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11일,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 가난과 기도로 세상을 밝힌 빛의 성녀 ―
“저를 지어내시어 이 삶으로 부르셨으니 주님, 찬미 받으옵소서.”
8월 11일 아시시의 성녀 클라라(1193/94~1253)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성녀 클라라는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의 아시시에서 귀족 가문의 장녀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 오르톨라나는 아이를 잉태했을 때 기도 중에 “세상을 밝게 비출 빛”을 낳으리라는 약속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밝음, 빛’을 뜻하는 클라라(Chiara)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아름답고 귀한 집안의 딸이었던 클라라는 부모의 기대에 따라 좋은 혼인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성 프란치스코의 복음적 삶과 설교에 깊은 감명을 받은 그녀는 자신의 모든 삶을 하느님께 봉헌하기로 결심했습니다.
✨ 성 프란치스코를 따라 가난의 길로
1212년 성주간 밤, 클라라는 집을 떠나 포르치운쿨라 성당으로 가서 성 프란치스코에게 수도복을 받았습니다.
가족들이 그녀를 다시 데려가려고 했지만 클라라는 자신의 머리를 삭발한 모습을 보여 주며 자신의 결심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얼마 후 여동생 아녜스도 언니의 뒤를 따라 수도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가족들이 아녜스를 데려가기 위해 사람들을 보냈지만, 클라라는 간절히 기도했고 결국 아녜스 역시 수도 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클라라와 함께 모인 자매들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이루었고, 성 다미아노 수도원을 그들의 삶의 터전으로 마련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오늘날의 성 클라라 수도회(O.S.C., 가난한 클라라회)가 시작되었습니다.
🕊️ “가난의 특전”을 지키다
성녀 클라라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복음적 가난과 기도였습니다.
그녀는 아무런 재산도 소유하지 않고 오직 하느님의 섭리와 사람들의 도움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가난의 특전’을 지키고자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당시에는 이러한 엄격한 청빈 생활을 지속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클라라는 끝까지 자신의 소명을 지켰습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나기 불과 이틀 전인 1253년, 마침내 성 클라라 수도회의 회칙이 교황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 자매들의 어머니가 된 클라라
성녀 클라라는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매들을 이끌었습니다.
그녀는 권위로 다스리는 사람이 아니라 자매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사랑으로 섬기는 어머니와 같은 지도자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찾아와 기도와 조언을 청했습니다. 성 프란치스코의 형제들뿐 아니라 교황과 추기경, 왕과 귀족들도 그녀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병약한 몸으로 오랜 세월을 지냈지만, 성녀 클라라는 봉쇄된 수도원 안에서 기도와 사랑으로 세상과 함께했습니다.
🕯️ 성체 앞에서 드린 기도
성녀 클라라에게는 여러 기적에 관한 전승이 전해집니다.
1240년경 아시시가 적군의 공격을 받았을 때, 병상에 누워 있던 클라라는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님께 의지하여 기도했습니다.
성체를 모신 성광을 들고 적군 앞에 나아가 기도하자 적군이 물러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또한 작은 빵이 많은 자매들을 먹이기에 충분하도록 불어났다는 기적과, 기도와 축복을 통해 병자들을 도왔다는 전승도 전해집니다.
성녀 클라라가 보여 준 힘은 무기가 아니라 믿음과 기도, 그리고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께 대한 깊은 신뢰였습니다.
📺 텔레비전의 수호성인
성녀 클라라는 특별히 텔레비전과 시청각 매체의 수호성인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병상에 누워 있던 성녀가 성탄 전야 미사에 참석하고 싶어 했는데, 수도원을 떠나지 않고도 멀리 떨어진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에서 거행되는 미사를 신비롭게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전승을 바탕으로 1958년 교황 비오 12세는 성녀 클라라를 텔레비전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영상과 방송 매체도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고 사랑과 진리를 나누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하게 합니다.
🌿 마지막까지 가난과 기도로
성녀 클라라는 오랜 병고 속에서도 자신의 소명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1253년 8월 11일, 40여 년의 수도 생활을 마치고 주님께 돌아갔습니다.
그녀는 선종한 지 불과 2년 뒤인 1255년 교황 알렉산데르 4세에 의해 시성되었습니다.
교황은 성녀 클라라를 두고,
“숨어 살았으나 그 생애는 모든 이에게 알려졌고, 침묵하였으나 그 명성은 세상 끝까지 자자했다.”
라고 칭송했습니다.
성녀 클라라는 세상의 중심에 서지 않았습니다. 높은 자리에 오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기도하고, 가난하게 살고, 사랑으로 섬기는 삶을 통해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되었습니다.
🌸 오늘 우리에게 주는 성녀 클라라의 가르침
① 하느님의 부르심에 귀 기울이기
② 가난하고 소박한 마음으로 살아가기
③ 기도를 삶의 중심에 두기
④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을 굳게 믿기
⑤ 다른 사람을 사랑으로 섬기기
⑥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믿음을 지키기
성녀 클라라의 이름처럼 우리도 누군가에게 작은 빛 하나가 되어 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성녀 클라라의 전구를 청하며 기도합니다.
“성녀 클라라여,
우리도 세상의 명예와 욕심보다
주님을 더 사랑하게 하시고,
가난한 마음과 기도의 마음을 지니게 하소서.
우리의 삶이 누군가에게 따뜻한 빛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녀 클라라 동정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 성 프란치스코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