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3년 5월 31일 수요일
지난 주 보금자리 아이들은 거제도로 1박 2일 캠프를 다녀왔다. 가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재미난 시간을 보냈다고 자랑한다. 그런데 2주전 퇴소한다고 인사를 나눈 '한'이 여전히 센터에 있다. 녀석은 여죄가 밝혀져 다시 6개월을 있게 되었단다. 그래서 그런지 표정이 그리 밝지가 않다. 난 다시 만나서 너무 좋다고 하니 겨우 웃음을 지어 보인다.
지난 캠프에서 주원규 작가님을 직접 만난 아이들도 있었다. 그 때 만남이 너무 좋아서 인지 책도 재미나게 잘 읽었다. 특히 이 책에는 자신들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져 있어 더 공감을 한 것 같다.
지난 주 새로온 '윤'이 보인다. 부끄러움도 많고 목소리도 저음이다. 그런데 첫 번째 글임에도 기가 막히게 잘 썼다. '윤'은 자신과 같은 비행 청소년들을 포기하지 않고 돌봐주고 보호해 주는 시설과 사람들이 있기를 간절히 바랬다. 자신이 보기에도 그냥 소년원에 간 아이들은 더 나빠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와닿았다고 한다. '윤'도 주원규 작가님을 직접 만나면 더 많이 배울 것 같다.
'혁'은 주원규 작가님을 만난 이후로 책을 열심히 읽게 되었다고 했다. 책을 보기 너무 싫었는데 이렇게 강제로라도 읽고 글을 쓰니 자신에게 너무 좋은 경험이라고 고백했다. 퇴소하고도 일주일에 한 권씩 읽어보겠다는 다짐을 보여 주었다.
이렇게 수업이 잘 진행되는가 했지만 새로 온 몇몇 녀석들이 집중력을 잃었다. 계속 잡담을 하고, 장난을 쳐서 여려번 주의를 주었지만 상황은 좋아지지 않았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참 난감하다. 결국 수업을 중단하고 말았다.
간사님과 수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더 좋은 시간을 만들어 보자고 했다. 너무 벅차기도 하고, 너무 힘든 시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