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술붕어입니다.
박순경 시리즈 11탄입니다.
다시 이리경찰서 오산지서.
어느 날 하루가 저물어 가는 저녁 무렵
경비전화가 아닌 일반 전화 벨이 요란하게 울렸습니다.
지서의 일반전화는 대부분 사건 신고 전화입니다.
아니다 다를까 미친 사람이 오산역에서 군산선 열차를 가로막고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신고 전화였습니다.
출동!
역에 도착해 보니 상황이 예사롭지가 않았습니다.
등치가 산만한 사람이 기차 앞에서 기차 앞 유리를 돌로 깨고
돌을 던지는데 접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철로가 온통 자갈이니 던질 돌이 많아 쉽게 접근 할 수도 없고
뒤를 보니 기차 승객들과 구름 같이 모여든 인파들의
호기심어린 눈초리로 경찰인 나만 처다 보고 있는데
물러설 수도 없는 진퇴양단의 상황이었습니다.
절해고도에 혼자 있다는 느낌과 구름 위에 붕 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정신이 몽롱해 졌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순간 하늘이 무너져도 살아 날 구멍이 있다고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 선배님 아니세요?"
" 엉! 너 누구여?"
검은 베레모를 쓴 공수부대원이 아는 체를 하는데
자세히 보니 같은 동내에 살던 중학교 후배였습니다.
" 형! 내가 뒤로 돌아 가 덮칠테니 앞에서 시선을 끌어 주세요."
앞에서 잡으러 가는 척하며 시선을 끄는 사이 공수부대원이
뒤로 살금살금 다가가 덮치는데 성공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다음이 문제였습니다.
힘이 얼마나 쌔던지 몸부림을 치는데 수갑을 채울 수가 없었습니다.
몇 사람이 가세를 하였으나 한번 흔들면 잡았던 사람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다시 덮치고,
또 흔들면 우수수 떨어지고····
힘은 점점 빠져가고 저항은 더욱 거세어지고 속수무책 이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밧줄을 구해 와 간신히 묶는데 성공을 하였습니다.
휴!
어려움 끝에 밧줄로 꽁꽁 묶어 택시를 타고 본서로 연행을 했는데
이번에는 형사계에서 인수를 거부 하였습니다.
뭐! 이런 황당한 경우가?
죽을 똥을 싸가며 잡아 온 놈을 인수를 거부하다니?
형사들 왈 미친놈은 우선 정신병원으로 데리고 가라는 것 이었습니다.
시발놈들! 지들이 좀 인계받아 처리 하지?
그러나 촛자 순경에게 힘이 있나요?
다시 차를 타고 이리에 하나 밖에 없는 정신병원에 갔는데
신기한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그 발광하던 사람이 갑자기 순한 양처럼 변해버렸습니다.
병원 문을 들어서 의사를 보더니 갑자기 얌전해지는가 싶더니
앉아 하면 앉고 서라하면 서고 시키는 대로 하면서
심지어 두려움에 부들부들 떨기까지 했습니다.
소위 왈 임자를 알아보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리 사나운 개도 개장사를 보면 꼬리를 내리듯
똑 같은 현상이 벌어진 것 같았습니다.
간신히 인계를 하고 병원을 나서며 시계를 보니 새벽 1시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이라 아무도 없는 텅 빈 거리를 터덜터덜 걸어서
지서로 돌아오는 내 신세가 처량했습니다.
“ 그려! 이건 내 탓이다."
" 학교 다닐 때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직장 잡았으면
이 고생 안 했을 것 아닌가? ”
더 이상 경찰을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다음 날 사건 조사 차 그 사람 집에 갔는데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참혹한 광경을 보았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동생, 누나 모두가 정신박약이거나 정신병자로
가족 중 정상인이 한명도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집안 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돼지우리가 따로 없었고
쌀독에 쌀 한 톨도 없이 쫄쫄이 굶고 있었습니다.
요즘처럼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던 시절이 아니어서
행정적으로 어떻게 도와줄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빈 쌀독을 보고 그냥 돌아 설 수가 없었던 박순경.
주머니 돈을 털어 쌀 한말 사 주고 돌아오는
내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낳지를 말지?
슬픈 가족사였습니다.
첫댓글 착한 박순경이네요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가슴이 먹먹합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그러게요
너무 안타까운 일 이었습니다
술붕어님 멋진분이시군요
그렇게 봐 주시니 고맙습니다
편안한 오후 시간 되세요
요즘 시대가 참 좋아졌다는것을
많이 느낍니다..
젊었을 적 좋을일 하셨습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 잘 감상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나의 친구 양순경하곤 너무 다른 박순경!
넘 멋집니다!
ㅎㅎ
그렇습니까?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