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나 다른 사람을 위협하는 협박자는 그 행위를 하면서 자신의 종말을 각오하리라 짐작합니다. 오죽하면 그 짓을 하겠는가 싶지만 아무튼 남을 위협하면서 자신이 살아남기를 기대하지 않기 쉽다는 말입니다. 여차하면 그 대상자를 살해할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은 살아남겠다, 기대할까요? 따라서 그런 절박한 행동을 할 때는 각오를 하고 시행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단순히 위협만 하고 목적을 이루려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때는 구태여 자기 목숨을 내걸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무도 실제적 해를 입히지 않고 자기도 목숨을 잃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하기야 그래가지고 목적을 이루기가 또한 쉽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절박함이 부족할 테니까요.
한 사람이든 몇 사람이든 실제적인 해가 가해질 수 있다면 자기 자신도 목숨을 내놓고 저지르는 일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끝을 짐작하게 됩니다. 목적이 무엇이든 일단 성취된다 하더라도 그 순간 어쩌면 자기도 이 세상 사람은 아니게 됩니다. 그것이 공익을 위한 일이라면 남은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아프게 해줄 것입니다. 단순히 개인적인 목적이라면 그냥 사고로 처리되고 금방 잊히게 됩니다. 아무튼 얼마간의 시간을 그 공간에서 사람들은 불편을 감내해야 합니다.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 개인은 그만큼의 다급함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사람들의 불편을 예견하면서도 감행합니다. 그 뒤의 짊어질 짐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도 있지만 무작정 저지르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총기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아무리 총기소지 규제를 부르짖어도 마이동풍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역사적 근거가 있습니다. 그 나라는 남의 땅을 총으로, 즉 무력으로 빼앗아서 세운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시작을 총으로 하였으니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총으로 빼앗아 총을 가지고 지켜내야 하는 나라입니다. 개인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총을 가지고 스스로 지켜야 합니다. 그러니 법으로도 규제하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그 총으로 하는 사업은 날로 번창하고 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진작 해외로 진출하였습니다. 그런 사실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바로 거액을 필요로 하는 정치인들입니다. 정치자금이 그 사업하는 사람들에게서 아마도 가장 잘 들어올 것입니다. 나라를 쥐고 흔드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나서서 총기규제를 규제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이 총기사고로 희생을 당했습니다. 그 분노는 비단 그 한 사람에게만 향하지 않습니다. 여태 이런 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하였음에도 그 총기류 사업으로 날로 번창해가는 사업자가 원망스럽습니다. 그 사업을 두둔하는 정치인들도 고운 눈으로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모두가 원수들입니다. 너희 회사가 제작한 바로 그 총기로 내 딸이 죽음을 당했다, 그럼에도 너희는 여전히 그 총을 제작하여 여기저기 배포하고 돈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게 될 말이냐? 도저히 견딜 수가 없습니다. 다 뒤집어버리고 싶지요. 그냥 개인적인 복수를 하는 것으로 그친다면 앞으로도 계속 이런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사건은 이어질 것입니다.
총기소지 규제를 하지 못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 뒤에서 벌어지는 로비활동과 정치자금으로 사용되는 검은 돈이 오갈 것입니다. 관련된 정치인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세상에 드러내 모두를 처벌해야 합니다. 미국의 최대 총기 제작 회사의 공동 사장인 ‘리버티 웰라스’를 기다렸다가 딱 맞게 사정거리 안에서 붙잡습니다. 핸드폰을 받으니 낯선 남자의 목소리입니다. 그런데 목숨의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나를 어떻게 알고? 이미 모둔 것을 조사해둔 모양입니다. 농담처럼 들었다가 총탄이 정확하게 날아오는 것을 확인하고는 그의 말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됩니다.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자신이 비교적 자세히 드러납니다.
스스로 노점상 이동식 매점에 수갑으로 자신을 채웁니다. 그리고 전화가 끊어지면 장치된 폭탄이 폭발하게 됨을 알게 됩니다. 꼼짝 못하고 보이지 않는 저격수에게 지시를 받습니다. 왜 이렇게 협박하는가? 무엇을 원하는가? 이미 리버티의 애인은 극장 안에 역시 폭탄 앞에 묶여 있습니다. 양쪽이 인질입니다. 리버티는 도무지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 위기를 벗어나려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주변으로 사람들이 지나다닙니다. 눈치 채는 사람은 없습니다. 옷을 모조리 벗고 나체 시위(?)까지 행합니다. 알아채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오히려 정신 나간 여자라고들 생각합니다. 경찰도 다가와서 그러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옷을 집어 몸을 가려주고는 물러섭니다.
한 명의 경관과 대박을 노리던 기자 한 명이 치명상을 입기는 합니다. 그러나 들러리에 불과합니다. 저격자가 원하는 바는 아닙니다. 리버티에게서 그 동안 벌어진 비리의 사실들을 전해 듣고 녹음하여 방송에 연결시킵니다. 대단한 실력을 갖춘 저격수입니다. 준비가 철저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경관이 치명상까지 받았으니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하여 수사가 진행됩니다. 경찰이 ‘조’를 찾아내 들이닥칩니다. 개인적인 복수이지만 많은 사람의 원한을 담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영화 ‘웨슬리 스나입스의 저격자’(Liberty Stands Still)를 보았습니다. 2002년 작입니다. 이렇게밖에는 방법이 없을까 답답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