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1 화
가장 수지맞은 사람(신8:1-10)
아이러니 하게도 코로나가 극성인 바람에 크게 수지맞은 사람은 나다.
민수가 초등학교 6학년 무렵 교회를 개척하고 가가호호 방문하며 전도하랴, 심방하랴 사실 10여년은 아이들을 거의 방치한 채 살아왔다. 두 아들은 오랫동안 함께 한 친구들과 헤어지고, 학교 마칠 때 쯤 학교 앞 포장마차에서 군것질 하던 엄마와의 시간도 빼앗겨버렸다. 그리고 낯선 곳에서 사춘기를 극심하게 겪고 난 뒤 다시 또 다른 낯선 서울로 떠나갔다.
그리고 코로나가 확산되자 아들들이 집으로 내려왔다!
특히 민수는 2월부터 엊그제까지 달수로는 3개월을 함께 보냈다. 두 아들과 함께 한 시간이 나에게 수지맞은 사건이 되었으니 코로나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다시 대면 수업이 시작되어 서울로 올라갔다. 그런데 마음의 허함을 쾅 때리는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화명중앙교회 집사님 한 분이 우리 가정을 기억하고 참외 한 상자를 보내주시면서 하신 말씀이다.
‘사모님! 가정이 뿔뿔이 흩어져 살게 되셨네요. 아빠는 몽골에, 아들들은 서울에, 사모님은 진영에. 아이고 참!’
혀를 끌끌 차며 전화를 끊었는데 갑자기 마음이 공허해지면서 내 상황이 다른 사람들 보기에 불쌍해 보인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내가 걷는 이 길이 광야구나!
그렇다면 왜 하나님은 내게 이런 광야의 길을 걷게 하셨을까?
그 답을 오늘 본문이 제시하고 있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년 동안에 네게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는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않는지 알려 하심이라 너를 낮추시며 너를 주리게 하시며 또 너도 알지 못하며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2-3절)
나를 지으시고 나를 부르셔서 자녀로 삼으신 하나님이 나를 가장 잘 아신다.
내게 필요하지 않은 길을 걷게 하시지 않을 것이며 내가 가서는 안 될 광야로 나를 몰아넣지 않으실 것이다.
광야가 내게 꼭 필요한 이유는 광야에서 나를 얻고자 하신 하나님의 계획인 것이다.
그러나 나는 불쌍한 사람이 아니라 가장 행복한 사람인 것이다.
하나님이 내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