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인터뷰 나오고 나서 노회찬의원이 김근태의원에 대한 부분에 특히 강조를
두고 사죄의 글을 썼더군요.
명문대 보다 더한 "명문고"의 결속력을 보는 것 같아 약간 씁쓸합니다만,
정치적 입장과 위치가 다르다고 해서 선배를 마구 비난하는 것 보다는 낫겠지요.
일간 스포츠에서 퍼왔습니다.
[정덕상 취중토크] 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지금까진 예고편… 사고 한 번 칠것"
열일곱 살 때 유신반대 투쟁에 나선 이래 학생운동, 노동운동, 진보정당 설립운동에 보낸 30년. 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의 인생은 외길이었다. 그는 스스로 "진보 정당의 국회 진입은 살아 생전에 이루지 못할 것 같던 꿈"이라고 했다. 그의 나이 올해 48세. 진도가 예상 밖으로 빠르다.
"이념적 대결의 시대가 끝났지만, 평생 사회변혁을 꿈꾸며 활동가들의 모범이 됐던 레닌, 호치민, 저우언라이를 여전히 존경한다"는 그에게 여의도 국회는 무엇일까. 그는 "국회는 젖과 꿀이 흐르는 특권과 기득권의 천지가 아니라, 지배계급의 대표선수들과 사생결단의 격전을 치러야 하는 전투장"이라고 했다. 여전히 바람부는 광야에서 서성이는 그를 민주노동당 당사 근처 포장마차에서 지난 22일 4시간동안 만났다. 노 총장은 재산이 730여만 원뿐이었지만, 국회의원 당선 기념이라면서 술값을 내겠다고 했다. 민노당을 출입하는 오미정 기자는 소주병을 8병이나 깠다. /편집자 주
지난 22일 민노당사 근처 포장마차에서 만난 노회찬 민노당 사무총장은 '지금까지는 예고편이었다. 국회 들어가면 사고를 칠까 말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생활이 곤궁하면 오만가지 생각이 들 텐데 인생이 역전된다는 로또복권 사 봤어요.
▷ 확률이 적잖아. 로또 사느니 민노당 집권에 돈 거는 게 빠를걸. 또 당첨되면 아마 (당에서)당규 위원회에 제소하니 그럴 거야. 고리타분한 당이거든.
웬만하면 옷 좀 장만하시죠. 매일 똑같던데.
▷ 양복 두벌하고 속옷만 있어요. 식목일날 나무 심으러 나오라는데 잠바가 없는 거야. 황당했지. 교복만 있고 사복이 없는 고등학생이지. 옷사는 건 너무 아까워.
1973년 경기고 1학년 때 유신반대 운동을 했다는데, 뭘 알고나 한 거예요.
▷ '전쟁을 겪은 소년은 더 이상 소년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잖아. 내가 빠른 게 아냐. 유관순 누나는 16살 때 만세불렀잖아. 그 때 만세운동이 요즘 운동권 아닌가?
그래서 뭘, 어떻게 했는데요.
▷ 당시 현실 비판적이던 잡지 <다리>의 주간인 김상현 의원, <씨알의 소리>를 내던 함석헌 선생, 선우휘 조선일보 주필을 찾아갔지. 보통 사람들이 아닌 것 같아서. 교복입고 갔는데 다들 "다 좋은데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가라"는 등 허접한 얘기만 해주더라고. 자존심만 구겼지. 백기완 선생이 흥사단에서 연설하는 걸 듣고, 정치화된 고교생 시절을 보냈어. 성경구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귀있는 자는 들으라>는 제목으로 유인물 만들어 버스타고 다니며 돌렸지. 나이 더 들었으면 못했을 거야. 경기고 출신이지만 우린 육두품이고, 고승덕 변호사 같은 사람이 성골이지.
간당간당하게 당선됐는데, 끗발이 그 정도입니까. 아니면 당내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겁니까.
▷ '비례대표 8번은 말도 안 된다' '탈당하겠다'는 지지자들도 있었어요. 처음이니까 당원들이 노동자 농민의 계급적 상징성이 있는 대표를 뽑았던 거야. 내가 밀렸다고 해도 그 정도는 소화할 내공이 되지. 남자 4번인데 1, 2, 3번은 노동자 농민 그렇고 직업적 운동가는 4번인 거야.
평생에 국회의원 될 줄 알았어요?
▷ 30년 동안 이 일을 했지만 살아 생전에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어. 우리는 애걸복걸하며 이당 저당 옮겨 다니는 사람들이 아니잖아. 국회의원 됐으니 '사고 한번 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 지금까지 보여준 건 예고편이죠. 진검을 뽑아, 말아 고민 중입니다.
보름 일하고 한 달 월급받은 기분이라고 했는데요? 횡재한 건가요.
▷ 국민들이 앞으로 할 일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표를 준 것 같아요. 보름 일한 것을 평가해 보니 앞으로도 잘할 것 같다 그런 의미죠.
부자들이 증오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했는데요.
▷ 그런 게 있었나? 가볍게 한 얘긴데. 반어법인데. 그냥 좀 세게 한 겁니다.
부자라고 하면 막연한데, 민노당의 기준이 있어요?
▷ 현금 10억, 공시지가 기준 부동산 10억 이상 보유자를 부자로 간주합니다. 전체 국민 중 5만 명밖에 안 되요. 민노당 정책은 쉽게 말해 월요일 아침부터 골프장 가고, 한달에 한번씩 빌딩 임대료 받으러 다니는 사람들에게 세금 더 내라는 거예요.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 회장이 과속으로 걸렸는데 2000만원 벌금을 물었데. 벌금이 소득에 따라 다르다. 다시 말해 우리가 과속 걸리면 7만 원, 재벌 회장은 1000만 원 그런 거지.
세금도 별로 내 본 적인 없는 사람들이 세금얘기 한다고 하면 답변이 궁색할 텐데요.
▷ 세금은 노동자 직장인이 더 냈어요. 나도 용접공할 때 세금 꼬박꼬박 냈어.
고정 직장을 다니기나 해보고 하는 말입니까?
▷ 왜 이래, 81년부터 85년까지 용접공으로 일했어. 그때 아다리 걸리고 그랬어. 빛을 많이 쐬면 아침에 눈 빨개지고 그러는 걸 아다리라고 하지. 마누라 젖 넣으면 괜찮다고 하더라고. 육체 노동을 철야로 하면 아침에 핏발이 서요. 이유없이 화가 나고. 그 다음부터는 수배자가 되는 거지.
아디리 걸렸을 때 만감이 교차했겠네요.
▷ 나도 잘 나갈 때는 이화여고 강당에서 첼로 키고 그랬던 사람이야. 참 만감이 교차하지. 마누라라도 있어야 젖을 넣지. 그러다가 경찰이 들이닥치면 도망가야 하는 수배자 신세….
그때 부인을 만난 거예요.
▷ 중졸인지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더라고. 15살 때부터 공장 다니고, 해고 노동자 협의회에서 사무국장을 했으니 노동운동의 선배였지. 88년에 만났어요. 없는 돈에 다방커피 자장면 생맥주 사줬는데 퇴짜 맞고 절치부심 칼을 갈아 몇 번 더 시도해서 다음해에야 마음을 얻었지. 그래서 89년도에 결혼했어요. 내가 34, 처가 36살이었지. 지금은 '여성의 전화'에서 일해.
혼전 동거도 했나요.
▷ 노코멘트 다른 얘기 없나.
'인생에서 가장 성공한 게 결혼'이라는 립서비스 말고 구체적인 애정표현은 어떻게 해요.
▷ 아침마다 얼굴에다 뽀뽀하고. 습관되니까 그렇게 하고 나와야 돼요.
-자녀가 없던데요.
▷ 내가 수배자라서 따로 살았지. 결혼하고 1년도 안 돼서 감옥갔고. 나오니까 생물학적으로 안 되는 나이가 됐더라구. 아내 나이가 40대니까.
한나라당에 있는 노동운동 출신들에 대한 평가 좀 해주세요.
▷ 김문수 의원은 위대한 사람이었어. 성실하고 전투적이었지. 어정쩡한 후배들이 김문수 욕할 때 '느그들이 욕할 자격이 있냐'고 내가 핀잔 줄 정도였지. 감옥에 있을 때 "막스 레닌 읽지 말고 토플러 읽어보라"며 책도 넣어줬는데, 출감해서 진보정당 계속하자고 찾아갔더니 "나는 집안에 죄인이다. 살아 생전에 실현하지 못하는 건 자존심과 이상을 만족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내 길 가겠다"고 하더라. 그 후엔 조선인 형사가 일본인 형사보다 더 무섭다는 식으로, 자기가 버린 곳이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가 잘 안되길 바라는 것 같아. 이재오 의원은 민중당 때부터 '집권여당에 가서 사무총장을 할 만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다. 성격이 능글능글해서. 그런 말은 욕이었거든. 그런데 진짜 그렇게 된 거야. 그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줘야지. 기소중지자에게 자수 기간을 주듯이, 지켜 볼 거야. '이 기간에 자수하면 죄를 안 묻는다. 자수하여 광명찾자.'
당내에서 노선투쟁이 본격화될 텐데요.
▷ 노선투쟁에서 이기려고 해. 내가 취하고 있는 노선이 건강하고 대중적으로 상식적이라 생각하니까.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과 피튀기는 논쟁을 벌일 텐데요.
▷ 총선 끝나고 전 씨가 "전여옥입니다. 제가 노회찬 씨 팬입니다"라면서 전화했어요. 다른 사람 같으면 맞장구쳐 줬을 텐데 차마 "저도 전여옥 씨 팬입니다"란 말이 안 떨어지더라구. 내용 없는 대화만 했다. 박찬숙 씨도 만났다. 나보다 연상인데 내 손을 잡고 "오늘을 기다렸습니다" 하더라구요. 오미정 기자 같은 사람이 내 손을 잡고 '오늘을 기다렸다'고 하면 내가 복잡하지…. 왜 아줌마들만 그러는지, 참 내~.
유시민 의원은 어때요?
▷ 별로다. 국회의원 할 정도면 징그러운 사람들이다. 유 의원의 품질은… 유시민이는 논평할 필요가 없는 품질이야. 아는 친구에게 전화가 왔는데 유시민이랑 같이 낚시하러 가자는 거야. 어이가 없어서 "그 사람도 낚시 하냐. 그렇게 성질이 급한데"라고 되물었더니, "좋아한다"는 거야. 낚시터에 어울리는 상대, 극장 상대, 다방 상대가 따로 있잖아.
월급을 당에서 받아 국회의원 개인에게는 180만원 준다고 하는데 생활이 되겠어요.
▷ 마누라가 너무 좋대요. 180만원 갖다 준 적 없거든. 지금까지 처가 받는 60만원으로 살았어. (나무 젓가락을 들면서) 이것만 있으면 사막 가서도 살 수 있어요.
그럼 매일 얻어먹겠다는 건가요?
▷ 얻어먹더라도 느낌이 다 달라. 뺏겼다, 불쌍하다, 사주고서도 품위있는 식사 했다고 좋아하고 그럴 수 있다. 우리는 이것(젓가락)으로 와인 먹을 수 있는 사람이야.
- 정치인에 한마디
박근혜/ 커피마신 남자 기억하라
남경필/ 오렌지 좀 먹지 마라
추미애/ 사투리 제대로 알고 해라
은퇴한 정치인과 현실 정치에 몸담고 있는 몇몇에 대해 평가를 부탁했다. 거침없는 인생을 살아온 그의 스타일대로 주저함없는 애드리브가 살아났다.
△ 대화가 시작될 쯤 소주병은 8병이 쌓였다.
△ 김대중= 가장 많이 준비한 대통령.
△ 김영삼= 새벽부터 배드민턴만 쳐라.
△ 김종필= 눈을 뜨게 수술 하면 좋겠다.
△ 정동영= 건강이 걱정된다. (15일 단식하고 나는 멀쩡했는데 2박 3일 단식하고 병원가더라. 대선보다 건강을 챙겨야 한다. 이 말 꼭 써달라)
△ 김근태= 웬만하면 비후염 수술 좀 해라.
△ 박근혜= 커피마신 남자를 기억하라. (서강대 재학(72학번) 중인 박 대표를 한 청년이 흠모하다 둘이 후문쪽에서 커피한잔 먹게 됐는데, 비상이 걸려 그 청년이 곤혹을 치렀다며)
△ 남경필= 오렌지 좀 먹지 마라.
△ 한화갑= 감옥 걱정마라. DJ보다 리틀이다. (감옥에 가더라도 DJ보다 짧게 수감생활 할 거다. 한화갑의 별명이 리틀DJ니까)
'혁명가는 낙천주의자'라고 했는데 노회찬이 그랬다. 그는 89년부터 만 3년을 청주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했는데, 그때를 인생의 황금기라고 하면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감옥에 가니까 정치범이라고 독방 주잖아. 나는 '와! 내방 생겼다'는 기쁨, 누가 날 감시하는 것도 없고. 눈치 안봐도 되잖아. 수배자 때는 상상도 못했지. 청주가 제2의 고향이야.
또 좋은건 영화. 정치범들은 다른 재소자들을 물들인다고 따로 모아놓고 영화 보여주는데, 맨날 폭력영화야. 교화하는 곳인데 폭력영화라니. 그래서 면담 신청을 해서 영화는 우리가 선정하게 됐지. 그런데 갈등이 생긴거야. 주윤발 나오는거 보고 싶어하는거야.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도 재미없다는 거야. 그래서 '야 임마! 톨스토이 안보겠다는 거야. 그러고도 운동권이야?' 다 후배니까 할 말이 없지, 그런데 내가 봐도 재미가 없어. 전쟁 장면 나올 땐 좀 보고 평화장면에는 자고. 그때 위신이 실추됐지.
밖에서는 고생한다고 눈물 흘리는데 조폭 두목들과도 테니스 쳤지. 내 인생의 절정기였지. 영화, 테니스에 해바라기 장수풍뎅이 은행나무 분재 키우고…. 술은 식빵에 요구르트 부어서 만들어 먹었지. 식빵에 이스트 남아 있잖아. 누런 테두리 벗겨내고 패트병에 넣어서 요구르트 부어 따뜻하게 하면 막걸리 도수가 나와. 그런데 알코올 도수를 높이려고 부단히 노력을 해. 원기소가 이스트 덩어리잖아.
의무실에 가서 '갑자기 기력이 없다. 아프다. 원기소 먹으면 나을 것 같아요'해서 얻어 온 원기소를 넣으면 알코올 도수가 2도는 높아져요. 면회온 사람들이 '뭐 필요하냐'고 하면 '요구르트 200병 넣어주세요'라고 하지. 문규현 신부는 저녁 조회 때 술 먹고 취해 가지고 별의별 사건 많았어요." 진보정당에 대한 그의 구상도 감옥에서 거의 완성된다.
첫댓글 정말 진솔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문수나 이재오는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유시민은 품질을 논할 가치가 없다고 하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하는지....
너무 진솔해서 손해를 보는 것 같아요. 유시민 의원하곤 같은 당인데도..-_- 저렇게 헐뜯는다는게..;;;
왜 같은 당입니까..-_-;
유시민 의원은 열린우리당. 노회찬 의원은 민주노동당
아 마따-_-;; 죄송 ㅡ_ㅡ;;; 완전 실수 인정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