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패권을 둘러싸고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른바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업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생산의 밑바탕이 되는 소부장 업체가 경쟁력을 갖고 있어야 공급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산업의 주춧돌인 소부장 업체들이 잇따라 용인특례시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램리서치 등 세계적인 업체뿐만 아니라 국내 최대 규모의 업체까지 용인에 둥지를 틀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용인시 역시 산업단지 준공을 승인해 업체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한편, 지역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증 사업을 실행하거나
업체 직원들의 역량을 높이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소부장장 업체의 허브로 자리매김한 용인시, 그 대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원삼과 이동.남사읍 산단에 조성되는 '소부장' 생태계
SK하이닉스의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처인구 원삼면)와 삼성전자의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처인구 이동. 남사읍)는
국내 경제를 이끌 쌍두마차다.
순항 중인 두 사업 덕분에 용인에는 자연스럽게 소부장 생태계가 조성될 전망이다.
2025년 2월 착공된 SK하이닉스 일반산단에는 50개 이상 소부장 업체가, 2026년 하반기 부지 조성 공사가 시작될 예정인 삼성전자 국가산단에는
최대 60개 협력업체가 각각 입주한다는 것이다.
이들 지역 외 산업단지에도 소부장 업체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어 용인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장비 '톱3' 업체 : 미국에 분사를 둔 램리서치는 웨이퍼 제조 및 서비스를 공급하는 반도체 장비 업체다.
장비 분야에서 세계 '톱3'로 손꼽힌다.
2021년 용인시와 입주 혁약을, 체결한 뒤 2022년에는 지곡 일반산업단지(기흥구 지곡동)에 R&D(연구개발) 센터를 개관했다.
그리고 2024년 10월 본사와 트레이닝센터로 구성된 램리서치코리아 용인캠퍼스를 같은 장소로 만들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램리서치 건축허가와 관련, '초스피드로 진행했다'고 말할 정도로 시는 약 40일 만에 일흘 처리하는 등
반도체 선도 도시다운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허 보유 세계 1위 업체 : 원삼 일반산업단지(처인구 원삼면 죽능리)에도 세계적인 소부장 업체의 노크는 이어졌다.
주인공은 세계 1위의 특허 보유 건수를 자랑하는 일본의 도쿄일렉트론이다.
2024년 1월 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이곳에 R&D센터를 건립하고자 산단 토지를 매입하는 등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용인시의 건축허가를 토대로 2025년 9월 건축면적 1만5556m2, 연면적 6만1788m2, 총 6층(지하 1층, 지상 5층)규모의 R&D센터가 첫 삽을 떴다.
예상 완공 시점은 2027년 1월까지다.
매출액 1위 업체 : 네델란드에 본사를 둔 데다 2023년 기준 매출액 1위인 ASML은 2024년 12월 용인에 대한 입주 의사를 밝혔다.
AMSL코리아의 보금자리는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협력화 단지로 예상된다.
특히 용인시와 ASML코리아는 업무협약을 토대로 용인시민을 고용하고 지역대학교 학생 인재를 양성하기로 한 만큼 지역 사회와의 상생이 기대된다.
국내 최대 장비 업체 : 국내 기업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최대 반도체 장비회사 세메스(주)가 기술개발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기흥 미래 최첨단산업단지'(기흥구 고매동)를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세메스(주)는 오는 2026년까지 약 2556억원 을 투입해 지상 20층 규모의 기술개발센터를 만든다.
산단에는 삼성전자와 용인 기흥.화성 동탄 등 전력 부족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변전소, 지원시설, 소공원 부지 등도 포함됐다.
우수 기술 업체 : 반도체 장비 업체인 (주)저스템이 제2 용인테크ㄹ노 밸리 일반산단(처인구 이동읍 덕성리.묵리)에 2027년까지 입주한다.
저스템은 미세화된 반도체 공정에서 'FOUP(웨이퍼 운반용기)' 내 기존 45%의 습도를 1% 미만으로 제어해 불량률을 줄이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23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용인에 본사, 화성에 연구소를 각각 준 저스템은 영업장을 한 곳으로 모으기 위해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
제2용인테크로밸리 일반산업단지에 1만 7316m2 규모의 산업시설용지비를 매입했고 지상 4층 규모의 생산 인프라 및
연구소 각종 복지시설 등을 갖춘 사옥을 만들 예정이다.
강소 기업 : 2024년 7월 용인시는 (주)에스티, (주)예스히팅테크닉스, (주)HK머터리얼즈 3사의 유치를 발표했다.
이들 업체는 오는 2026년까지 550억원을 투자해 연구시설과 생산시설을 처인구 이동읍 덕성리에 건립하고 향후 본사 이전 등도 검토할 방침이다.
2026년 하반기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약 5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만큼 지역 경제 활성화가 전망된다.
반도체 훈풍에, 산단 분양.인재 양성 '함박 웃음'
반도체 업체 자리 마련 : 소부장 업체의 '용인러시'는 반도체클러스터와 같은 입지적인 측면에다 산업단지와 관련한
용인시의 적극 행정까지 더해진 결과물이라는 분석이다.
램리서치코리아가 들어선 지곡 일반산단이 대표적인 예다.
이곳에는 램리서치뿐만 아니라 장비 업체인 써치앤델브 보낫가 있다.
애초 경기도 기념물인 '음애 이자 묘역'이 근처에 있어 지곡 일반산단은 문화재보호구역에 포함됐었다.
따라서 2024년 8월 이전까지 건축물 높이가 11m2로 제한돼 업체들의 반도체 주요 공정 시설인 클린룸(최소 높이 13m)이 들러서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경기도의 문화재 현상 변경 허가 기준 변경으로 규제가 완화(건축물 높이 11-22m)되자 용인시 역시 관련 계획을 변경했다.
그동안 지곡 일반산단에 입주를 희망하는 반도체 업체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었기 때문이다.
용인시는 2025년 8월 지곡 일반산단의 준공을 인가했다.
이를 계기로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행정력을 기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훈풍 타고 산단 분양 : 반도체클러스커의 효과로 처인구 이동읍의 제2용인테크로밸리 일반산업단지의 사업시설용지 98%가 분양되는 등
지역 내 산업단지는 반도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현재 15%의 공정률의 제2용인테크로밸리 일반산단에서 산업용지 46필지 중 45필지가 팔린 상태다.
여기에 처인구 양지면의 제일 일반산잔 조성 공사는 (주)테스와 (주)피티씨, (주)에스엔씨솔루션 등 반도체 업체들 덕분에 80% 이상 진행 중이다.
실증 지원 : 용인시는 지역 내 본사, 공장, 연구소 중 1개 이상을 둔 소부장 업체를 상대로 연구 장비 사용료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소부장 기업의 제품 생산과 연구개발을 위해 지난해 최대 1000만원이었던 지원 한도를 올해 1500만원으로 높였다.
또 업체들이 연구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기관을 기존 경기도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다 한국나노기술원을 올해 추가해 편의성을 높였다.
소부장 신입 사원 역량 강화 : 용인시는 2025년 7월 지역 내 소부장 기업의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반도체 산업의 흐름과 지역의 미래 등 강연을 했다.
교육비는 전액 용인시가 부담했다.
디에스이테크, 램테크놀로지, 저스템, 피앤티 등 4개 업체의 신입 사원 19명은 이번 강연을 통해 업무 역량을 강화했으며
용인시는 앞으로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기술보호 : 2025년 5월 용인시는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 용인시산업진흥원과 '반도체기업 기술보호 및 산업보안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진행했다.
협약에 따라 이들 기관은 국가의 주요 산업이 반도체 기술 유출을 막고 기업이 보유한 핵심기술을 보호하는 단계적 지원체제를 구축한다.
이 가운데 정책을 수립하는 한편, 행정 지원 분야를 발굴할 예정이다.
지역 대학과 인력 양성 : 용인시는 2025년 6월 강남대, 경희대, 단국대, 명지대, 용인예술과학대, 한국외대와 함께
'용인시 반도체 인재 양성 관학협의체' 구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진행한다.
용인시는 등은 관학협회의체를 통해 반도체 인재를 육성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7월 관학협의체 실무자협의회가 첫 회의를 개최했으며, 10월 안으로 2차 회의를 진행하는 등 사업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올해 12월 반도체고 착공 예정 : 지난해 8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한 (가칭) 용인 반도체고등학교가
2025년 12월 남사읍 남곡초분교장 폐교 부지에 착공된다.
개교는 2027년 3월 예정으로 용인시와 용인교육지원청은 개교 전 해당 학교를 특수목적고인 '마이스터고'로 지정받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마이스터교 지정 시 지원 50억원(학교당 지원액)은 실습실과 기숙사 확충, 교육과정 개편 등에 활용된다.
교육과정은 반도체 산업계의 수요를 반영한 현장 중심 교육으로 특화돼 졸업 즉시 산업 현장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영마이스터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클러스터가 조성 중인 용인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다양한 소재. 부품. 장비 기업들이 몰려들 예정이다.
반도체 생태계로 인력 수요도 늘어나는 만큼 반도체고는 반도체 인재양성과 전문 인력수급의 핵심역할을 할 교육의 터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