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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088
#1. 금순방 (밤)
금순 누워 있다. 잠이 안온다. 자려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눈 감아보고....그러다 결국 일어나 앉는다.
금순 : .......
#2. 주방 (밤)
금순 문 열고 나온다. 금순 불을 켜면, 새벽 두시가 다 되간다.
금순 조심스럽게 문 닫고 다가가 밥솥을 열어 보고 안의 빈 밥솥을 꺼내고 닫는다.
금순 그릇을 들고 쌀독으로 다가간다 쌀을 퍼낸다. 금순 쌀을 씻는다.
금순 밥솥그릇에 쌀을 안치고 밥솥에 다시 넣고 뚜껑 닫고 버튼을 누른다.
냉장고를 열어 오이, 시금치 당근 계란 단무지 등을 꺼낸다. /
계란 시금치 단무지 당근 오이 등 김밥 재료가 쟁반에 가지런히 담겨있다.
금순 발에 김을 얹고, 김 위에 밥을 얹어서 재료를 얹어 김밥을 말기 시작한다. 켜켜이 김밥이 쌓여간다.
금순 발을 돌돌 말아서 김밥을 말아 꾹꾹 누른다/
#3. 노소장네 외경 (아침)
#4. 주방
성란 문 열고 하품하며 나온다. 정심 역시 안방문 열고 나온다.
성란 하품하다 어머?...
금순 식탁에 엎드려 잠이 들었고, 식탁 한쪽 쟁반에 김밥이 잔뜩 쌓여 있다. 썬 것 반. 안썬 것 반.
정심 역시 다가와 보고 놀랍고 어이도 없다.
성란 : (어머...하품하다 옆에서 놀라 서있는 정심 본다) 어머 어머니...안녕히 주무셨어요?
정심 : (성란에게 새침하게)....어.....얘...금순아...금순아.
금순 : (으응 깨어난다)....어머니.
정심 : 너 왜 여기서 이러구 자?....그리구 이게 다 뭐야?
금순 : 제가 어젯밤...아니 오늘 새벽에 쌌어요.
정심 : 뭐?...아니 우리집에 오늘 아침 누가 소풍을 가니? 이 많은 김밥을 누가 다 먹으라구 잠두 안자구 이걸 싸?
금순 : ....그냥 갑자기 김밥두 먹구 싶구 잠두 안오구 해서요.
정심 : (어이없어 금순을 본다).....
성란 : 그렇다구 김밥을 이렇게나 많이 쌌어? 동서 손 한번 크다.
금순 : 저 원래 김밥 되게 좋아해요 형님....어려서 소풍날 김밥 못싸갈 때 많았거든요 할머니가 너무 바쁘셔서요.
정심 : .....
금순 : 그래서 제가 젤 먼저 배운 음식이 김밥이에요. 제가 직접 싸갖구 다닐려구요.
정심 : (계속 어이없이 흘겨보자).....
금순 : .....어머니.....화나셨죠?...어제.....죄송해요.....잘못했어요.
정심 : (미워 흘기다)....알면 됐어....
금순 : ....예 죄송해요.
성란 : (그런 두사람 번갈아 보고).....
정심 : (성란 앞에서 은근히 기가 산다) 어제는 왜 그랬어?....왜 그랬냐니까?
금순 : ......갑자기.....막....열이 나잖아요....
정심 : ......왜?....
금순 : 갑자기 막...이생각 저생각이 나서요...비오는 날 우산 갖다줄 사람 없어 비 맞구 왔던 것두 생각나구....
소풍날 김밥 못싸갖구 갔던것도 생각나구....학교 갔다 집에 오면 맨날 빈집이었던 것도 생각나구...
정심 : 무슨 소릴 하는거야 얘가 대체?...
금순 : (배시시 웃는다)....그러게 말에요. 저두 실은 제가 무슨 소릴 하나 잘 모르겠어요.
성란 : (보다가 김밥 꼬다리 집어들어) 맛있어 보인다.....어머니 하나 드셔보세요.
정심 : 너 지금 아침부터 나보고 김밥 꼬다리나 먹으란 얘기니?
성란 : 김밥은 원래 꼬다리가 맛있어요 어머니?
정심 : 맛있는 꼬다리 너나 많이 먹어...(화장실로)....(문 탁 닫는다)....
성란 : (쩝....꼬다리 먹는다)...왜 갑자기 엄마 생각이 났어 동서?.....혹시 엄마 기일이었어?
금순 : (보다)......역시 형님은 똑똑하신거 같에요......아뇨....
성란 : (보는)....
금순 : (꼬다리 빙그레 집어 먹으며 웃는) 맛있죠 형님?
#5. 마루
노소장 정심 시완 태완 성란 금순 휘성 둘러앉아 가운데 김밥을 잔뜩 쌓아놓고 먹고 있다.
앞앞이 된장국 간단한 반찬만 놓여있고, 앞접시에 가져다 먹는 중이다.
노소장 : 이거 많이 남겠는데.
정심 : 걱정말아요. 금순이가 미용실 싸갖구 간데요.
노소장 : 아 그럼 되겠네.
시완 : (성란에게 눈치 준다).....
성란 : 어머니...오늘 낮에 제가 어머니 점심 대접하구 싶은데 시간 어떠세요.
정심 : (힐끔)....됐어. 너 이번주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며?
성란 : 어머니 엊그제 저희 회사 앞까지 오셨었다면서요?
정심 : (노소장 힐끔).....
노소장 : (얼른 딴청한다).....
성란 : 왜 오셨다가 그냥 가셨어요 서운하게....그때 잠깐 시완씨랑 저녁 먹으러 갔던 건데요...
나오세요 어머니. 바빠두 어머니 식사 대접할 시간은 되요.
정심 : 됐다니까...바쁜데 그럴꺼 없어.
금순 : (정심 성란 번갈아 보는).....
시완 : (다시 눈치 준다)....
성란 : 나와주세요 어머니. 큰며느리 사무실이 어떤가 안궁금하세요? 저는 어머니께 꼭 보여드리구 자랑두 하구 싶구 그런데...
정심 : (음)......
#6. 시완방
성란 시완 들어와 문 닫으면.
성란 : 바람만 펴봐. 죽을지 알어.
시완 : ......
성란 : 내가 이렇게까지 낮은 포복으로 온갖 비위 다 맞춰가며 결혼형 인간이 되려구 최선을 다하는데
바람만 펴봐. 진짜 죽는다!
시완 : (웃는)......
#7. 태완방
태완 옷장에서 옷을 꺼내는데, 노크소리 문 열리고 금순 들어온다.
금순 : 아주버님 요즘 바쁘세요?
태완 : 아니...백수가 바쁠게 뭐 있어? 태워다줘?
금순 : 아뇨 그럼 금아한테 전화 좀 해보세요.
태완 : (윽)....
금순 : 어제 오는 길에 금아 만났는데 아주버님 며칠째 전환 안된다구 전화좀 해달라구 전해 달랬어요.
태완 : (표정관리 안될까 시선 적당히 피하고 끔뻑끔뻑).....
금순 : ......아주버님 요즘 금아랑 친하게 지내신다면서요.
태완 : (난감지경이다).....뭐....제수 사촌이니까.
금순 : .....예.....갈께요. (나가려면)
태완 : (그제야 보고) 괜찮아?...오늘은 어제보다 훨씬 제정신이 돌아온거 같긴 한데?
금순 : 예 저두 그런거 같에요...
태완 :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절대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금순 : .....다녀올께요...(문으로)......
#8. 숙모네 마루 (밤)
할머니 숙모 금아 상을 놓고 둘러앉아 있다.
할머니 : 장헌 우리 금아 많이 믁어...(반찬을 금아 앞으로 밀어준다)....
금아 : (배시시)....할머니 쑥쓰럽게...
숙모 : 나는 아직두 믿어지지가 않어?...니가 어디서 그런 강단 생겨서 거길 다 쫓아가서 그런 담판을 짓구 온거야?
금아 : 취직한 덕이지. 그 아저씨두 뭐 내가 통사정 한다구 봐줬겠어. 그렇게라두 돈 받으면 좋겠다 싶으니까 그런거지.
할머니 : 그람 말이라구...
숙모 : (딸 보는)...근데 너 이년 가까이 월급 한푼 못만져볼텐데 괜찮겠어?
금아 : 그럼 당연하지...다만 몇 달이라두 아빠가 빨리 나오는게 어디야?
숙모 : ......
금아 : 엄마 이제 나 임용고시 포기해서 엄마 실망시킨거.....용서해 주는거지?
숙모 : 그건....그건 아직두 아냐....아닌데........어쨌든.....잘했어....고맙구.
금아 : .......
할머니 : (그 모습 흐뭇하고 고마운)....자 얼런들 먹어. 얼런들 먹고 얼런들 나가봐.
나두 얼런 치우구 금순이헌티 좀 가봐야겄어. 금순이 출근허기 전이.
숙모 : (뜨끔하다)......금순이 시댁에요 왜요?
할머니 : 왜긴 왜겄어. 금순이 만날라구 그라지. 야가 요 며칠 통 연락두 안되구 와보덜 않구 허는 것이 암만혀두 이상혀.
뭔일이 있나 싶어.
숙모 : 아유 일은 무슨(하는데)
금아 : 그러구 보니까 어젯밤에 금순이 표정이 별루 안좋아 보이긴 했어요.
숙모 : (저저...금아 눈치 주지만).....
할머니 : 그려 그려서 가볼라구. 얼런들 먹어.
숙모 : (속이 탄다. 생각나는).....어머니....저 오늘 오후근문데 저랑 애비 면회 안가실래요?
아침 먹구 치우구 바루 출발하면 저 갔다 출근할 시간 되는데요?
할머니 : 이?....그라까?
숙모 : 그러세요 금순이한테는 설마 아무일두 없겠지만 정 걱정되시면 나중에 전화해 보면 되죠.
애비한테 금아 취직이랑 그 기쁜 소식도 알려줘야 하구요.
할머니 : ....그라까? 그랴 그람 일단 애비헌티다 댕겨와.
숙모 : (후....내심 십년감수했다)......
#9. 미용실
금순 스텝들과 함께 오픈 준비 중이다. 대걸레로 바닥을 닦고 있다.
스텝들 문 열고 들어오면, 오셨어요? 좋은 아침 등등 서로 인사를 주고 받는다.
#10. 미용실 밖 거리
재희차 세워져 있다. 재희 차안에서 그런 금순의 모습을 보고 있다.
재희 걱정스럽게 금순을 본다. 열심히 걸레질만 하던 금순, 말희와 무슨 얘기를 하며 웃는다.
재희 그모습을 보니 그래도 안심되고 마음이 놓인다.
재희E : .....배추머리....잘 잤냐?....나는 너 때문에 잠을 설쳤는데 그래두 너는 잘 잔 얼굴이다....
근데 너 어쩌자구 자꾸 내 인생에 끼어드냐....왜 잊을만 하면 한번씩 내 눈앞에 나타나구....사람 미치게 걱정 시키구.....
미치게 화나게 만들었다......미치게 보고 싶게 만들구......내가 너 땜에 진짜 미-치겠다.
재희차 앞으로 택시 다가와선다. 은주 차비를 치르고 차문을 열려다 문득 싸이드 밀러에 비친 재희차를 본다.
은주 어? 반가워 얼른 내리려다 문득 보면, 재희 통창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좀 이상한 느낌이다.
은주 몸을 돌려세워 돌아본다.
재희 통창 쪽을 깊은 눈길로 보다가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모습 보인다.
은주 어쩐지 기분이 이상하다.
은주 : ......
통창 안에 금순 다시 열심히 바닥을 닦다, 누가 부르는듯 이동한다.
재희 그모습 보다가, 시동 걸고 출발한다. /
택시 안에서 은주 출발하는 재희차 본다. 재희차 이내 택시 옆으로 지나쳐 멀어져 간다.
은주 그모습 보다, 고맙습니다 택시문 열고 내려 문 닫는다.
은주 멀어져가는 재희차 바라보다, 얼른 재희차가 서있던 곳으로 다가간다.
은주 다가와선다. 은주 통창을 바라본다. 여러 스텝들이 일하는 모습만 보인다.
은주 뭐였지? 오빠가 누굴 보고 있었지?...영 기분이 이상하다.
힐끔 시선에 잡히는 윤소란을 한번 봐본다...설마....
그러는데, 금순 다시 다가와 걸레질을 한다.
은주 금순을 본다. 설마!... 금순 열심히 걸레질 한다.
은주 : (그 모습 보다....재희차 사라진 방향을 보다).....(설마 말두 안돼)....
(문으로 향하려다 멈춰선다. 휴대폰 꺼내 전화를 건다).....(전화기가 꺼져있다는 메세지 나온다)....
(뭐야?...끄고 다시 통창 바라봤다....입구로)
#11. 안방
영옥 침대에 앉아있다. 장박 넥타이 메고 있다가 돌아본다.
장박 : 지쳐?
영옥 : 예...좀....오늘 기압이 낮은가봐요. 몸 컨디션이 좀 그래요.
장박 : 많이 그래 보이네....기운을 좀 내봐....힘들어두 투석 받구나면 한결 날꺼야.
영옥 : 예...기운 낼께요...(일어난다)....
#11-1. 병원 일각
장박 영옥 함께, 적당히 부축해 걸어온다.
재희 수련의1.2와 모퉁이 돌아 걸어나온다. 재희 다가오다 장박과 영옥을 본다.
재희 주춤 멈춰선다. 장박의 계획을 알고 장박을 처음 만난 것.
재희 : (두사람을 보며 절로 표정 굳어진다)......
장박 영옥 모르고 다가온다.
재희 장박을 보다, 그 옆의 영옥을 본다. 영옥이 금순을 낳은 생모라는 사실이 떠오른다.
태완E : 당신 부인이 내 제수를 낳은 분이라고 해서....
재희 : ......
장박 영옥 다가오다, 재희를 보고 멈춰선다.
재희 그제야 표정관리하고 목례를 한다. 수련의들도 따라서 목례한다.
장박 : 그래....
영옥 : 오랜만이에요...원장님두 안녕하시죠?
재희 : 예....(시선 마주치지 않고).....
장박 : 투석실 다녀와서 회진 돌자. 준비해라.
재희 : 예....(목례하고 수련의1.2와 간다).....
영옥 : (가는 재희를 본다).....
장박 : (그런 영옥을 보고) 왜?
영옥 : .....어디가 그렇게 좋을까? 보는 거에요.
장박 : 누가?.....은주?........은주 아직두 미련 못버렸대?
영옥 : (보고 말하지 말자 싶다)....아아뇨....전에 그랬었잖아. 가요...
장박 : (다시 맞춰 걸으며 아내 걱정스럽다)....괜찮아?
영옥 : ....괜찮을꺼에요.....
#12. 미용실
금순 제품 가지러 다가온다.
미용실 문 열리고 오미자 은주 들어온다.
금순 : 다녀오셨어요?
오미자 : 하이! 몸은 좀 어때? 한결 좋아보이는데?
금순 : 예 많이 좋아졌어요.
오미자 : 그럼 우리 차 좀 줄래? 나는 허브차?...(은주 본다)
은주 : 커피 부탁해요.
금순 : .....예...(가는)
#13. 원장실
오미자 은주 앉아서 각자 챠트를 보고 있다.
오미자 : 눈에 띠게 떨어지는건 아니지만 조금씩 떨어지는건 분명하네.
노크소리. 금순 문 열고 들어온다. 쟁반에 컵 두개 놓여있다.
금순 다가와 컵을 놓는다.
오미자 : 고마워.
은주 : 고마워요...(그러는데 핸드폰 울린다. 꺼내 보고 받는다)...예 아빠.
금순 : (주춤하는....목례하고 문으로 향하는데).....
은주 : 예? 엄마가요?.....왜요 또?....아후 어뜩해 또 쇼크가 와서.
금순 : (누가 뒤꼭지를 잡아당기는 것처럼 그말 귀에 박힌다)......
오미자 : 왜? 엄마 또 쇼크 왔대?
은주 : 예....예 알겠어요....그럼 지금 어디 계세요?...예..알겠어요. 제가 끝나구 갈께요...
아빠 근데 중간중간 상황 봐서 안좋으면 바루 연락 주셔야 해요...예...(끊으면)
오미자 : 어뜩하니 또 그래서....
은주 : 예....아침에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시드니....
금순 : ......(문으로 다가가 문 열고 나간다)......
#14. 미용실 내 원장실 문 밖
금순 쟁반 들고 나와 멈춰 선다.
금순 :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고 가만히 서서 생각에)......
윤소란 : (저만큼 다가와) 나금순 뭐해 손님 오셨는데?
금순 : 예...(얼른 다가간다)
#15. 입원실
영옥 의식을 잃고 누워 있다. 링거 연결되어 있다. 얼굴 창백하게 부어 있고, 산소호흡기 끼고 있다.
장박 서서 그모습 걱정스럽게 보다가....입구로.
#16. 데스크
재희 수련의1.2 챠트 보며 대기 중이다.
장박 다가와선다. 수련의1.2 꾸벅 인사한다.
장박 : 가자.
재희 : (그말에 돌아본다. 장박 똑바로 안봐진다)....(챠트 들고 뒤따른다).....
#17. 병동
장박 들어오고, 재희 수련의1.2 뒤따른다.
장박 환자 앞에 다가와서면.
재희 : (장박에 대한 감정 드러내지 않으려, 눈 마주치지 않고) 에이피 리섹션 피오디 오일째 환자분이십니다.
첫째 소프트 다이어트 중이십니다.
장박 : 헤모백은 얼마나 나왔지?
재희 : 라이트 150, 레프트 100cc 나왔습니다.
장박 : 아직은 좀 더 지켜보고, 바이옵시 나왔지?
재희 : 예 페리콜릭 다이포스 티슈까지 침윤되어 있고, 림프노드는 15개 중 8개에서 양성으로 나왔습니다.
#18. 한정식집 홀
정심 성란 마주앉아 있다. 정심 둘러보다 컵 들어 마신다.
성런 : 시완씨가 어머니 중국음식이랑 한정식 좋아하신다구 해서요. 이집 음식 맛있어요 어머니.
정심 : 고급 음식점 같아 보이긴 하네.
성란 : 더운데 나오시느라구 고생하셨죠?
정심 : 더운데 나와 일해 돈 버는 사람두 있는데....
성란 : 안에 에어콘 있어요.
정심 : (보는)....
성란 : ....안덥다구요.....세척기 있으니까 그래두 편하시죠 어머니?
정심 : 글쎄 뭐....설치하는 날 시운전 해보구 아직 안써서 잘 모르겠다. 세척기야 너랑 금순이가 으쌰으쌰 해서 들여놓은거 아냐.
성란 : 근데 그 으쌰으쌰한 사람이 너무 바빠서.....어머니....저 못마땅할 때 많으시죠?
정심 : ....그럴 때두 있어.
성란 : 제 어디가 제일 못마땅하세요?....말씀해 주세요. 제가 고칠 수 있는건 고치께요.
정심 : (힐끔).....그래 니가 그렇게 물으니까 하는 말인데....일단 너...시동생한테 말하는 말투가 그게 뭐야?
너두 나중에 자식 낳아 키워보면 알겠지만
성란 : .....
정심 : 내 자식 누구한테 야단맞는거 보면서 좋은 부모 이 세상에 없다. 그건 내 자식이 잘못을 했거나 말거나의 문제가 아냐?
그럼....내가 그 앞에서 보고 있으면 니가 나를 조금이라도 의식한다면
너 그렇게까지 니 시동생한테 막 해붙일 수가 있는거니?
성란 : 예....제가 생각이 부족했어요 어머니.
정심 : .....내가 태완이가 잘했다는 얘기는 절대 아냐.
성란 : 예. 이미 그 부분은 시완씨한테 혼났어요. 제가 너무 맺고 끊는게 분명해서 얘기할 때 사람 기분 상하게 잘한다구..
안그러도록 노력하겠다구 했어요.
정심 : .....(전화벨)
성란 : (보고) 어머니 죄송해요 사무실이거든요 잠깐만요...(받고) 어 말해....아니 390이라구 했잖아. 무슨 소리야?....
안돼 무조건 390에 맞춰달라해....안된다니까. 양보할 부분을 양보해 달라구 해야지.
한발 물러서면 두발 세발 바루 절벽인거 몰라?...그래 내가 책임진다구 해. 끊어. (끊고) 죄송해요...공사 막바지라....
정심 : .......
성란 : (전화 내용이 머리속에서 맴도는 듯하다 가만)...어디까지 얘기했죠 어머니?
정심 : (보는데).....(다시 전화벨).....
성란 : (아후...핸드폰 보고 아후).....
정심 : 받어.
성란 : 예 어머니 급한 전화라....(받는다) 예 하성란입니다....예 말씀 들었는데요 양사장님....그건 곤란한 말씀이시죠.
제가 분명히 390이라구 세번이나 강조했구요....무슨 말씀이신지 알겠는데요 힘드시겠지만.....예?....대충이라뇨?
저와 저희 직원들 모두 목숨 걸구 이일 하구 있어요?.....알겠는데요 일단 최선을 다 해보신 뒤에
정심 : (그런 성란 본다)......
성란 : (후)....알겠습니다...예...예 기다리죠. (끊으면)
정심 : 그만 일어나자. 너 그만 들어가봐.
성란 : 아니에요 어머니....한시간쯤 점심 먹을 시간 되요.
정심 : 됐어 일어나. 전화 그렇게 와대는데 무슨 밥인들 제대루 넘어가겠어. 나두 불편하구 너두 가시방석일꺼구 일어나.
성란 : ......
정심 : 나 화나서 이러는거 아니니까 일어나라니까...(일어난다).....
성란 : (보다 일어난다) 어뜩해요 식사도 못하시구....
정심 : .....괜찮아....나야 이제 가서 먹으면 되는데 너는 점심 어뜩해?
성란 : (보는).....저두 가서 샌드위치 같은거 사다 먹으면 되요.
정심 : 가봐 그럼 어서. (입구로)
#19. 한정식집 밖 거리
정심 성란 나온다. 성란 정심에게 인사하고, 정심 간다고 먼저 돌아선다.
성란 보다가 이내 돌아서 잰걸음으로 걷는다. 정심 몇걸음 걷다 멈춰서서 돌아선다.
#20. 인테리어 사무실
성란 직원들과 모여 도면, 타일 벽지 등 각종 샘플과 자료를 놓고, 서로 뭔가를 열심히 얘기 중이다.
전화 울리고, 직원1 받아서 성란 부른다. 성란 다가가 전화 받는다.
성란 뭐라뭐라 얘기하고 전화 끊고 얼른 다시 다가와 얘기하면, 직원2 다른 도면을 들고와서 보여준다.
성란 잠깐 얘기하는데, 이번엔 자리에 핸드폰 울린다.
성란 바삐 다가가 핸드폰 들어 받는다.
입구에서 정심 그 모습 보고 있다.
바삐 일하는 성란과, 직원들 모습, 사무실 풍경을 정심 둘러본다.
#21. 인테리어 사무실 밖
정심 나와서서.
정심 : .....목숨 걸고 하는 일이라구....그래 목숨까지 걸구 한다는데....어쩌겠어.....
(돌아본다) 폼난다 진짜.......집안 일은 아무리 해두 표두 안나구 폼두 안나구...
나두 다시 태어나면 저렇게 한번 살아봐야지....(나서는)
#22. 마루
노소장 시완 태완 휘성 둘러앉아 짜장면을 먹고 있다.
노소장 : 니엄마 지금 성란이한테 맛있는거 얻어 먹구 있겠다.
시완 : 아버지두 제가 모시구 나간다니까요.
노소장 : (휘성에게 짜장면 먹이며) 휘성이가 있잖아, 아 요즘 휘성이 때문에 내가 꼼짝을 못해요.
빨리 놀이방을 알아보든가 해야지...맛있어?
시완 : 참 아버지...어제 제수씨 좀 이상했던거요...
아침에 성란이가 그러는데 혹시 돌아가신 제수씨 어머니 기일 아닌가 하든데요?
노소장 : 그래? 기일이었다구?
시완 : 예...성란이 말이(하는데)
태완 : 아냐. 기일은 무슨 기일이야 멀쩡히 살아있는데.
노소장 시완 : (본다).....
태완 : 돌아가시지 않았다구요 살아 있어.
시완 : 야....그게 무슨 소리야?
노소장 : 무슨 소리냐니까?
태완 : .....제수는 절대 얘기하지 말랬는데....아무리 생각해두 아버지 엄마는 아셔야 할꺼 같애요.....
제수가 어젯밤에 이상했던 이유가 있어요 아부지.
#23. 마루
노소장 시완 놀라운 표정으로 태완을 본다.
태완 : 말이 안나오죠?...저두 처음 들었을 땐 너무 기막히구 황당해서 말을 못하겠드라구요.
시완 : 야....진짜 말이 안나오네....어뜨게 그런 일이....
노소장 : 그러니까 말이다.....차라리 모르고 사는게 낫지....지엄마 다 죽어간다는 얘기까지 들었으니.
태완 : 엄마는 무슨 엄마에요. 낳기만 하면 엄만가...
노소장 :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시완 : (역시).....
그러는데 정심 들어온다.
정심 : 휘성아....여보 나왔어요. 아우 무슨 날씨가 이렇게 더워. 벌써부터 이러면 한여름엔 어떻게 지내라구...
(다가와 앉는다) 짜장면만 시켰어요? 탕수육이나 요리 뭐 하나 시키지....줘봐 아유 배고파...
(짜장면 섞으며) 나 성란이 바빠서(하다 그제야 고개 들고 보면).....
노소장 : .....
시완 태완 : ......
정심 : (이상하다) 여보....왜 그래? 무슨 일 있어?
#24. 구치소
할머니 숙모 접견실에 앉아있다. 삼촌 안쪽에 앉아 있다.
삼촌 : 금아가요?
할머니 : 그려. 취직 되자마자 젤 먼저 거길루 달려가서 담판 짓구 왔댜.
삼촌 : (숙모 본다) 뭐하러 그런.....
숙모 : 그럼 그런 생각이 안들겠어?....아빠가 이러구 있는데 당연히 그런 생각 들지.
할머니 : (아들에게 뭐라 말하려는데).....
삼촌 : (숙모만 보며) 정말루 우리 금아가 다 컸네. 아직 어린 줄만 알았더니.
숙모 : 그러게 말야. 나두 어찌나 대견하구 고맙든지.
삼촌 : 이게 다 당신이 금아를 잘 키워준 덕이야.
할머니 : (월래?...아들 며느리 서로 추켜세워가며 서로만 바라보고 얘기하는거 본다)....
숙모 : 내가 뭐 한 일이 있다구...크기야 지가 알아서 컸구, 당신이 심성이 바르고 착하니까 금아가 그걸 닮은거지
사실 나는 맘보는 별루잖아.
할머니E : 알기는 아네.
삼촌 : 아니야 당신이 왜 별루야 당신이 표현을 안해서 그렇지 당신이 얼마나 맘이 곱구 착한데..안그렇습니까 어머니?
할머니 : (서로만 봐라보며 얘기하는 아들 며느리 삐죽해 보다가).....이?....그람...모질고 독헌 사램은 아니지.
삼촌 : 거봐. 어머니두 그러시잖아.
할머니E : 그려 니가 그 안에 들앉어서 마누라 칭찬이라도 혀야지 워쩌겄냐.
니가 시방 서방이라구 마누라헌티 헐 일이 그거밖이 더 있겄어.
삼촌 : 참 당신 반지 끼구 왔어?
숙모 : 응...(진주 반지 보여준다)....이쁘지?
삼촌 : 잘 맞어?
숙모 : (더욱 바짝 다가가서) 아주 맞춘거처럼 딱 맞어. 어쩌면 당신 나보다 더 내 손가락 싸이즈를 잘 알어?
삼촌 : (더욱 바짝 다가앉는) 맘에는 들구.
숙모 : 그러엄....너무 맘에 들지. 반지 껴노니까 이 후진 손이 막 돋보이는거 있지? 고마워요.
할머니 : (그런 아들과 며느리를 보며, 자꾸 속이 뒤틀린다)....
#25. 숙모네 마루
할머니 문 열고 들어서 문 탁 닫는다. 할머니 다가와 신발 탁탁 벗어 넣고 올라와 앉아 씩씩 분하다.
할머니 : .....망헐놈....지 에미는 한번 지대루 치다를 안봐.
#26. 탈의실 (밤)
말희 혜미 등 옷 갈아입고 있다.
금순 사물함 문 열어놓고 역시 옷 갈아입는 중이다.
혜미 : 너 모공관리 좀 해야겠다. 땀구멍이 너무 커졌어?
금순 : (골똘해 옷 갈아입다)......그래요?
혜미 : 나 잘 아는 피부관리실이 있는데 소개해줄까?
말희 : 야 너 또 니 언니 가게 홍보 하냐?
혜미 : (말희 흘기는) 한번 가볼래? 싸게 해줄께?
금순 : (고개 가로젓는다) 아뇨 생각 없어요.
혜미 : (삐죽)....알았어 생각 있으면 얘기 해. 가자....
혜미 말희 스텝들 서로, 내일 봐. 수고했어 안녕히 가세요 인사 주고 받는다.
금순 다들 나가고 나면 다시 떠오르는 생각에.
은주E : 엄마가요?....어뜩해 또 쇼크가 와서.
금순 : (떨쳐버리려 해도 자꾸만 떠오르는 생각에)......
#27. 미용실 (밤)
다들 돌아가고 빈 미용실. 금순 한쪽에 앉아 있다.
금순 여전히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금순 골똘하다, 안되겠다 가봐야겠다.
금순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 들고 입구로.
#28. 병원 로비 (밤)
금순 로비를 걸어들어온다. 금순 두리번거리다 저만큼 진료과목이 적혀있는 안내판으로 다가간다.
내과 외과 등등 병동과 진료과 층수가 표시되어 있는 안내판을 바라보는 금순, 보며 갸웃 고민하다, 지나가는 의사에게 묻는다.
금순 : 저기요...말씀 좀 묻겠는데요....신장이 아프면 무슨 과에 입원을 하나요?
#29. 병동 데스크 (밤)
금순 다가온다. 금순 쭈볏거리며 데스크로 다가와선다.
금순 : .....실례합니다 말씀 좀 묻겠는데요....여기 혹시 장기중 박사님 사모님 입원해 계신 병실 좀 알 수 있을까요?
간호사 : 장박사님 사모님이요?....관계가 어떻게 되시는데요?
금순 : (입이 안떨어지다가 간신히).....친척이요.
간호사 : (방향 가리키며) 육백오호요.
금순 : 예 고맙습니다...(향한다)....
#30. 병동 복도 (밤)
금순 모퉁이 돌아 나온다. 금순 천천히 조심스럽게 다가온다.
금순 입원실마다 살피며 병실을 찾는다. 금순 병실 앞에 다가와 선다.
금순 : .......
막상 오기는 왔는데 뭘 어떻게 하려는지 모르겠다. 망설이다 다시 돌아서고 마는...
금순 몇걸음 걸음을 떼는데, 입원실 팍 열리는 소리. 금순 돌아본다.
보조침상이 밀려나오고, 침상에 영옥이 누워있다. 산소호흡기 달고 있다. 한눈에도 몹시 아파 보이는 환자다.
금순 : (놀라운).....
영옥 : ......
보조원들 영옥침상을 재빨리 밀어 걸어간다. 장박 걱정스럽게 뒤따라 나온다.
금순 주춤해 얼른 등 돌리고 선다. 장박 금순을 못본채 영옥 뒤를 따른다.
금순 등돌리고 섰다가, 다시 천천히 돌아본다. 저만큼 영옥 침상 멀어져간다.
금순 그모습 바라본다. 저멀리 영옥이 멀어져간다. 금순 계속 바라본다.
결국 침상이 모퉁이 돌아 사라진다. 금순 보다가 모르게 뒤따른다.
#31. 투석실 앞 복도 (밤)
보조원들 영옥 침상을 밀고 다가온다. 저멀리 금순 다가온다.
보조원들 침상을 밀고 투석실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금순 다가오다 주춤 선다.
투석실 안으로 밀려 들어가는 영옥 침상을 바라보다, 영옥 침상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당황스럽다....
금순 보다가 저도 모르게 천천히 투석실로 다가온다.
#32. 투석실 (밤)
금순 조심스럽게 입구에 모습을 드러낸다.
주치의와 의료진 대기 중이고, 영옥 이미 투석기 꽂고 투석 진행 중이다.
장박 한쪽에 서서 걱정스럽게 그 모습 지켜보는 중이다.
금순 파리하게 창백한 얼굴로 의식없이 누워, 산호호흡기 꽂고. EKG모니터링 연결하고, 투석 중인 영옥을 바라본다.
금순 : .......
영옥 : .......
금순 : .......
영옥 : .......
금순 아픈 영옥을 시선 떼지 못하고 하염없이 바라본다.. 아픈 모습이 보기 싫다. 원망스럽다.
그렇게 떠났으면 재혼을 했으면 잘 살아야지 왜 저렇게 누워 있는건지...
금순 그런 영옥을 아프게 아프게 원망스레 바라본다....그렇게 바라보다....더이상 바라보기 힘들다.
금순 : ......
금순 외면하고 돌아서는데, 수련의1 다급하게 선생님 부른다.
금순 그소리에 돌아보면, EKG모니터링 수치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주치의 당황해 돌아보면, 바이탈 수치가 더욱 떨어진다.
장박 : (당황해 다가온다)......왜 이래 여보..
주치의 : (그순간 바이탈 수치 제로에 가깝게 떨어진다)...투석중지!....(주사기 뽑는다. 수련의 다가가 투석기 중지시킨다)
...디씨 준비....빨리.
금순 : (당황스러워 저도 모르게 한발 다가와 본다)......
수련의 다급하게 제세동기 밀고오고, 주치의와 의료진들 심폐소생술 실시한다.
금순 저도 모르게 또 한발 다가와본다.
금순 : ......
주치의 심폐소생술 실시한다. 영옥의 몸이 위로 격하게 솟구쳤다 다시 떨어진다.
금순 저도 모르게 소리칠뻔....입을 막는다.
주치의 다시 실시한다. 영옥의 몸이 다시 격하게 솟구치고, 금순 다시 너무 놀라고.
다시 소생술을 실시하고, 영옥의 몸이 다시 솟구치고.
금순 : (충격에).......
영옥 네번째 심폐소생술을 받고 영옥 몸이 다시 솟구치고...바이탈 수치가 다시 움직이며 올라가기 시작한다.
장박 숨도 못쉬고 긴장해 보고 있다가 크게 안도한다.
장박 : ........
주치의 : (장박 돌아본다).....됐어.
장박 : (말도 못하고 고개만 끄떡인다).....
금순 : (살았나 싶으면서도, 아직도 충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장박 : (그러다 문득 금순을 보고 놀라운)......
금순 : (영옥에게 시선 고정되어 움직일줄 모르다 문득 시선에 돌아보고 장박과 눈 마주친다)......
장박 : (놀라 보는).....
금순 : (역시 놀라서)....
장박 : .....(금순양....부르려 나서는 순간)......
금순 : (저도 모르게 휙 돌아서 황급히 입구로)......
- 88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