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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완벽한 하루] 01
#1. 거리 전경 / 저녁
꽉 막힌 도로. ‘강남구청 방향, 논현로’를 알리는 표지판. C.U.
그 위로 흐르는 교통상황을 알리는 라디오 흐르고 .
라디오 (F) 연말연시를 앞둔 저녁 시각, 강남 시내 전 방향 , 정체 상황입니다...
#2. 차 안
라디오 채널을 돌리는 누군가의 손 (영지모). 교통방송에서 무겁고 음울한 음악 다른 손에 쥔 초청장 - '하나 유치원 크리스마스 발표회'. C.U.
#3. 주차장 / 저녁
고급 차량들이 줄지어서 북새통이고. 한껏 차려 입은 엄마아빠들 내리고.
/
유치원 전경 / 저녁
으리으리한 회색빛 석조건물. 고급스럽고 웅장한.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을씨년스러운. ‘하나 유치원 크리스마스 발표회’ 플랭카드가 걸린.
영지모차 들어오고 수아 발표회장으로 들어간다
#4. 무대 뒤
미녀, 야수, 찻잔, 자명종 시계, 차주전자 등으로 분장한 아이들의 모습,
선생, 아이들을 점검하는.
#5. 객석 + 무대
객석. 자리에 앉은 학부모들. 잠시 후 뒤쪽에서 수아(여, 35), 허겁지겁 온다.
경화(여, 35), 수아를 보고 자리에서 손을 흔드는. 수아, ‘미안합니다’ 하고
사람들을 헤치며 경화 옆자리에 앉고.
/
무대 위. 연극을 하는 아이들. ‘미녀와 야수’ 주제가가 흐르고.
무대 중앙에서 왈츠를 추는 야수(도훈)과 미녀(리나). 뒤 쪽으로 찻잔, 찻주전자,
찬장 등이 서서 리듬에 동작을 맞추는 로맨틱한 광경.
/
객석. 수아, 예린을 찾은 듯 활짝 웃으며 연신 손을 힘차게 흔들고.
다른 엄마들, 카메라를 들이대고 핸드폰 촬영하고 정신없는.
/
조금 떨어진 곳에 앉은 혜주(여, 30), 수아를 흘긋 보다가. 고개를 돌려
어딘가를 노려보는. 혜주의 시선이 머무르는 곳 미복(여, 36)과 남편.
미복, 무대를 응시하고 있는데. 웅- 하고 핸드폰 메시지 들어오고(E).
미복, 무심히 액정을 보다가. 굳어지는 얼굴.
/
무대. 무대에서 연기하고 있는 아이들.
야수 Belle? Are you happy here with me?
미녀 (주저하며) ...Yes. (한숨을 쉬며 먼 곳을 바라보는)
야수 What is it?
미녀 If only I could see my father again...I miss him so much.
야수 (고민하다) there is a way...
/
객석. 핸드폰, 다시 진동 울리면. 긴장한 미복의 표정. 남편, 성가시다는 듯
뭐냐는 표정으로 보고. 미복, 핸드폰을 쥐고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6. 무대 뒤.
분장을 한 아이들과 교사 분주히 움직이며 정신없고. 한 무리의 아이들이
무대에서 내려오면. 그 속의 도훈(7세, 남), 쓰고 있던 야수 가면을 뒤로 젖힌다.
도훈 아 더워.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나 목마른데.
(하다가 인솔교사가 눈치를 보다가. 슬며시 뒤로 빠져 나가는)
예린 (그런 도훈을 보고) 야 이도훈! 어디가?
도훈 (입에 손가락을 대고 조용히 하라는 제스추어를 취하고 나가면)
예린 선생님이 가만히 움직이지 말구 있으랬는데...
#7. 건물 복도
도훈, 정수기에 물을 따라 마시고. 입을 닦고 돌아서다가.
무슨 소리를 들은 듯, 한 곳을 응시하고. 그쪽으로 간다.
/
타박타박 발소리 울리고. 잠시 후 바닥에 툭 하고 떨어지는 야수가면. C.U.
(Jump)
타닥타닥 복도를 울리는 발소리와 예린 나타나고.
예린 (복도를 두리번 거리며 불안한 표정) 이도훈... 이도훈!
(하다가. 복도에 떨어진 가면을 보고) 야, 장난치지 마! 어딨어?!
예린의 시선으로. 텅 빈 복도. 휙 하고 부는 바람, 예린의 머리카락을 스치고.
예린, 겁먹은 듯 슬금슬금 물러나다가. 뒤돌아 휙 달려가는.
타닥타닥 멀어지는 발소리. 복도에 떨어진 야수 가면. C.U.
/
텅 빈 복도. ‘이도훈~’ ‘도훈아~’ 하며 부르는 어른들의 목소리(E).
#8. 유치원 전경/ 밤
불빛을 번쩍이며 서있는 경찰차들. ‘도훈아-’ 하는 어른들의 목소리(E) 이어지고.
번쩍이는 경찰차의 불빛을 받아 어룽거리는 유치원 건물. F.O.
타이틀 - 그녀들의 완벽한 하루
1화 - 이상한 나라로의 초대
F.I.
자막 : 한달 전. 2012년 11월
아파트 전경 / 아침
#9. 수아네 아파트 거실 / 아침
거실. 여기저기 물건과 장난감들로 지저분한. 탁자 위에 어지럽게 널린 서류,
커피잔, 노트북. 카메라 따라가면. 바닥에 쿠션을 베개 삼아 옹송그린 채 잠든
수아. 톡톡 수아를 두드리는 손. 예린이다.
예린 (E) 엄마아... 일어나.
수아 (눈 감은 채로) 으응...? 예린아... 엄마 10분만... 10분만 더잘게... TV틀구,
니가 좋아하는 캐릭캐릭 체인지 보고 있어... 응? (하며 쿠션에 머리 묻는)
예린 (한숨 폭) 지금 8신데...
수아 (눈 번쩍) 뭐? 몇 시? (확 일어나며) 아 그걸 이제 얘기하면 어떡해?
(울상) 아우씨...
하고 후다닥 일어나 침실로 뛰어 들어 가는.
예린, 한숨을 쉬고. 어질러진 서류뭉치들을 보는데. 그 속에 있는 ‘재원신청서.’
커피얼룩이 묻고 더럽혀져있다.
예린 (중얼) 이거... 지난 주에 선생님이 가져오라 그런 거 같은데...
/
침실 안. 이불을 돌돌 만 채 침대에 웅크리고 자고 있는 남편.
수아 (남편의 등짝을 내리치며) 일어나 자기야! 늦었다고! 출근 안해?
수아남편 (굼벵이처럼 몸을 틀며) 우우움...
/
주방. 설거지 거리가 산같이 쌓여 있어 지저분한 싱크대. 예린, 의자를
끌고 올라가 찬장을 열면. 텅 빈 찬장. 예린, 두리번 살피다가. 컵 하나를 들고
내려와서 식탁 위의 시리얼과 우유를 컵에 붓고. 앉아서 먹는다. 간간히 기침.
수아남편, 방에서 나오면. 식탁에 앉아 컵에 시리얼을 먹고 있는 예린.
수아남편 넌 또 왜 컵에다 밥을- (하다가)
차마 봐 줄 수 없는 집안광경 눈에 들어오고.
수아남편 (짜증) 어우... 이건 뭐... 집인지 돼지우린지... 이건 또 무슨 냄새야?
하고 주방 쪽으로 가다가. 쓰레기봉투가 턱 하고 발에 걸려 쏟아지고.
그 바람에 봉투 안의 쓰레기들 와르르 쏟아져 나오고. 짜증.. 치민다.
수아남편 (화장실을 두드리며) 빨리 나와! 아침에 화장실 혼자 다 쓸 거야!?
#10. 거리 + 유치원 앞 / 아침
수아, 예린이의 손을 잡고 뛰어가는. 예린, 잦은 기침 하는.
수아 왜 그래? 숨차?
예린 아니. 쪼끔 추워. (하며 다시 기침)
수아 그래?
하고 보면. 지나가는 엄마와 아이들, 두툼한 파커에 방한복 차림으로 간다.
그에 비해 예린, 상대적으로 얇은 점퍼에 추운 옷차림인.
수아 (난감한) 어떡하지. 일단. (하며 두르고 있던 머플러를 풀러 예린의 목에
감아주는) 이거 하자. 어때. 따뜻하지?
/
유치원 문 앞에 다다른. 벨을 누르면. 안에서 젊은 여선생 나오고.
선생 오셨어요? (예린 보고) 예린이 안녕?
예린 안녕하세요.
수아 (상냥한 미소로 꾸벅) 오늘도 잘 부탁드려요. 선생님. (하고 돌아서려는데)
선생 저 예린이 어머님-
수아 네?
선생 (민망한) 예린이. 칫솔이랑 치약이 다 되어서요. 보내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수아 네? (당황) 아, 어머. 죄송해요. 제가 깜빡... 호호.
선생 그리구.... (망설이는) 지난달이랑 지지난달 교재비가 아직 입금이...
예린 (한숨)
수아 그래요? (웃음으로 무마하듯) 어머, 어떡해. 제가 요새 치맨지..
자꾸 건망증이.. 오늘 중으로 꼭 입금해드릴게요. 제가 바빠서 그만..
(웃음으로 무마하고) 예린아? 엄마 갈게? (하고 바이바이 손 흔들고 가는)
선생 (수아 뒷모습 보고 한숨) 들어갈까?
예린 (고개 끄덕) 네.
선생 (걱정스럽게 예린 보며 중얼) 이제 우리 예린이 못 보면... 누가 챙겨주나.
하고 안으로 들어가는 선생과 예린.
#11. 회의실 안.
‘혁신경영 시대의 마케팅 기법’을 PT 중인 수아. 페이지 넘기면 ‘GM의 실수’
수아 잘 알려진대로 GM은 연간 천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생산하던 세계최대 회 사였습니다. 그런데 2009년 파산보호신청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망했습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시나요?
대리 방만한 경영이죠! 회사가 워낙 크니까 조직이 느슨해지고 한마디로
열심히 안 하게 된거죠.
수아 (보고 웃으며) 그건 신문에 맨날 나오는 문구구요. 과연 그럴까요?
GM의 당시 생산성은 우리나라 회사들 보다 40%나 높았던 대단히 효율적 인 회사였습니다. 절대 방만한 회사가 아니었습니다.
팀장 복지비용! 특히 직원들의 의료비 지출이 너무 막대해서 망한 것이 라든데..
이때 울리는 수아 전화 징~ 꺼버리고
수아 그것도 주 원인은 아니죠. 미국은 의료시스템의 부재로 많은 대기업들이 직 원과 가족들의 의료비를 부담합니다. 그렇다면 다른 회사들은 왜 망하지 않 았을까요?
사람들 모두 수아 보고 뭔 이유인가? 수아 화면을 넘기면 ‘혁신 경영시대의 의 사 결정시간 Month, Year → Day, Week’
수아 이거죠! .. 대기업이 위기를 느끼고 대처하는 시간이 지난 몇 년 사이에 급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종전에 몇 개월에서 몇 년까지의 단위가 이제는 몇 일, 몇 주, 길어야 한 두 달로 줄어든 것이죠. GM은 이런 시대적 흐름에 무지한 채 열심히 일만 한 것입니다. 쓰나미는 닥쳐오는데 배에 올라타지 않 고 배를 어떻게 고칠까 생각만하다 당한 것이죠.
모두들 집중되어 보는데 울리고 있는 휴대폰
#12. 사무실 안
회의실에서 나오는 수아.
팀장 (수아 어깨를 두드리며) 정차장 몇 주 동안 끙끙 거리더니 결국 사람 놀래 키네!
수아 (씩 웃으며) 뭘요.
팀장 내일 아침 일찍 본부장님 보고 드려야 되니까. 회의 결과 파일 지금 바로
정리해서 나한테 보내.
수아 네.
수아, 자리로 오다가. 생각난 듯 목에 걸린 핸드폰 보면. C.U.
부재중 전화 5통 찍힌. 통화 내역 보면. 전부 ‘예린이 유치원’이다. 수아,
아차차 하는 표정으로 전화 걸고.
수아 아 선생님-? 죄송해요. 제가 회의중이라 전화를 못 받아서 그만-
(놀라) 아, 아뇨? 그게 무슨 말씀-
선생 (f) 행사준비 때문에 오늘 종일반 없다고 공지 드렸는데. 혹시나 어머님
모르고 계신 거 같아서요.
수아 (당황) 네??! 아, 저 그게- 선생님, 제가 시간이 안 돼서, 수아 아빠가
갈 거에요. 금방 갈 테니까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네, 감사합니다-
(하고 끊고 다시 전화 걸지만, 신호음만) 이인간은 왜 또 전활 안받아....
초조하게 계속 전화하는 수아. 오후 3시 반을 가리키는 벽시계. C.U.
#13. 유치원 안.
아이 두어 명과 남아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는 예린이.
잠시 후 한 아이의 엄마 와서 아이를 부르고. 달려가는 아이.
/
혼자 남은 예린이. 지친 듯 장난감을 내려놓고. 밭은 기침. 시계, 5시.
/
문이 열리고. 황급히 뛰어 들어오는 수아.
수아 예린아!!
하고 뛰어 들어오면. 유치원 선생, 잠든 예린이를 안고 있다. 시계, 6시 넘은.
선생 계속 엄마 기다리다가, 조금 전에 잠들었어요. 딴 것 보다두... 감기 기운이
있는지 기침을 좀 해서요. 살펴봐 주세요.
수아 아... 네... 죄송해요 선생님. 예린아? (하며 깨우는) 엄마야. 집에 가자?
예린 (눈 뜨며) 우웅.. 엄마...?
수아 그래 엄마 왔어. 미안해. 너무 늦었지.
선생 (노트 한 권을 건너며) 예린이 쓰기 공책인데. 한 번 봐주세요.
수아 (노트를 받는)
선생 바쁘시겠지만... 예린이에게 좀 더 신경을 써주셔야 할 것 같아요. 이제
유치원 옮기구 하면 적응 문제도 있을 텐데..
수아 (눈 똥글) 옮기... 다니..?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선생 내년도 재원 확인 신청서, 제출 안 하셨길래.
수아 ...네?
선생 설마, 그거 잊어버리셨던 거 아니죠?
수아 (경악하는 표정) 아 저 그게-
#14. 원장실 안.
어린이집 원장과 마주앉은 수아. 수아의 절망적인 표정.
원장 (곤란한) 이미 내년 원생 추첨도 다 끝나고 등록접수까지 마친 상태라...
죄송합니다.
수아 (절망) 원장님~ 안돼요. 그럼 우리 예린이 진짜 갈 데가 없는데-
원장 저희도 어떻게든 사정은 봐 드리구 싶은데. 지금으로선 방법이 없습니다.
수아 아... (애원) 제발, 예린이만, 좀 어떻게든 해주심... 안 될까요?
원장 (단호히 고개젓고) 잘못 되면, 저희 지원금 삭감되구, 정원 감축되는 수가
있어요. 모르세요? 요즘 어린이집 유치원, 전쟁입니다, 전쟁.
수아 (좌절)
#15. 수아네 아파트 거실 + 예린의 방 안 / 밤
심란한 표정으로 통화 중인 수아.
친구 (f)미쳤구나. 그걸 잊어먹음 어떡하니? 늬 유치원에선 확인전화도 안했대?
수아 (어두운) 했대. 내가 전활 못 받은 게 문제지... 아, 미치겠다. 어떡하지?
친구 (f) 어떡하긴. 그래두 혹시 모르니까. 빨리 전화 돌려봐.
수아 아, 골치야.. 어디다 어떻게 알아봐야 해...
친구 (f) 참. 너 예전에 어디 대기 넣어둔 데 있지 않았어? 거기 어디야.
하나 유치원인가-
수아 야. 거기서 연락이 오겠니. 대기 넣은 지 3년째 전화가 없는데.
(한숨) 어쨌든. 알았어. 다시 통화해. 나도 진짜 할 짓이 아니다. ...응.
하고 전화 끊고. 한숨. 집안을 둘러보면. 씬 9에서보다 더 어질러진 거실.
수아 딱... 오늘까지만이야...
(jump)
노트북으로 정신없이 작업하는 수아. 시계, 1시.
현관문이 열리고. 남편 들어온다. 불콰하게 술이 취한.
수아남편 뭐야. 아직 안 잤어?
수아 (노트북만 보며 냉랭히) 어떻게 된 사람이 종일 제대로 연락이 안 돼?
수아남편 연말연시 월급쟁이가 그렇잖아. 이해해줘라. 어디 우리 공주님은-
하며 예린의 방으로 들어갔다가. 황급히 사색이 되어 나온다.
수아남편 뭐야. 애 몸이 왜이래? 몸이 불덩이잖아!?
수아 (놀라 벌떡) 뭐?
수아, 예린 방으로 달려가고.
/
예린의 방 안. 수아 들어가면. 침대에 누운 채 앓는 듯 예린.
수아, 예린의 이마를 만져보고.
수아 (사색) 예린아! (예린의 뺨을 두드리며) 얘! 정신차려!!
#16. 거리 / 밤
요란하게 소리를 내며 달려가는 앰뷸런스 차. (E).
#17. 병원 응급실 / 밤
링거를 꽂은 혼수상태의 예린을 살피는 의사. 안절부절 못하고 선 수아 부부.
의사 (수아 보고) 언제부터 이런 겁니까?
수아 (말 잘 못하고) 그게... 그러니까, 아까 저녁땐 괜찮았는데...
의사 바이러스성 독감에 폐렴기 까지 겹쳤는데... 독감 주사는 안 맞혔나요?
수아 (대답 못하는)
수아남편 (열받고)
의사 (어이없다는 듯) 보호자 맞아요? 고열이 심해서. 조금만 더 늦었어도.
청력에 문제가 왔을 겁니다.
수아/남편 (충격) 청력.. 이요?
의사 일단 열부터 잡고. 추가 검사 더 하죠. (하고 가는)
남편, 어이없다는 듯 풀썩 주저앉아 망연자실 하고
수아, ‘예린아~’ 하며 예린이를 어루만지며 눈물을 훔치는.
수아남편 애가 이 지경이 되도록, 당신 뭐했어?
수아 (...!)
수아남편 집안일이든. 아님 회사 일이든. 뭐 하나 제대로 해얄 거 아냐?
니가 엄마야? 어떻게 엄마가 이래!!
수아 (섭섭+분노)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그래, 다 내 잘못이야.
내 잘못... 근데, 내가 놀다가 그랬어? 내가 당신처럼 술 먹다 그랬냐고?!
수아남편 지금 니가 나한테 그렇게 당당할 입장이야? 염치도 없어!!? 애 귀가, 귀가
갈 뻔 했다잖아!!
옆 베드의 간호사, ‘조용히 좀 해주세요!’ 하고 소리치고
수아 (눈물) 그럼... 그럼 당신은 뭔데?!! 얘가 나 혼자 낳은 애야? 어떻게 나
혼자 다 해! 당신은 집에 오면 누워서 tv보는 거 말고 하는 게 뭐가 있어?
내가 얼마나 정신 나간 여자처럼 사는지, 알기나 해?
수아남편 (옆에 있던 티슈통을 집어던지며) 그렇게 힘듬, 당장 그만 둬!!! 때려치라고!
수아 그래, 때려 치자! 때려 치고, 너 혼자 벌어오는 돈으로 세식구 먹고살고
대출금 갚고! 그거 다 하자! 돈이 남아돌지! 내가 나 좋자고 하는 거니?!
남편 에잇-! (하고 나가 버리는)
#18. 병실 안 / 밤
병실 침대에 누워 잠든 예린. 옆에 앉아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수아.
수아의 눈에. 침대 옆 핸드백. 그 안에 들어있는 공책이 들어오고.
선생 (E) 예린이 쓰기 공책인데. 한 번 봐주세요. 예린이에게 좀 더 신경을
써 주셔야 할 것 같아요.
수아, 노트를 펼치면. 노트 C.U. 그 위로 흐르는 예린의 목소리.
예린 (E) 제목. 엄마의 뒷모습.
나는 엄마의 뒷모습을 제일 많이 본다.
회사 가는 엄마의 뒷모습, 집안일 하는 엄마의 뒷모습
일하다 잠든 엄마의 뒷모습
나는 엄마랑 얼굴 보고 같이 얘기하고 싶다.
수아. 노트를 덮으며. 눈물을 닦는
/
회사 전경 / 낮
#19. 사무실 안
팀장과 마주서 있는 수아. 팀장의 책상 위에 올려진 사직서.
팀장 정차장 프로젝트도 안 끝났는데 갑자기 왜 그래?
워킹맘들 문제야 누구나 다 겪는 고비잖아.
수아 (미소) 프로젝트는 끝까지 정리해 놨으니 별문제 없을 겁니다.
사실 그동안 그만 둔다, 그만둔다, 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진짜 그만두네요..
팀장 (짠한) 정차장..
수아 애 더 커버리기 전에... 저도, 그냥 무늬만 엄마가 아니라. 제대로 된 엄마 좀 하고 싶어서요... 팀장님 저, 진짜 열심히 한 거 아시죠?
팀장 (수아의 어깨를 두드리며)그럼! 나야 기다릴 테니까. 언제든 맘 바뀜 돌아 오라구.
수아 (감정 감추며) 팀장님, 그동안 저 봐 주시느라 감사했어요.
악수하는 두사람. 수아 돌아서 자리로 가는데. 아쉬운 듯 보는 사무실 사람들.
수아, 자리로 가 물건들을 챙기면. 자리로 오는 동료 서너명.
친구 (걱정) 얘... 너.. 괜찮아?
수아 (쓸쓸한 미소) 응... 이짓 언제까지 하나, 했는데. 진짜 이런 날이 오는구나.
유과장 (아쉽고 서운한) 차장님... 진짜 그만 두시는 거에요? 차장님 없음 이제
저 어떡하라구...
수아 (씩 웃고) 잘 있어 유과장. 나 없으니 이제 못살게 구는 사람 없어
좋지 뭐.
직원1 차장님... 가셔서두 연락 자주 해요.
수아 그래. 나대리두 건강하구.
악수를 나누는 사람들.
#20. 회사 앞
회사에서 나오는 수아. 뒤돌아 회사 건물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다가.
천천히 뒤돌아 가는 쓸쓸한 수아의 뒷모습.
/
어느 유치원 전경 / 낮
#21. 유치원 상담실 안
교사와 상담중인 수아. 옆에 앉은 예린.
교사 죄송합니다. 이미 다 모집마감이라서..
수아 아, 네. 그럼 저 대기라도-
교사 (자르며) 대기정원도 더 안 받습니다.
수아 (어이없는) 그래두 일단, 대기라도 좀 받아 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교사 (피식 웃고) 대기 받아두. 100번대 넘어가면. 지금 다니구 있는 애들
다 나가도 못 들어오는 숫자에요. 의미가 없죠.
수아 (기분 상한) 그렇군요. 다른 데 가봐야겠네요. (하고 일어서려는데)
교사 어머님. 다른 데 가셔두 상황 다 비슷할 겁니다. 저희 추첨때두,
경쟁률 5:1 이었는데. 보통 7~8군데씩 넣으시더라구요. 그래도 될까말까.
이건 로또에요 로또.
수아 (충격) 그런...
#22. 몽타쥬 - 유치원 투어를 하는 수아와 예린.
- 유치원 상담실.
수아 상담중인.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젓는 상담교사.
낙담하는 수아. 어깨를 으쓱 하는 예린.
- 어느 유치원 앞. 낮.
안으로 들어갔다가. 잠시후 다시 나오는 수아/예린.
그 위로 흐르는 소리. ‘죄송합니다. 이미 원아모집이 끝나서요.' (E)
‘이미 다 끝나서 자리가 없는데.’ (E)
#23. 까페 안 / 오후
힘이 빠져 앉아있는 수아. 곁에서 핫초코를 마시고 있는 예린.
수아 (좌절) 아니, 진짜... 대한민국에 유치원이 이렇게 없는 거였어?
예린 ... (말 없이 눈 깜짝)
수아 (한숨) 엄마가 널 무슨 명문학교를 보내자는 것도 아니고. 그냥 동네있는
유치원에 보내자는 건데. 이게 말이 되니..? 아... 진짜 어떡하지...?
그 때 울리는 수아의 핸드폰. (E)
수아 (전화 받으며) 여보세요?
여자 (F)오예린 어머님 되시나요?
수아 네. 전데요.
여자 (F)여긴 하나유치원인데요. 오예린 어린이 자리가 나서 연락드렸습니다만...
수아 (놀라) 네?!! 지금 뭐라 그러셨어요?
/
하나 유치원 전경 / 낮
#24. 유치원 복도.
차갑고 도도한 인상의 원장(40대). 앞서 가고. 조금 뒤에서 따라가는 수아/예린.
원장 (도도한) 원래 학기 중에 자리가 난 경우가 없었는데, 운이 좋으시네요.
수아 아.. 네... 감사합니다.
수아, 복도 통 유리창으로 교실을 들여다보면.
/
교실 안. 원어민 선생과 수업 중인 아이들. 행복해 보이는 아이들.
원장 오후에는 원어민 교사와 영어, 중국어 클라스가 있습니다.
수아 (침 꿀꺽) 네에...
#25. 유치원 상담실 안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앉은 원장과 수아.
원장 (서류 보며) 그러니까... 09년도에 대기명단에 올려놓으신 게. 이제 자리가
났네요. 내년도 7세가 맞으시죠?
수아 (꿈같은) 네에... 잊어버리고 있어서... 전혀.. 기대도 안했는데.
원장 잘 아실테니 따로 더 말씀드릴 필욘 없으시겠죠? 강남 최고 수준의 명문
유치원이니까, 아이를 특별하게 키우길 원하시는 어머님이시라면 틀림없이
만족하실 겁니다.
수아, 탁자에 놓인 팜플렛으로 시선을 돌리는데. 팜플렛에 적힌 원비 내역.
교복비, 재료비, 교재비... 마지막에 들어오는 숫자. 200만원!!
수아 (놀라서) 한 달 원비가... 이...이백만 원.. 이요?
교사 아이에게 이만한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면. 그 정도는 감당하실
수 있다고 봅니다만. (미소)
그 때 문이 열리며 예린 뛰어 들어오고.
예린 (신이 난) 엄마 여기 진짜 좋아. 장난감도 많고. 놀이터도 완전 넓어!
수아 (난감한 미소) 예린아...?
#26. 유치원 앞 / 낮
유치원 건물을 멍 하게 바라보는 수아/예린. 입구에서 수업이 끝난 아이들이
엄마 손을 잡고 삼삼오오 나온다. 수아, 근심스런 표정으로 보는.
수아 적금 깨구... 퇴직금 좀 보태면.. (한숨. 예린 보고) 예린아. 여기 좋아?
예린 (미소) 좋아. 너어무 좋아!
수아 (결심한 듯) 그래. 예린아. 우리 여기서, 새출발 하는 거야. 응?
이제 엄마두, 예린이만 생각하구 갈게!!
수아, 예린을 꼭 껴안고. 뛸 듯이 기뻐하는.
/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되어 있는 고급 외제차. 차 옆, 선글라스를 끼고 고급스런
옷차림의 여자, 미복(도훈맘)이다. 미복, 선글라스를 올려쓰고 도도하고 무심한
시선으로 수아 모녀를 보다가. 핸드폰을 꺼내 카톡을 치는. 핸드폰 화면 C.U.
‘정원 완료,’
#27. 백화점 명품숍 안.
쫙 빠진 몸매, 긴 생머리의 청아한 얼굴, 온 몸을 명품으로 휘두르고 디스플레이
된 옷들을 찬찬히 고르고 있는 혜주(리나맘). 빛나는 외모에 지나가던 사람들
흘긋 쳐다보고. ‘딩동’하고 카톡 메시지 소리(E). 혜주, 백에서 핸드폰을
꺼내 보고. 픽 웃더니. 카톡을 치는.
혜주 (E) 그럼 여자애겠네? 어디 산대요?
#28. 학원 대기실.
보습 학원인 듯 아이들이 왔다갔다 하고. 대기실 한 쪽. 질끈 묶은 머리, 오리털
파카차림에 안경을 쓴 경화(하진맘). 커피를 마시며 핸드폰을 들고 카톡을 친다.
경화 (E) 어느 유치원 출신? 애 엄만? 전업이래요?
전화기를 내려놓고. 긴장한 표정으로 옆에 놓인 서류봉투를 바라보는.
‘학업진단 평가서 - 이하진’ 이라 쓰인. 조심 봉투를 열어 서류를 꺼내고.
빼꼼 보다가. 밝아지는 표정. 미소 가득.
/
아파트 전경 / 아침
#29. 수아네 아파트 안 / 아침
씬 9과는 사뭇 달라진 거실. 깨끗하니 먼지 하나 없는 정돈된 집안. 찬찬히
집안을 훑는 시선. 아침 7시를 가리키고 있는 시계. 카메라, 따라 가면.
/
방 안. 변함없이 이불을 돌돌 만 채 대자로 자고 있는 수아 남편.
수아남편 (잠든 채 쩝쩝 입맛을 다시다가. 뭔가 이상해 눈을 뜨다가) 흐억!!!
단아하게 앞치마를 두르고 정돈된 머리에 화장까지 한 모습의 수아.
가식적인 미소를 한껏 머금고 남편을 바라보고 있다.
수아남편 뭐야. 무슨 일이야.
수아 (상냥한 어조) 일어났어요? 어서 씻고 식사 해야죠?
수아남편 당신, 왜... 왜 그래? (꿈인지 생신지 꿈뻑꿈뻑)
/
주방. 예쁘게 세팅된 식탁. 우아하게 접시를 나르는 수아. 빵과 샐러드류가
이쁘게 담긴 접시. 예린, 수아와 아빠의 눈치를 살피며 식사를 하고.
수아남편 예린인 오늘 첫날이니까 식사하고 얼른 준비해요?
예린 으,응..
수아남편 파격적 변신이구만... (못마땅한 듯) 꼭 그런 델 보내야해? 유치원이 다
거기서 거기지. (투덜) 이제 외벌이에 돈 들어갈 데가 한 두군데도 아닌데-
수아 (정색하고) 왜. 그만 두래놓고 막상 내가 진짜 그만두니까. 걱정돼?
수아남편 (찔끔) 아니 그게 아니라-
수아 여기 아무나 가는 데 아니야. 애들두 다 있는 집에서 골라온 애들이고... 이런 기회가 없다구.
수아남편 아니 아무리 그래두 지금 우리 형편에 이게-
수아 (자르며) 그만 해. 이제 예린이 교육은, 전업주부인 내가! 다 알아서 할
거니까. 당신은 신경 꺼. (예린 보고) 예린아, 그동안 엄마 회사 가느라 못
해줬던 거, 지금부터 몇! 배로 다아~ 해줄게?
예린 (고개 끄덕이며 배시시)
수아남편 (못마땅한 표정으로 밥 먹으며) 애 교육비로 등골 휘겠구만.. (한숨)
이제 우리도 에듀푸어가 닥쳤어, 에듀푸어...
#30. 하나 유치원 앞 / 아침
삼삼오오 엄마 손을 잡고 등교하는 아이들. 예린의 손을 잡고 걸어오는 수아.
유치원 문 앞에 다다른.
수아 잘 할 수 있지?
예린 (힘차게 고개 끄덕)
수아 끝나구 엄마가 데릴러 올 테니까. 이따 만나? 사랑해?!
예린 응!! 엄마, 안녕! (하고 손 흔들고 들어가는)
수아, 예린의 뒷모습을 보며 아쉬운 듯 서 있는.
뒤 쪽에서 하진을 데리고 오던 경화, 그 모습을 유심히 본다.
/
까페 전경 / 낮
#31. 까페 안
엄마들 무리(미복, 혜주, 경화 등등) 모여앉아 얘기하고 있는.
미복 (마시던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경화 보고) 뭐라 그래?
경화 희망 어린이집에서 왔구. 맞벌이였다가 이번에 애 옮기면서 그만 뒀대요.
미복 그렇겠지. 애한테 신경 쓰는 엄마면, 이 애매한 시기에 유치원을 옮길까.
여자들 (맞아 맞아)
혜주 행복아파트 산다던데. 뭐. 그닥 크게 있는 집은 아닌 거 같구..? 어쨌든
저 엄마, 계 탔네요 유치원에 빈자리 난거. 몇 년 만에 첨이라던데.
여자 그르게. 뭐 나간 영지네야 안됐지만... (아차)
순간 감도는 정적. 미복의 눈치를 보는 여자들.
미복 ...(냉랭) 그 얘긴, 이제 그만들 하죠?
#32. 유치원 교실안 / 낮
동그랗게 둘러앉은 아이들. 앞에서 예린을 소개하는 선생님.
선생 자. 여러분. 오늘 우리 해바라기반에 새 친구 예린이가 왔어요.
모두들 환영하는 박수로. 사이좋게 지내자 할까?
아이들, 박수치고. 수줍은 예린. 예린을 보는 도훈/리나/하진.
선생 자, 얘들아. 이제 한 달 뒤엔 뭐가 있지?
아이들 크리스마스 발표회요!!
수아 (E) 크리스마스 발표회?
#33. 유치원 앞 / 낮
예린의 손을 잡고 가는 수아.
예린 응! 디게디게 크게 한대!? 산타 할아버지두 오구!
수아 그리구 보니 회사 다닐 땐 한 번두 못 가봤는데... 근데 예린이 넌 온지
얼마 되지두 않았는데... 할 수 있을까...?
예린 (눈 반짝) 아냐! 오늘 누가 뭐 할지 뽑아서 정한댔어!
수아 그래...? 뭘 하는데?
예린 연극. 미녀와 야수! 나, 미녀 아가씨 하고 싶어! 이렇게 이쁜 드레스
입구 팔랑 팔랑~
수아 그래.. (웃다가) 근데. (걱정) 뭐 준비 안 해도 되는 건가...? 뭐 안 받는
유치원이라 그랬으니. 괜찮겠지...? (유치원 문 앞에 다다른)
예린 엄마, 나 갈게! (하고 손 흔들고 뽀르르 안으로 들어가는)
수아, 예린의 뒷모습을 보며 아쉬운 듯 서 있다가. 돌아서면. 저만치 서 있는
엄마들의 무리. 미복, 혜주, 경화. 수아, 여자들과 시선이 마주치고.
수아, 잠시 망설이다가. 결심한 듯 씩씩하게 엄마들이 있는 쪽으로 걸어간다.
수아 해바라기반 엄마들이시죠? (미소) 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온 오예린이
엄마에요.
#34. 까페 안 / 낮
한 테이블에 앉은 여자들. 찬찬히 수아를 훑는 여자들의 시선.
수아가 입은 옷, 백, 신발을 찬찬히 훑는.
미복 (미소) 해바라기반 반대표 이도훈 엄마에요. (혜주 가리키며) 이쪽은
같은 반 리나엄마.
혜주 (미소 지으며 목례)
미복 (경화 가리키며) 하진이 엄마
경화 (어색하게 인사하는)
수아 (인사하며)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호호.
미복 안 그래도 연락드리려고 그랬는데. 연말에 크리스마스도 있고 해서.
각 20만원씩 하면 어떨까 하고 엄마들 사이에서 의견이 있어서..
수아 (어리둥절) 네...? 무슨..?
혜주 선생님이요. 20만원씩이면 다해도 200만원 좀 넘으니까. 별로 안
부담스럽게 작은 백 하나 하면, 딱일 거 같은데. 안 그래요?
경화 그쵸. 아무래도 상품권이나 그런 것 보다는...
수아 (경악) 백을.. 이백짜리요?
혜주 (뭐냐는 듯 피식 냉소)
수아 원장님께서 분명히 선물이나 이런 거 일체 못 받게 되어있다고 하셨는데.
아니.. 었나요?
순간 썰렁해지는 분위기.
미복 (미소) 그래도 한 해 동안 애를 맡겨 놓고, 안 받게 되어있으니 싹 입
씻겠다는 건. 좀... 그런 거 같은데. 하다못해 집에 아줌마도, 연말
보너스가 있는데...
수아 (..!)
경화 (수습) 뭐 어디까지나 그런 의견이라는 거지. 아직 정해진 건 아니니까요.
그쵸?
미복 아 물론. 사람마다 기준과 입장이 다른 건데. 강요하는 뜻으로 얘기한 건
절대 아니에요.
혜주 내기 부담스러우면, 빠지셔두 되요. 온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수아 (...!) 아, 아니에요! 할게요! 저도 낼게요.
미복/혜주/경화, 자기들끼리 눈짓 주고받고.
#35. 유치원 교실 안.
아이들 동그랗게 둘러앉아있고. 앞 쪽의 선생, 추첨함을 가지고 있다.
선생 자 그럼 다음은 미녀를 정할 차롄데. 자, 나와서 하나씩 뽑을까?
(jump)
추첨함에 손을 넣고. 제비를 뽑는 여자 아이들.
리나, 손에 든 쪽지를 조심스럽게 펴 보다가. 실망으로 울상이 되는.
예린, 펴보다가 얼굴에 화색이 확 도는. 리나, 그런 예린을 원망스럽게 보고.
#36. 유치원 앞 / 오후
수아, 서 있는데. 예린이 뛰어오고.
예린 (신나서) 엄마! 엄마! 나 미녀 됐다?!!
수아 (놀라) 정말? 대단하다 우리 예린이. 하고 싶어 했잖아-
예린 으응. (하다 뭔가 걸리는 듯) 근데...
수아 응? 왜?
조금 떨어진 곳. 여자들 모여 있고. 리나, 혜주에게 매달려 징징대고 있다.
같이 선 다른 여자들의 냉랭한 시선. 수아, 영문을 모르고. 어색하게 보는.
#36-1 마트 안
카트를 밀며 통화 중인 수아.
친구 (F) 애 엄마들은 어때? 만나 봤어?
수아 어어... 근데. 유치원에서두 촌지 같은 거 하구 그래?
친구 (F) 얘가... 거기 엄마들 장난 아니잖아. 당연히 하겠지. 거기가 보통 데니?
수아 그래두 1,2 만원두 아니구. 20만원이 누구 애 이름이니? (울상) 나두
제대루 된 신상백 하나 없는데! 뭐가 이래? (한숨)
친구 (F) 원래 그런데 가면. 유치원비 플러스 알파가 더 크다는 거, 몰라?
수아 (한숨) 아, 몰라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그래. 조만간 보자. 응?
#37. 유치원 교실 안 / 낮
영어시간. 아이들, 테이블에 앉아있고. 뒤쪽으로 선생 있고.
원어민 강사, 아이들과 영어로 묻고 답한다. 긴장한 표정의 예린.
원어민 Next, (예린 보고) Can read this page, please?
예린 (무슨 말인지 몰라 대답 못하고 당황)
원어민 (알았다는 듯) ok. next, Lina, Can you?
리나 (자신있게) Yes! (책보고) the lion sat down. he tried to think of
something to do, something to play.
원어민 excellent! next, (리나 옆의 하진에게) Jin, please?
하진 the lion said to himself, "I am tired of staying at home alone"..
수업, 예린을 빼 놓은 채 즐겁게 이루어지는. 예린의 어두운 표정.
(jump)
휴식시간. 아이들 놀고 있고. 리나, 다른 여자아이들과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는데. 부러운 듯 쳐다보다가 쓱 오는 예린.
예린 (끼어들며) 나두 같이 놀면 안돼? (리나가 들고 있는 장난감 보고) 나두
좀 해볼게.. (하고 잡는)
리나 (예린 보고) 넌 뭐 있어?
예린 나..? 로보카 폴리..
리나 야. 요새 누가 폴리 가지구 노냐? 레고 프렌즈 없어? 하나도?
예린 (머쓱)
리나 (장난감 홱 뺐으며) 그럼 만지지 마! (옆의 아이에게) 우린 절루 가자?
(하고 딴 쪽으로 가는)
` /
도훈 (저 쪽에서 도훈이 애들을 향해 소리치며) 야, 오늘 우리집에 가기로
한 사람! 여기 붙어!!
아이들 나, 나~ 하며 우르르 가는. 예린, 그 모습을 멍하는 보는
#38. 차 안
혜주, 운전대를 잡고 있고. 뒤에 앉은 리나.
리나 엄마. 오예린 걔는 영어두 못하구 진짜 바보같애! 장난감도 없어.
혜주 (놀라) 응? 걔 영어 못해?
리나 응. 책두 못 읽어. 영어를 전혀 모르나봐
혜주 걔가 미녀 하기루 했다는 애 아니야?
리나 (샐쭉) 어. 짜증나. 나보다 못생긴게...
혜주 (빠직) 아무리 그래도, 진짜 너무하네...
/
아파트 전경 / 아침
#39. 수아네 아파트 예린이 방 / 아침
방안으로 들어오는 수아.
수아 예린아~ 일어나. 유치원 가야지?
예린 (침대에 누워 꾸무럭거리는)
수아 오예린? 이러다 늦는다. 유치원 안 갈 거야?
예린 (시무룩) 엄마... 나 유치원 안가면 안 돼?
수아 그게 무슨 소리야. 유치원을 안 가다니. 가서 너 좋아하는 미녀 아가씨
연습 안 할 거야?
예린 (고개 도리도리) 나 이제 미녀 아니야...
수아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예린 (울먹) 어제... 바뀌었어. 선생님이... 미녀 말구
찬장하래... (하다가 울음을 터뜨리는)
수아 (놀라) 그게 진짜야?
예린 (울면서) 애들두... 나랑 안 놀아줘... 나만 빼구.. 즤들끼리만 놀구..
끝나구두 자기들끼리만 집에 파티하러 간단 말야... 나 유치원 가기 싫어...
전에 친구들하구 선생님 보고 싶어... 허엉...
수아 (입술을 꼭 깨무는)
#40. 원장실 + 유치원 복도
원장실 안. 원장/선생과 마주앉은 수아.
수아 (따지는) 배역이 주인공 미녀에서 대사 한 마디 없는 찬장으로 바뀌었는데.
애가 얼마나 상심이 크겠어요? 원에 안 가겠다고 울고 있는데. 이유라도
좀 제대로 설명을 해 주시던가요-
원장 (자르며) 어머님, 오기 전에 예린이 영어 따로 안 시키셨어요?
수아 (당황) ...네? 영어..요?
원장 (살짝 도도) 네. 여기 아이들은 대부분 영어는 기본이고 보통 중국어,
스페인어까지 하고 있어요. 발표회는 당연히 영어연극이겠죠.
수아 (어쩔 줄 몰라) 그런 건...
원장 (살짝 무시) 저흰 예린이가 당연히 영어를 어느 정도 학습했을 거라
전제했는데... 그래서 대사 없는 찬장역을 하면 어떻겠니, 물어본 겁니다.
수아 (할 말 잃은)
원장 행사가 행사다 보니. 때마다 배역 문제가 많아서, 이번엔 엄정하게 추첨을
했습니다만... 벌써 어머님들 쪽에서 컴플레인도 들어온 상황이라. 저희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수아 (...!)
원장 그래서 오디션을 할 계획이니까. 정 하고 싶으시다면, 지금부터라도 한 번
준비를 해 보세요. 총 리허설 전까지 아이들을 계속 번갈아 가면서 테스트
해서, 배역을 확정할 거니까.
수아 (이런 거였구나...)
그 때 노크 소리 나고. 빼꼼히 얼굴을 내미는 미복. 수아와 눈이 마주치는.
미복 어머, 상담중이셨네요. (선생보고) 선생님, 해바라기반 엄마들 모였는데...
음악실에서 기다릴 게요? (하고 문 닫는)
선생 (굽신) 어머님. 죄송한데. 오늘 다른 어머님들과 선약이 있어서...
선생, 인사하고 먼저 나가면.
수아 (황당) 해바라기반 엄마들이라니... 뭔가요? 전 연락 받은 게 없는데.
원장 (책상 위 서류를 보며) 반 별로 발표회 준비를 도와주시는 어머님들 역할
분담이 있는데. 일하시는 어머님들을 빼면, 예린이 어머님만 빠지셨네요.
수아 (!!) 네..?!
원장 혹시 다른 어머님들과 만나 보셨나요?
수아 (당황) 아, 그건....
원장 물론 어머님이 알아서 하실 일입니다만. 그래도 될 수 있으면 다른
분들하구 교류도 하시구 참여 하셔야. 아이도 적응이 수월합니다. 특히
저희 원은 어머님들 네트웍이 돈독하기 때문에...
수아 (착잡한)
#41. 유치원 복도 + 음악실 안
유치원 복도. 수아, 굳어진 얼굴로 음악실 쪽으로 가는데.
들어가려다 문에 달린 창으로 안을 보면.
/
음악실 안. 둘러앉은 엄마들과 선생. 미복, 혜주, 경화도 보이고.
선생에게 뭔가 선물인 듯 상자를 건너는 엄마들. 화기애애한 분위기.
/
유치원 복도. 그 모습을 보는 수아의 허탈한 얼굴. 들어가지 못하는.
#42. 유치원 앞
수아/예린, 손잡고 걸어오는데. 옆을 스치며 가는 아이들. 도훈/리나/하진 등.
아이들, 엄마들이 있는 곳으로 뛰어가고. 저만치 미복을 비롯한 여자들, 같이
서 있다가.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수아, 그 모습을 보다가. 결심한 듯 씩씩하게 여자들이 있는 곳으로 간다.
수아 (미복 보고 웃으며) 안녕하세요.
미복 아, 안녕하세요 (미소)
수아 발표회 준비 돕는 거. 할 일 있으면 알려주세요. 저도 돕고 싶은데.
미복 어머. 어떡하죠? 이미 다 끝났는데. 예린엄마는 해바라기반 일에 그닥
달가워하지 않는 거 같아서...
수아 아니 그게...!
미복 그럼 우린. 약속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 (인사)
가는 여자들. 자기들 끼리 수군대며 미소. 파르르 떨며 보는 수아.
#43. 수아네 아파트 안.
소파에 드러누운 수아. 끙끙 앓는 소리. 그러다 벌떡 몸을 일으키고.
수아 내 이것들을 진짜...! 어우.... (하고 다시 드러눕는)
/
유치원 전경 / 낮
#44. 유치원 교실 안 / 낮
연극연습을 준비하는 아이들. 찬장 분장을 한 예린, 야수 분장을 한 도훈 등
장난치며 있고. 그중 사냥꾼 분장을 한 아이(성준), 총을 휘두르며 티격대는.
성준 (도훈에게) 비켜! 괴물 주제에 감히 사냥꾼님한테 까불지마!
도훈 야! 나 괴물 아니거든? 마법에 걸린 왕자거든?
성준 쳇! 어쨌든 지금은 괴물이잖아! (총 휘두르며) 저리 비켜라!
도훈 (약이 올라) 야, 하지마!
성준 메롱~ (하고 도망치는)
도훈 (약이 바짝 올라 소리지르는) 야 너 박성준! 거기 안서!
하며 쫓아가려는데. ‘자 얘들아~’ 하고 오는 선생. 도훈, 씩씩 거리고.
(Jump)
선생, 다른 아이의 옷 갈아입는 걸 도와주고 있는데. 화 난 도훈,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있고. 다른 쪽에서 혼자 인형을 가지고 놀던 예린, 도훈을 본다.
/
반대쪽. 성준과 몇몇 아이들 공놀이를 하다가. 공 굴러가고. 성준, 쫓아가면.
도훈, 그 모습을 보고 눈 반짝 하며 성준이 가는 쪽으로 쫓아간다.
/
선생, ‘다됐다’, 하며 다른 아이를 일으켜 주는데. 아이들 울음/고함소리. (E)
선생 (놀라 뒤돌아) 뭐니. 무슨 일이니?
도훈과 성준이 울고 있다. ‘도훈이가 때렸어요’, ‘성준이가 밀었어요’ 말을 하는
아이들. 난감한 선생, 그 때 문이 열리고 간식거리를 한 아름 든 미복 들어온다.
미복 선생님, 이거- (하다가 도훈보고 놀라는) 어머, 도훈아?!!!
도훈 (와앙 하고 울음 터뜨리는)
#45. 유치원 안 로비.
수아 들어오면. 웅성대는 엄마들과 아이들. 가운데 아이를 데리고 대치하고 있는
두 여자. 원장 중재하고 있는. 수아, 놀라 보면. 그 중 한 여자. 미복이다.
예린 (수아를 보고 뛰어오며) 엄마!
수아 예린아.. 근데 무슨 일이야?
예린 어. 첨엔 도훈이랑 성준이랑 싸웠는데. 지금은 엄마들끼리 싸워.
/
성준엄마 자꾸 우리 애만 잘못이 있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는데. 지금 애들 얘기가
다르잖아요. 흥분하지 마시구 대화로 하시죠?
미복 지금 흥분 안 하게 생겼어요? 애 얼굴좀 보세요! 나도 한번 때려 본적
없는 앤데!
도훈 (한 쪽 뺨이 붉게 부은. 불쌍한 표정을 지어보이고)
성준엄마 저희 애도, 그 쪽 애한테 먼저 맞았다고 하는데. 그 쪽 애 말만 듣고 판단하실 일은 아니잖아요?
미복 (도훈을 잡고 집요하게) 도훈아. 진짜 쟤가 너 먼저 때렸니? 응? 말해 봐.
도훈 (큰 소리로) 그렇다니까! 내가 몇 번을 말해!
미복 (성준엄마 보고) 보세요-! 그렇다잖아요!
원장 일단 원장실로 들어오셔서 말씀 하시죠.
#46. 원장실
/
인서트 - cctv 화면. 화면 속 무대 앞 쪽에 있는 아이들. 성준과 도훈,
카메라 쪽으로 다다다 달려오다가. 카메라 아래 쪽 사각지대 안으로 사라지고.
/
원장, CCTV를 끄면. 두 여자의 부딪치는 매서운 시선. 대립하고 앉은 두 여자 (미복, 성준엄마).
원장 보시다시피 사고가 cctv 사각지대에서 일어나서 확인이 어렵습니다.
(정중히) 관리감독 소홀히 한 점은 정식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
어머님들께서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으면...
미복 (단호) 그냥 넘어가다뇨. 우리애 얼굴 보셨잖아요? 이건 가정교육 문제에요.
성준엄마 (불쾌) 지금 뭐라 그러셨어요? 우리 애가 먼저 그랬다는 증거가 있어요?
미복 알아보나 마나. 우리 앤, 먼저 누굴 때려본 적이 없는 얌전한 애에요
성준엄마 (비아냥) 그럼 우리 앤, 나가서 애들 패고 다니는 애란 말이에요?
그렇게 상식 이하로 말씀하시는 게 아니죠.
미복 (확!) 뭐라구요? 사, 상식 이하라니?
원장 (중재) 자자, 진정들 하시구요-
미복 (진정하며) 원장님. 전 절대 이대로 못 넘어가요. 이래갖고 불안해서 누가
원에 애를 보내겠어요?
원장 도훈이 어머님.
미복 (집요) 누구 본 애 있었을 텐데. 있었을 거야. (원장에게) 저기 cctv좀,
다시 돌려주세요!!
#47. 원장실 밖.
엄마들, 뭔가 수군거리며 아직 서있고. 수아 예린을 데리고 돌아가려 하는데.
원장실 문이 열리고. 원장 나온다. 원장의 시선, 예린에게 멎는.
원장 (예린 보고) 오예린? 원장 선생님이랑. 잠깐 얘기좀 할까?
(수아에게) 어머님도. 같이 들어오시겠어요?
놀란 수아. 예린, 순간 저 쪽에 있던 도훈과 눈이 마주치고.
#48. 상담실 안
원장과 수아, 예린 앉아있는
원장 예린아. 무슨 일이 있었지? 그냥 네가 본 걸 얘기해 주면 돼.
수아 (불쾌한) 원장님. 애들이 볼 수두 있구 못 볼 수도 있는 건데. 꼭 이렇게
확인하셔야 되나요?
원장 그냥, 예린이가 아는 대로 얘기하면 됩니다. 그렇지, 예린아?
망설이는 표정의 예린, 시선을 떨구었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예린 성준이가 먼저 때렸어요. 그래서... 도훈이두 화가 나서...
수아 ...!
#49. 유치원 운동장 / 낮
천천히 걸어 나오는 수아와 예린. 수아, 뭔가 개운치 않은 표정.
좀 떨어진 곳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는 도훈/혜주/경화.
혜주 (편드는) 그것봐. 내 그럴 줄 알았어~~ 아우, 아까 그 엄마. 진짜
장난 아니더라. 무슨 여자가 지 새끼 잘못은 모르고~
경화 그래도, 다행히 예린이가 얘기해 줘서. 잘 해결됐네요.
미복 (도도) 어쨌거나 이런 일에 휘말리는 건, 상당히 유쾌하진 않은 일이야.
(경화 보고) 성준 엄마, 뭐 하기로 한 거 있어?
경화 어제 모임에서 무대 쪽 맡겠다고...
미복 (차갑게) 당장 빼. 아직 정해진 거 아니니까. 다른 엄마로 넣어.
하는데. 미복의 시선으로. 저만치 수아와 예린이 보인다. 걸음을 멈추고.
미복, 뭔가 잠깐 생각하더니. 수아 쪽으로 가는. 마주 선 두 여자.
미복 아깐 도와줘서 고마워요.
수아 (냉랭히) 아뇨. 아이들끼리 별 것도 아닌 일인데요 뭐.
미복 (미소) 그렇죠. 애들 일인데. (사이) 내일, 시간 괜찮아요?
수아 네?
미복 우리집에서 간단히 차 마시고 애들 놀릴까 하는데. 시간 괜찮으면 들르라구요.
수아 !!
#50. 예린이 방 안 / 아침
이옷 저옷 꺼내보며 예린이에게 대보는 수아.
수아 아, 뭘 입구 가지... 이건 너무 튀구. (딴 옷 대고) 이건 너무 무난하구...
수아남편 (방을 들여다보며) 나 간다. 뭐해? 어디 가?
수아 오늘 같은 반 애 집에 초대받았단 말야.
수아남편 집에 놀러가는 건데 무슨... 어디 맞선 보러 가냐?
수아 (남편을 째려보며) 이게 엄마들 공식 데뷔전인 거 몰라? 그럼 자기는
예린이가 아무렇게나 입구 가서, 아무렇게나 취급 당함 좋겠어?
수아남편 아이구.. 난 모르겠다. 뭐가 그렇게 복잡하냐? 대충 입혀 가~
(하고 나가는)
수아 (또 다른 옷을 대보고) 아우 이것도 별로고... 어머. 근데 참. 난 뭐
입구 가니? (생각난 듯) 맞다. 그냥 빈손으로 갈 순 없고...
#51. 도훈네 빌라 앞 / 낮
으리으리하니 고급스런 빌라 맨션 앞. 놀라서 쳐다보고 선 수아와 예린.
수아 (놀라) 와.. 이런 집은 얼마나 해.. 한 20억? 하나..?
그 때 빵 하는 자동차 클락손 소리(E). 돌아보면. 운전석 창문이 열리고. 경화다.
수아 (반갑게) 어머. 오셨어요?
경화 타요. 같이 들어가게. (하다가. 수아의 손에 들린 제과점 봉투 보고)
수아 아, 이거... 뭘 사오나 하다가, 그냥 애들 먹기 좋은 거 샀어요.
경화 (근심어린 표정으로 수아 보고) 이 집, 애들 그런 빵 과자 안 먹이는데...
수아 네? (낭패) 아, 저저... 그럼, 어떡하죠?
#52. 고급 블랑제리 앞 / 낮
쇼윈도에 고급스런 케이크며 빵, 쿠키들이 화려하게 진열된 블랑제리.
경화 도훈이네가 이 집 거만 먹거든요. 재료두 전부 프랑스 직수입 유기농이고.
빠리에서 온 파티쉐가, 매일 딱 정해진 개수만 만들어 판대요.
수아 그래요..? 어쨌든 다행이다.
하고 들어가려 하는데. 문 앞에 붙은 문구. C.U.
‘sold out - 주문하시는 손님께서는 대기 ticket을 카운터에 제시해주세요’
수아 (낭패스런 표정) 이게... 뭐에요? 다 팔린 거에요?
경화 대기표가 있어야 되는데. (티켓을 내밀며) 자. 나한테 미리 받아둔 게
있으니까. 받아요.
수아 (놀란)
경화 (조심스레) 기분 나쁜 건... 아니죠?
수아 아니에요, 아니에요! 감사하죠. 제가 뭘 몰랐는데...
수아, 경화를 보고 씩 웃는. 경화도 가만 미소.
#53. 도훈네 빌라 거실
넓은 거실을 가득 채운 고급 가구. 대리석 바닥. 으리꽝꽝한 집안...
거실 소파에 둘러앉은 엄마들. 수아, 눈이 휘둥그레져 침을 꿀꺽 삼키는.
뒤쪽 주방. 앞치마를 두른 요리사가 조용히 요리를 하고 있고.
가정부인 듯 한 여자가 차 쟁반과 다과 접시를 내오는.
수아 저 이거- (하며 사온 케이크를 내미는) 별 거 아닌데...
미복 아유. 그냥 와도 되는데 뭘 이런 걸 가져오구 그래요? (하며 받으며)
어머! 우리 여기 거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았어? 호호-
수아/경화 (눈짓을 주고 받는)
미복 그리구보니 예린 엄만. 이런 자리가 첨이겠네.
수아 전번엔... 제가 뭣도 모르구. 죄송했어요. 운 좋게 들어오긴 했는데. 제가
아는 게 너무 없어서..이렇게 뵙게들 돼서 얼마나 맘이 놓이는지 몰라요.
엄마들 (그럼 그렇지 하는 미소)
미복 우리라고 크게 다를 게 있나? 호호. 이제부터 차차 알아 가면 되는 거니까.
경화 그래 어때요. 보낼 만 해요?
수아 첨엔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이제 알겠어요. 왜들 하나, 하나 하는지.
엄마들 (미소)
수아 근데.. 절대 자리 안 나는 걸로 소문나서 포기하고 잊어버리구 있었는데.
어떻게.. 원래 다니던 아이가 그만 뒀나 봐요?
순간, 어색한 정적. 여자들, 서로 눈치를 주고.
경화 (어색) 아. 그게... 자세한 건 저희도 잘... 예린인 유치원 좋아해요?
수아 (웃음) 네. 근데 워낙 똘똘하고 잘 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들어서... 저희 앤 별루 하는 것두 없는데. 걱정이에요.
경화 (화제를 바꾸며) 근데. 그리고 보니. 예린인 따로 뭐 시켜요?
수아 뭐.. 한글이랑 수학 학습지 두어개 하는 거 말곤...
혜주 (놀란) 어머... 그것 만요? 발레나, 미술두?
수아 아직 어린데... 너무 이것저것 시킬 필요 없을 거 같아서.
경화 미술은 초등 가기 전에 잡아주는 게 좋아요. 특히 여자애들은.
수아 아.. 전 또 그런 건... 사실 뭘 더 시켜야 할 지두 잘 모르겠어요. 그동안은
제가 일하다 보니까..
미복 모르는 건 차차 알면 되니까. 그럼. 우리 팀 짜서 미술수업 하는데. 자기
혹시... 들어올 생각 있어?
수아 아, 정말요? 그래두 괜찮나요?
미복 뭐.. 여기 멤버가 찬성하면. 오케이지.
경화 (승락의 미소)
혜주 (뭐지? 하는 시선으로 미복을 보다가. 어색하게 미소짓는)
수아 (감동) 감사해요. 너어무 감사해요-
#54. 도훈의 방 안
흡사 키즈카페를 연상 시키듯 각종 놀이기구와 장난감으로 꽉 들어찬 방 안.
장난감을 가지고 노느라 바쁜 아이들. 예린, 눈이 휘둥그레져서 방을 둘러보고.
예린 우와... 이거 다 니거야, 이도훈?
도훈 어. 다 내거야.
예린 좋겠다... (두리번 두리번) 완전 짱이다.
도훈 (으쓱) 좋으면 너 맘대로 다 가지고 놀게 해 줄게.
예린 고마워...
리나 (아이들에게) 얘들아. 담 번엔 우리집에서 파티 할 거니까. 꼭 오기다?
도훈/하진 (고개 끄덕)
예린 나두... 가두 되지?
리나 글쎄. (잠시 생각 하다가) 근데 너넨 몇 평이야?
예린 몇 평....? (당황) 그게... 백...? 평..?
리나 백평? 뻥치시네. 야, 우리집이 60평이거든? 너희 집 우리 집보다 넓어?
예린 (당황) 아, 아니. 그건....
리나 몇 평인지 몰라? 너네 집 어딘데?
예린 행복아파트.
리나 행복아파트? 거기가 무슨 백평이냐? 완전 구린 아파튼데. 순 거짓말쟁이!!
예린 (확) 아니야!
하진 하리나. 그만 해. 울 엄마가 그런 거 물어보는 거 실례랬어.
도훈 맞아. 그런 너희 집은 부자냐?
리나 (발끈) 우리집 부자 맞아! 왜 그래! 우리집 타워캐슬이구, 울 엄마 차
벤츠거든?
도훈 쳇! 그게 뭐 대단하다고. 너네집 우리 집보다 쫍잖아! 아줌마두 한 명이구!!
리나 (좀 분한)
예린 (그걸 보고 히쭉 웃으면)
리나 (그런 예린을 착 째려보고) 왜 웃어! 거지같은 게. 영어두 못하면서!
(예린이 들고 있던 인형을 뺐으며) 그거 이리줘!
예린 (놓지 않고) 싫어!!
리나 달라니깐! 내가 갖구놀던 거란 말야!!
인형을 잡아당기는 두 아이. 그러다 예린 손을 확 놓으면. 뒤로 넘어져
주저앉는 리나.
리나 (엉덩방아 찧으며) 아!!!! (하다) 히잉.... 엄마~ (하고 울며 뛰어가는)
예린 (덩달아 분해서) 히잉....
#55. 도훈네 빌라 거실
리나, 울면서 달려 나오고. 뒤따라오는 도훈/하진. 놀란 엄마들, 혜주,
혜주 (일어나 리나에게 가고) 리나야. 왜 그래? 무슨 일인데?
리나 엉엉...
하진 예린이가 밀쳤어요.
혜주 예린이가? 왜?
리나 엉엉... 오예린이, 행복아파트 살면서! 지네 집이 백평이래잖아! 순 뻥쟁이!
엄마가 그 때 그랬잖아. 행복 아파트 후지다구~ 근데 왜 나한테 그래~~
도훈과 하진, 어깨 으쓱. 엄마들, 아무 말 못하고 쳐다보는.
수아, 착잡한 표정으로 방으로 간다.
#56. 도훈의 방 안
수아, 들어가면. 방 안 한 구석. 웅크리고 돌아앉아 있는 예린.
수아 (예린에게로 가서) 예린아.
예린 (돌아보면. 울고 있는) 엄마... (와서 안기는).. 히잉...
수아 (안아주며) 왜 그랬어..
예린 (눈물) 하리나가... 나보구 거지같다구... 뭐라 그러잖아... 우리집은 왜
안 넓어? 왜 도훈이네처럼 백평 아니야?
수아 예린아. 집이 몇 평인지... 그런 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니야. 우리 집은
여기처럼 넓진 않지만. 예린이랑 엄마 마음은 백평 천평보다 훨씬 넓잖아?
예린 ... 응....
수아 그리구 엄만, 집이 이렇게 넓으면, 우리 예린이랑 멀어져서 별로일 거 같은데?
예린 (고개 끄덕/훌쩍이다가) 엄마.
수아 응.
예린 (망설이다가) 나 사실은...
수아 ?
예린 어제 유치원에서... 거짓말 했어.
수아 뭐...?
예린 성준이가 아니라.. 도훈이가 먼저 성준이 때렸는데...
내가 그렇게 말하면... 도훈이가 나 초대해줄 거 같아서... 그래서...
수아 (쇼크) 그렇게... 오구 싶었니..? (하고 예린 보는)
예린 (고개 끄덕) 미안해.. 엄마.. (하고 울먹하는)
수아 (착잡한) 아, 아니야. 니가.. 미안할 거 없어. (예린을 껴안고) 그만... 가자.
충격을 받은 수아의 표정.
#57. 도훈네 빌라 앞 / 오후
수아, 예린을 데리고 가는. 조금 떨어진 곳에 세워진 차. 그 앞에 선 경화/하진.
수아, 경화와 눈인사 하고. 씁쓸하게 미소 짓고 차에 애를 태우는 경화.
차 출발하고. 수아, 예린의 손을 잡고 터덜터덜 가는.
#58. 경화의 차 안
운전하는 경화. 뒷자리에 앉아 영어 동화책을 보고 있는 하진.
차 안에서 흘러나오는 아이들 영어 노래.
경화 하진아. 오늘 도훈이네 가느라, 영어 선생님 이따 8시에 오실 거야.
숙젠, 다 했지?
하진 (고개 끄덕)
경화 그리구 한자 하기루 한 거, 낼부터 학원 갈 거야.
하진 (한숨) 네에...
경화 근데 왜 그래 아들?
하진 아, 아니에요 엄마. 좋아요.
경화 (미소) 그래. (그 때 경화의 핸드폰 울리고. 받는) 여보세요? 아, 선생님.
목요일이요? 그날 바이올린이랑 문예원 수업 있는데. 금요일은 어떠세요?
경화의 통화 이어지고. 하진의 우울한 표정.
/
아파트 전경 / 밤
#59. 수아네 아파트 안.
수아 남편, 문 열고 들어오면. 식탁에 앉아 와인을 마시고 있는 수아.
수아남편 나 왔어. 어?, 뭐야. 왜 혼자 술을 마시구 그래. 분위기 잡어?
수아 아니야..
수아남편 너... 취했냐?
수아 내가 참... 서른다섯을 진짜 열심히, 이만큼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이렇게 내가 개미처럼 느껴지긴... 진짜 첨이네...
수아남편 유치원 무지 좋은 데루 옮겼다더니... 왜 이래? 정수아 답지 않게.
수아 나? 나다운 게 뭐야. 난 지금 내가 뭐 하고 있는 건지두 모르겠어.
수아남편 (토닥) 뭐. 가끔 헤매긴 하지만. 누가 뭐라든 당신, 아주 잘 살았어.
앞으로도 그럴 거구. 그 증거로 우리한텐 저렇게 이쁜 예린이가 있잖아.
수아 그런 거지? 그치? (가만 남편을 바라보다) 이럴 땐 이쁜 소리 하네.
(하며 씨익 웃고 고개를 기대는)
#60. 에스테틱 안
가운을 두르고 헤어캡을 쓴 채 누워서 마사지를 받고 있는 미복과 혜주.
혜주 근데 언니. 대체 왜 넣어 준거에요?
미복 응? 뭘?
혜주 뭐긴. 예린 엄마. 뭘로 보나... 이건 레베루가 안 맞잖아요 레베루가.
아니 요즘 강남에서 그 정도두 안 시키는 집이 어딨어? 안 시키는 게
무슨 자랑도 아니고.
미복 나라고 뭐 좋아서 그랬겠어.
혜주 응? 그럼?
미복 이 관계가. 나 좋다고 좋고, 나 싫다고 내쳐지는 게 아니니까.
애가 걸려 있으니. 싫어도 안 맞아도 덮고 가는 거지.
혜주 그렇긴... 하죠.
미복 제 까짓게... 들어와 보면 알겠지. 여기가 어떤 덴지.
혜주 하긴... 여기서 얼마나 견딜 수 있을라나...?
미복 ... 그거야 모르지.
혜주 그건 그렇고. 그 얘기는... 아직... 모르는 거 같죠?
미복 ... 알아서 좋을 거 없고. 알게 된다 한들, 제 발로 나가기 전까진, 제 발등 찍진 않겠지.
그 때 울리는 미복의 핸드폰(E). 미복, 핸드폰을 보고. 그냥 꺼버리고.
혜주 안 받아요?
미복 어? 어... 쓸데없는 전화야.
#61. 에스테틱 복도
미복과 혜주, 걸어가는데.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리고. 입구 쪽에서 화려하게
치장한 미모의 여자 두어 명이 떠들고 있다. 혜주, 보고 얼굴 확 굳어지는.
미복 (찌푸리고) 뭐니 쟤들은...? 아, 여기도 이제 물 관리 안 되나보네.
룸살롱도 아니고. 어디서 저런 애들을...
혜주 어, 언니. 저-
미복 응, 왜?
혜주 잠깐 화장실 좀- (하고 황급히 돌아가는)
#62. 미술 학원 안 / 낮
여러가지 미술 작품과 석고 아그리파 등이 놓인 아틀리에.
예린, 도훈, 하진, 리나, 테이블에 둘러 앉아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
#63. 까페 안 / 낮
고급스런 느낌의 브런치 카페. 둘러앉은 여자들.
미복 아동미술 전공하신 선생님 아틀리에서 하는 수업이니까. 6개월 만 하면,
스킬이 잡혀서 실력이 확 업그레이드 될 거야.
수아 (배시시 하며 긍정의 끄덕)
혜주 애들 수업하는 동안. 우린 주문들 하죠. (메뉴판을 보며) 난 에그 베네딕트.
미복 (메뉴 보고) 난.. 랜치소스 살라미 샌드위치.
경화 전 비프앤 머슈룸 파니니요. (예린 보고) 예린엄마는?
수아, 앞의 메뉴판을 들어 보면. C.U. 3만원대의 고가의 메뉴. 허걱..
수아 (배시시) 아... 전 아침을 먹구 와서.. 그냥 라떼만..
(Jump)
식사를 하는 여자들. 혼자 커피를 마시며 눈치 보이는 수아.
.
미복 그리구 보니 발표회 얼마 안 남았는데. 끝나구 디저트는 어떡하기로 했어?
경화 아. 그건 지민 엄마가 한다구- (하다 수아 눈치보고 아차)
미복 (생각난 듯) 참. (수아 보고) 자기, 전에 도울 일 없냐구 했었지?
수아 네? 아 네에..
미복 (미소) 그럼.. 성준이 엄마가 갑자기 사정이 곤란하게 됐다구 해서, 마침
하나 일이 남았는데. 자기한테 부탁해도... 될까?
수아 (화색) 진짜요? 그럼요~ 뭐든 할게요~
수아, 기뻐하고.
#64. 유치원 교실 안.
낑낑거리며 장식 테이프를 달고 있는 수아.
수아 (투덜) 뭔 일인가 했더니... 이거 원, 완전 노가다네 노가다.
/
일이 끝난 듯 어깨를 두드리며 걸어오던 수아. 한 쪽 구석의 사물함을 발견하고.
‘오예린’ 이라고 쓰인 사물함 칸을 보고. 씩 웃는. 안에 든 공책과 물건들을
살펴보는. 그러다 맨 밑 바닥에 낡은 메모장. 겉표지에 ‘김영지’ 라고 쓰인.
수아 김영지...? (하고 메모장을 보는)
수아, 무심하게 메모장을 넘겨보다가. 수첩을 백에 넣고. 예린의 사물함을
흐뭇하게 보다가. 나가는.
#65. 유치원 앞 / 오후
어깨를 두드리며 나오는 수아. 뭔가 시선이 느껴져 뒤돌아보면. 좀 떨어진 곳에
자신을 보는 한 여자. 수아와 시선이 마주치고. 여자, 아무 말 없이 차에
올라타고 떠난다. 수아, 갸웃? 하고 가는 여자를 보는.
수아의 뒤로. 을씨년스러운 유치원 건물.
F.O. / F.I.
자막 : 2012년 12월
/
하나유치원 전경 /저녁
크리스마스 발표회 플랭카드가 붙은 입구.
#66. 무대 뒤
찻잔, 자명종 시계, 차주전자, 빗자루 등으로 분장한 아이들의 모습,
선생, 아이들을 점검하는.
#67. 무대 + 객석
객석. 뒤에서 허겁지겁 들어오는 수아. 자리에 앉은 경화, 손을 흔들고.
수아, ‘미안합니다’ 하고 사람들을 헤치며 경화 옆자리에 앉고.
/
무대 위. 연극을 하는 아이들. (5씬과 동일)
/
객석. 수아, 예린을 향해 웃으며 연신 손을 힘차게 흔들고.
조금 떨어진 곳에 앉은 혜주(여, 30), 무심한 표정으로 수아를 흘긋 보다가.
고개를 돌려 누군가를 노려보는. 혜주의 시선이 머무르는 곳에 앉은 미복.
미복, 무대를 응시하는데. 웅- 하고 핸드폰 진동이 울리면(E).
액정을 보다가. 굳어지는 얼굴. 남편의 눈치를 살피고 전화를 끊어버리는.
#68. 객석 / 밤
공연이 끝난 후. 빈 무대. 일어서는 학부모들.
수아와 경화도 일어나는데. 옆에서 웅성대는 사람들. 심상찮은 분위기.
수아 뭐지? 무슨 일 있나?
경화 그러게.
여자 하진엄마! 얘기 들었어? 애가 하나 없어졌대-! 해바라기반이라던데.
자기네 반 아냐?
수아/경화 !!
#69. 무대 뒤 / 밤
북적대는 사람들. 수아, 정신없이 뛰어와 예린이를 찾는.
수아 예린아? 예린아!!! 선생님!
#70. 유치원 복도 / 밤
아무도 없는 복도. 예린아~ 부르며 오는 수아.
앞쪽에 바닥에 떨어진 야수 가면을 보는. 수아, 가면을 주워 드는데.
핸드폰으로 문자 메시지 들어오는 소리(E).
수아, 핸드폰을 꺼내 보면. C.U.
'후회하게 될 거야. 하나 유치원으로 온 걸.
‘
/
굳은 수아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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