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 분들 많은 경기라서 굳이 올릴 필요야 없는 경기이겠지만 모든 분들과 생각을 공유해보고자 개인적인 리뷰를 올려봅니다. 제 블로그에 적었던 글이라 경어체 생략된 점은 양해 바랍니다. ^^:;
1차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반 봄멜의 끝날무렵의 극적인 골로 3-2라는 나쁘지 않은 스코어를 만들어내고 홈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맞이하게 된 바이에른 뮌헨, 경기 이후 리가 2경기에서 연승을 이끌어내면서 일단 상승세 분위기를 타고 있었다.
양팀의 라인업은 다음과 같았다
Bayern Munich: Kahn - Sagnol (Görlitz 85), Lucio, van Buyten, Lahm - Salihamidzic, Van Bommel, Hargreaves, Schweinsteiger - Makaay (Pizarro 69), Podolski (Demichelis 88)
Real Madrid: Casillas - Torres, Helguera, Ramos, Roberto Carlos - Diarra, Gago (Robinho 75), Emerson (Guti 32) - Higuain (Cassano 46) Raul - van Nistelrooy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주 헤타페와의 홈경기에서 데이비드 베컴과 레예스를 잃었고, 경기 전 피파 올해의 선수상 파비오 칸나바로 또한 잃었다. 결국 카펠로는 엘게라와 라모스를 센터백으로, 디아라와 가고 에메르손을 중앙미들로써 두터운 중원을 가져가는 0-0 무승부 작전을 노리고 나온듯 보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당초 부상으로 결장이 예상되었던 루시우와 살리하미지치, 그리고 지난주부터 계속 부상 이야기가 돌았던 하그리브스가 모두 선발 라인업에 모습을 드러내며 베스트 11으로 반드시 레알을 꺾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어쩔수 없이라도 수비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던 카펠로의 선택은 초반부터 완전히 무너졌다. 전반 킥오프하자마자 실점을 해버린 것. 스트라이커가 빼준 공을 가고가 카를로스에게 연결하는 과정에서 달려들던 살리하미지치에게 공을 스틸당했고 사이드에서 공을 몰던 브라조가 센터에서 쇄도하는 마카이에게 낮게 공을 깔아준 것, 이를 마카이가 반대방향으로 차넣으면서 골이 약 10초만에 나버렸다. 이로써 바이에른 뮌헨은 스코어상으로나 심리상으로나 마드리드를 압도하며 오늘의 경기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움직임은 가벼워보였다. 지난 경기 급기야는 벤치로 시작하였던 슈바인슈타이거도 좋은 움직임으로 마드리드의 수비진을 공략하였고 사뇰과 살리하미지치의 우측라인도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또한 중앙의 반 봄멜과 하그리브스는 역할 분담을 하여 하그리브스가 최대한 공을 끊어주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내며 중원 싸움에서도 숫적 우위뿐인 마드리드를 압도해나갔다. 전반 10분 이후에는 레알 마드리드가 소유권을 늘려가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가려 하였지만 사이드 없이 창의성 부족한 마드리드의 미드필더진은 바이에른의 수비라인을 뚫어내는데 번번히 실패하였고 오히려 바이에른의 날카로운 역습이 돋보였다. 한방의 스루패스로 마카이와 포돌스키에게 각각 한번씩 주어졌던 1:1 찬스가 들어갔더라면 더욱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카시야스는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침착하게 각을 줄이며 적당한 거리까지 나와 깔아차는 두명의 스트라이커의 슛을 훌륭하게 막아낸 것. 그러나 카시야스의 선방과는 별개로 마드리드의 미들진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하였고 결국 전반전 30분경 에메르손은 구티와 교체되는 수모를 당한다. 라모스는 마카이와의 헤딩경합중 마카이의 머리로 헤딩을 하여 코피를 내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어쨌든 구티의 투입 이후 마드리드의 패스는 약간씩 날카로워지는 모습을 보여간다. 구티의 킬러패서로써의 기질이 발휘되기 시작한 것, 2대1 패스를 통한 가고의 슛은 마드리드의 전반전 찬스중 가장 좋았던 찬스였다.
후반전, 마드리드는 전반전 내내 닌자모드를 선보였던 이구아인을 빼고 재능만은 악마의 재능을 가진 것으로 널리 알려진 카사노를 투입하며 분위기를 다시 한번 돌리고자 시도한다. 반면, 바이에른은 큰 변화없이 후반전을 맞이한다.
봄멜이 후반초반 PK박스 바로 앞쪽에서 거의 1:1에 가까운 찬스를 맞았으나 역시 카시야스의 선방에 걸리고 만다.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은 좌우, 상하 모두 간격을 좁히고 유지하는데 실패하며 바이에른에게 계속 찬스를 내주고 만다. 카시야스가 아니었다면 이미 후반전에 3:0은 되고도 남을 수 있었던 상황.
마드리드가 약간 밀어붙이며 카사노, 반니스텔루이의 슈팅도 나왔으나 결과적으로 영양가 없는 슈팅들. 오히려 60분이 지난 시점에 포돌스키가 올린 공이 라모스의 팔을 맞고 나갔으나 판정은 코너킥이 되었다. 그러나 사뇰이 올린 코너킥을 루시우가 헤딩으로 두번째 골로 연결한다. 바이에른으로써는 이제 8강행이 80% 이상 가능한 상황. 루시우의 세레모니가 재밌었는데 부인이 임신을 했었는지 배에 공을 넣고 눕는 세레모니를 보여주었다. 어쨌든 바이에른은 2-2만 되지 않으면 올라가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후 바이에른은 마카이와 피사로를 교체하며 마카이보다는 마드리드의 수비진을 더 넓게 휘저어 줄 수 있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교체되는 마카이는 교체되기 싫다는 표정을 보여 보는이로 하여금 안타까운 감정을 만들어내기도...
마드리드는 가고를 호빙유로 교체하며 미들진을 거의 버리고 전원 공격모드로 일관한다. 80분경, 결국 사고가 터진다. PK박스 부근에서 호빙유가 루시우의 다리에 걸려 넘어진 것. 리플레이를 봐도 걸린건지 일부러 갖다대어 유도한 것인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PK박스 밖인지 안인지도 구별하지 않았고. PK를 준비하는 반 니스텔루이, 그러나 PK존 부근에서 위치 선정을 하던 반 봄멜과 디아라가 다투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두명 모두 퇴장당하고 만다. 마드리드 선수는 이 때 디아라에게 빨리 나가라도 밀쳐내며 급한 그들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기도. PK는 칸이 방향은 잡았으나 니스텔루이가 더 날카로웠다. 경기는 2-1. 마드리드로써는 한골만 더 넣으면 8강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기에 더 공세적인 자세로 나왔다. 90분이 될 무렵, 라모스가 골을 넣었으나 그 전에 핸드링 판정이 나와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기도.
남은 추가시간동안 지혜롭게 공을 돌린 바이에른은 결국 8강 진출에 성공한다. 2년만의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지난시즌 AC밀란 원정경기에서 4-1의 치욕적인 패배를 당하며 유럽무대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바이에른은 2시즌만에 다시 한번 8강행을 이루어내며 히츠펠트 부임이후 잘 나가는 클럽으로써의 면모를, 또한 CL에서의 강자중 한명임을 입증해낸다. 그들의 오늘 플레이는 아직까지 에펜베르크가 있던 시절 강력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하는 투박하긴 했지만 강력한 축구에는 이르지 못하였지만 근성 하나만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번주말 벌어질 브레멘과의 홈경기에 더욱 상승가도의 분위기로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 반면 마드리드는 3시즌 연속 16강에서 좌절하며 명가로써의 이미지를 한번 더 구겼다. 카펠로의 거취는 이로써 더욱 불분명하게 되었고 이번주말 벌어질 바르셀로나 누캄프 원정이 좌우하게 될듯 보인다.
오늘 바이에른은 흔히 잘나가던 시절의 강력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래도 근성있는 플레이와 약간은 좀 더 아기자기해진 모습을 연출해주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선 자체는 매우 굵었으며 오른쪽 라인 - 챔피언스리그를 들어본 라인 - 은 전통적인 바이에른 뮌헨 스타일을 보여줬다면 왼쪽 라인은 변화되고 있는 바이에른의 모습을 보여준 경기라고 생각한다. 중앙은 성격하나는 에펜베르크를 점점 닮아가고 있는 반 봄멜, 활동량이라면 이제 미친개라 불렸던 예레미스를 밀어낼 정도의 하그리브스, 그리고 오늘은 별 실수 없이 좋은 수비를 보여주었던 루시우와 반 바이텐, 노쇠화가 진행된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결국 베테랑으로써 선제골을 뽑아낸 마카이와 바이에른의 왕자로 발전하고 있는 폴디, 이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팀의 모습은 팬으로 하여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충분히 유럽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선수단 자체가 너무 얇다는 것, 다음 8강 1차전에 반 봄멜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하게 된다는 것은 커다란 공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히츠펠트의 성향으로 보아 데미첼리스가 나올듯 보이지만 오틀에게도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게 내 자신의 바램이다.
개인적인 평점
Bayern Munich: Kahn(2.5) - Sagnol(2) (Görlitz 85(-)), Lucio(2), van Buyten(2), Lahm(3.5) - Salihamidzic(1.5), Van Bommel(3), Hargreaves(3), Schweinsteiger(3) - Makaay(2) (Pizarro 69(3.5)), Podolski(3) (Demichelis 88(-))
개인적인 MoM - Íker Casillas(Real Madrid)
벌써 거의 9년째(?) 마드리드의 최후를 지키고 있는 카시야스는 오늘도 무수한 선방으로 나락으로까지 갈뻔했던 마드리드에게 그나마 추격의 의지를 불살라준 장본인이다. 수많은 1:1 찬스를 막아냈던 그가 있었기에 마드리드가 이정도 스코어나마 유지하지 않았을까....올시즌 레알을 수차례 구해냈던 그는 오늘도 유감없이 월드클래스임을 증명해 보였다. 두골의 실점은 그로써도 어쩔수 없었던 상황.
첫댓글 디아라도 참~ 기분 나쁘겠어요 시간이 없어서 상대편도 아니고 같은 편 선수가 빨리 나가라고 그러니까요 ㅋ 그상황에서 봄멜은 매우 영리하게 계속 논쟁하면서 시간끌었고 볼만 했어요. 그나저나 또 발렌시아-인테르처럼 분위기가 조금 험악해지길래 슈바인과 라울이 각각 두 선수를 에워싸서 망정이지 잘못하면 또 싸울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