬則巧也; 지 비즉교야
聖, 譬則力也. 성 비즉력야
지혜라는 것은 비유하자면 기교라 말할 수 있고, 성聖이라는 것은 비유하자면 기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由射於百步之外也, 유사어백보지외야
其至, 爾力也. 기지 이력야
其中, 非爾力也. 기중 비이력야
지금 백 보 떨어진 곳에서 활을 쏜다고 해보자!
화살이 과녁이 있는 곳까지 도달하는 것은 기력의 덕분이다.
그러나 과녁의 정중앙을 꿰뚫는 것은 기력의 덕분이 아니라 기교의 덕분이다.
-孟子 萬章章句 下-
맹자왈
'네 사람이 모두 성인聖人이라 할 수 있겠지만, 백이는 성聖의 순결함을 구현한 자이고, 이윤은 성聖의 적극적 책임감을 구현한 자이고, 유하혜는 성聖의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조화를 구현한 자이다.
그런데 공자는 이 세사람의 순결함淸과 책임감任과 조화감和을 때時에 맞추어 모두 구현하는 시중時中의 성인聖人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공자를 집集하여 대성大成하였다고 일컫는 것이다.
집대성集大成이라 하는 것은 마치 아악雅樂에 있어서 쇠로 된 편종編鐘의 소리가 울려 퍼지면, 옥玉으로 된 편경編磬의 소리가 그 울려 퍼진 소리들을 품안에 다 주워 담는 것과도 같다.
[도올案: 金聲而玉振之也의 '성聲'은 쇠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을, '진振'은 '떨친다'는 뜻이 아니라, 중용 26장에서 '振河海而不洩'이라 할때와 같이 황하와 황해의 드넓은 물을 품에 안듯이, 울려 퍼진 소리를 수렴한다는 뜻이다.]
금성金聲이라고 하는 것은 시작하는 조리條理(질서감)이고
옥진지玉振之라고 하는 것은 그 울려 퍼진 소리를 품에 안는 마무리의 조리이다.
시작하는 조리는 지혜의 사건이고, 마무리짓는 조리는 성聖의 사건이다.
지혜라는 것은 비유하자면 기교라 말할 수 있고, 성聖이라는 것은 비유하자면 기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 백 보 떨어진 곳에서 활을 쏜다고 해보자! 화살이 과녁이 있는 곳까지 힘차게 도달하는 것은 기력의 덕분이다. 그러나 과녁의 정중앙을 꿰뚫는 것은 기력의 덕분이 아니라 기교의 덕분이다.
그러니까 활을 쏘는 데는 반드시 기력과 기교가, 성聖과 지智가 구비되지 않으면 안된다.
공자께서는 이 양면을 다 구비하셨기 때문에 우리가 집대성자集大成者라고 일컫는 것이다.'
종소리로 퍼뜨리고, 경쇠로 거두어 그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종으로 소리를 낸다는 것은 처음에 조리있게 시작하는 것이요,
경쇠로 거둔다는 것은 조리있게 끝맺는다는 것이니,
조리있게 시작한다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의 일이요, 조리있게 끝맺는다는 것은 성인의 일인 것이다.
음악에 비유한다면, 음악을 시작할 때 종을 울려 소리의 조화를 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음악연주가 끝날 무렵이면 경磬이라는 돌로 만든 타악기를 쳐서 음악을 정리한다. 이것을 오케스트라에 비유한다면, 수많은 악기들 나름대로의 다양한 소리로 한꺼번에 낼 경우 음악으로서의 효용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지휘자의 신호에 따라 소리를 내야 할 부분과 내지 말아야 할 부분을 구분하면서, 강약과 고저를 조화롭게 한 후, 마지막에 가서 완전한 악곡으로 정리되면 그것이 하나의 완전한 예술작품으로 느껴질 수가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성격을 갖는 것을 시의적절하게 이용하여 하나의 조화로운 구성체가 되도록 하는 것이 지휘자의 임무인 것이다. 고로 성인聖人이 백성을 다스리는 것도 이러한 방식이어야 한다.
자신이 이미 정한 방식을 고집하면서 융통성 없이 처신하기보다 세계의 다양한 요구를 조화롭게 수렴하면서 분쟁의 소지를 줄이는 것이 사회적 안정을 가져다주는 기본적 요인이 될지니...,

금성옥진 金聲玉振
庚辰 菊秋 時習齋 主人 靑泉 鄭雲在 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