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엔 많은 개성을 지닌 캐릭터가 많죠.
하지만 그런 인간이 연기하는 인간캐릭터보다 더 인간적인 기계캐릭터들도 많이 볼수있습니다.
예를들어보면 "포탈"이라는 게임에서 나오는 인공지능컴퓨터 '글라도스'와 '휘틀리', <2001스페이스오디세이>의 HAL9000같은 캐릭터들 말입니다.
이번엔 그런 인간적인 기계캐릭터들을 모와봤습니다.
1.<더문>거티
"당신을 돕는것이 저의 일이에요. "
영화 <더문>은 자원을 채취하기위해 달에서 근무하는 남자와 그에대한 음모를 다룬 SF스릴러입니다.
영화속에서 샘락웰은 혼자서 달기지인 '사랑(SARANG)'에서 근무하게되고 그의 말벗이 되주는 거티가 등장하죠.
거티는 기지전체를 돌아다니며 간간히 샘에게 말을 걸지만 샘에겐 혼잣말하는것이 더 좋은듯 식물에게 물을 주면서 대화하기도하죠.
그런장면을 볼때마다 거티의 모습이 어쩜그리 불쌍하던지...
어찌됬는 거티는 작은액정에 나오는 이모티콘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이 이모티콘때문인지 상당히 귀엽습니다.
극중 샘이 비밀을 알게되었을때 눈물을 흘리는 이모티콘을 보여주었을때 진짜 너무 가지고싶더군요.
역시 SF라그런지 주인공에게 공감할줄도알고 도움을 주는 모습을보면 이게 진짜기계인가... 하는 착각도 나기도 했습니다.
2.<A.I> 데이빗
"인간이 아니라서 죄송해요."
옛날에 진짜 이영화를 보고 얼마나 놀랬는지 아직도 기억합니다.
로봇아이를 연기한 헤일리조엘오스먼트의 연기가 진짜 너무 순수하고 너무 리얼해서 실제 로봇으로 착각까지 했었습니다.
게다가 외형도 인간, 하는행동도 인간인데 실제로는 로봇이라고 생각하니...
특히 극중 초반부에 엄마가 데이빗을 버리려할때 "인간이 아니라서 죄송해요. 제발 날 버리지말아요."라는 대사를 할때는 진짜... 온몸에 소름이 돋았어요.
부모를 찾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과 직접적인 감정표현까지... 실제 이런 인공지능이 개발된다면 어떨지 생각하기만하면 무섭습니다.
모든것이 인간적이지만 몸은 로봇인 캐릭터... 아마 로봇캐릭터의 역사에 씌여질것입니다.
3.<아이로봇> 써니
"난 뭐죠?"
여기 소름끼치는 영화가 하나 더있습니다.
인공지능이란 다른말로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자아를 말하는거겠죠?
이영화의 써니는 극중 다른로봇과는 다르게 자아를 가지고 실제 사람처럼 분노도 느끼며 꿈도 꾸는 그런 캐릭터입니다.
제가 원래 윌스미스의 열렬한팬이라서 보게되었는데 이 캐릭터때문에 뒷통수를 한방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자신이 살인용의자로 지목되자 울컥하면서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치는장면, 스프너형사와 윙크를 주고받는장면, 또다른 인공지능 비키가 자신을 이해못하겠냐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며 그건 조금 비정하다라고 말하는장면.
그 어떤장면을 통틀어 로봇이라고 생각되는 장면이 없습니다.
마지막 스프너형사와 나누는 악수에서도 인간미가 느껴졌죠.
4.<바이센테니얼맨> 앤드류마틴
"기계로 영원히 사느니 한명의 인간으로 죽고싶습니다."
사람의 호기심과 지능을 가지게된 로봇이라는 주제로 사람이 되고싶은 <A.I>와는 또다른 맛이 있는 영화입니다.
다만 이영화는 좀더 낭만적인것이 특징이겠군요.
한 여자를 사랑하게된 로봇이지만 늙지않는 로봇이라 사랑하는이가 늙어가는모습을 보게된 마틴의 설정이 예전 <렛미인>의 이엘리와 굉장히 유사하다고 생각되기도 했네요.(아마 여기서 따온듯싶습니다)
아마 지금 소개하는 캐릭터중 가장 불쌍한 주인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극중 이 한마디에 진짜 얼마나 감탄했는지...
"기계로 영원히 사느니 한명의 인간으로 죽고싶습니다."
5.<월-E> 월E
"이바? 이바!"
원래 이브도 같이 소개하고싶었지만 사실 더 인간적인건 월E죠.
지구의 심각한 오염으로 대청소작전에 투입되지만 어느순간 혼자남게되고 사람처럼 이런저런 물건을 수집하게되며 호기심을 가지게되죠.
하지만 그것보다더 인간적인건 사랑에 빠진다는겁니다.
마치 학창시절 짝사랑을 하고있는 남학생처럼 좋아하는인물앞에선 허당이 되어버리고 그렇게 가까워졌다가 썸을 타게되고(?) 결국엔 행복한 결말을 맞는... 크으... 진짜 멋집니다.
극중 우주에서 소화기로 이브와함께 우주를 떠다니는장면과 마지막 이브와 이마(뭐라고해야될지몰라서 일단 이마로 하겠습니다)를 맞대는 장면... 로봇주제에 참 낭만적이더군요.
할줄아는말은 "이바!"뿐이지만 누구보다 순수하고 낭만을 꿈꾸는 인간적인 캐릭터... 역시 픽사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캐릭터였습니다.
6.<터미네이터> T-800
"난 돌아올거야."
이영화가 벌써 20년도 전 영화인데 아직도 재밌습니다.
갈색자켓에 선글라스를 쓰고 바이크를 타면서 한손에는 윈체스터샷건을 들며 달리는 도중 쏘면서 스핀하는 장면... 진짜 너무 멋지네요.
미래에서의 중요인물을 과거로가서 암살하는 로봇 '터미네이터'는 인간이 하는 대화를 들으며 배우게되죠.
그러면서 점점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게되고 "난 돌아올거야.(I'll be back)"이라는 명대사까지 날려주시게됩니다.
사실 영화의 초반만보게되면 인간이 아니라 로봇의 냄새가 풀풀 풍기는데 결말보시면 그 생각이 싹 달아나죠.
슬퍼하는 존코너를 위로하는듯 엄지손가락을 올리며 용광로로 사라지는 장면... 한번더 보고싶어집니다.
7.<2001스페이스오디세이> HAL9000
"멈춰요. 데이브. 난 두려워요. 난 느낄 수 있어요."
드디어 나왔습니다.
아마 제가본 인간적인 로봇캐릭터들중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동시에 오늘날 모든 인공지능캐릭터의 아버지격이기도 합니다.("포탈"의 글라도스와 휘틀리의 얼굴인 한개의 눈도 HAL9000이 원조였으며 <월-E>의 오토도 역시 HAL9000의 오마주캐릭터입니다)
비록 컴퓨터이지만 데이브와 체스를 두기도 하고 그가 그린 그림을 보고싶다고 말하기까지하죠.
하지만 그것보다 더 무서울정도로 인간적인면모를 보이는장면은 바로 데이브와 프랭크가 HAL의 전원을 끄려는 대화를 방음처리해서 하지만 그 입모양을 읽고 두려움을 느껴 두명을 죽이려하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프랭크는 죽게되지만 데이브는 살아남아 다시 우주선으로 들어가게되고 HAL의 전원을 끄는 작업을 착수하게되고 이때역시 HAL의 소름끼칠정도로 인간적인 대사를 듣게되죠.
"당신이 지금 무슨일을 하고있는지 알고있나요? 난 질문에 대답할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에 내가 잘못된판단을 내린걸 알고있어요. 앞으로 잘할수있어요. 당신에게 보장할수있어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 멈춰줄래요? 멈춰요. 데이브. 난 두려워요. 난 느낄수있어요."
HAL의 목소리는 차분하지만 대사를 들어보면 얼마나 빌고있는지, 얼마나 무서워하는지, 얼마나 당황했는지 알수있습니다.
결국 전원이 꺼지며 '데이지벨'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최후를 맞이하지만 그간 제가본 모든 인공지능캐릭터를 통틀어 HAL이 가히 최고라고 말할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