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에서 파이널 라운드에서 1위로 출발하는 선수가 우승하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 우승 생각이 강하게 머리 속에 자리잡으면서 평정심을 잃기 때문이다. 바로 밑의 추격자도 그런 일이 허다하다. 꿋꿋하게 추격하다가 동타를 이루고 나서 갑자기 흔들리면서 난조에 빠진다. 이도 '이제 다 됐다.'는 생각이 머리에 스며들면서 역시 우승을 떠올리게 되고 평정심이 흔들려서다.
쓰리쿠션 당구에서도 마찬가지다. 결승점을 한두 점 남겨 놓고 포지션 플레이까지 잘 되어 선택지가 많아지면 생각이 많아진다. 생각이 단순할 때는 확률이 높은 쪽으로 당연한 선택을 하지만 갑자기 생각이 많아지면서 낮은 확률 쪽을 선택하거나 올바른 선택임에도 갑자기 힘이 들어가거나 너무 약하게 쳐서 득점이 가능한 경로에서 벗어나고 만다.
오늘 한화이글스 야구는 너무나도 실망스러운 경기였다. 여태 잘해온 한용덕 감독이 가을야구가 가시화될 무렵부터 평정심이 흔들리는 모습이 감지된다. 야구는 흐름의 경기다. 흐름이란 것은 기의 흐름이다. 기술의 기가 아니라 기운의 기다.
오늘의 경기는 겉으로 보기에 대단한 총력전으로 보였지만 흐름의 맥락에서 보자면 총알 다 소진하다시피 하고 남은 총알마저 적군에게 갖다 바친 뒤 뒤늦게 필승조를 가동하며 총력전을 펼친 꼴이다. 초반의 흐름은 완전히 한화 쪽이었다.상대의 수비 미스로 채워진 만루 찬스에서 태연이의 타구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의 릴레이와 정근우의 벼락같은 홈런으로 단숨에 5득점. 그러나 팬들이 그렇게도 불안해하는 윤규진의 난조를 동점이 될 때까지 내 집 불타는 모습을 구경하듯 바라보기만 했다.
그런 식으로 흐름을 한 번 빼앗기면 되찾아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야구팬이면 다 안다. 게다가 동점 허용 후 찾아온 무사 1,2루 공격 찬스에서 전 타석에서 잘 맞히긴 했지만 상대의 어설픈 수비도 이끌어내면서 대량득점의 물꼬를 튼, 말하자면 잘 되는 선수인 김태연에게 번트를 지시하여 흐름을 되찾아올 절호의 찬스가 무산된 건 정말 아쉬운 대목이다. 결과론, 상식 혹은 파격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흐름이 좋을 때 쓸데없는 개입으로 생각이 많아지면서 상대가 충분히 대비해 펼쳐놓은 그물에 힘없이 걸려든 것이라 생각한다.
'아 절대 이길 수 없는 경기구나'
하는 생각에 자리를 뜨고 싶었지만 그대로 패하면 잃는 게 너무 많은 경기라 아쉬움 속에 끝까지 보긴 했다. 성열이는 주장 완장의 무게로 경직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토록 잘 맞던 경학이의 부진도 생각이 많아져서이리라. 어쩌면 사족과도 같은 조언에 생각이 많아졌을 수도 있다. 둘의 경우도 결국은 평정심 문제다. 좀 단순할 필요가 있다. 타순을 살짝 조정해 주는 게 돌파구가 될지도 모르겠다.
감독님, 평정심을 되찾고 힘내십시오. 요즘 용병이나 경기 운용을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정말 많아진 거 아십니까?팬들이 오히려 상황을 정확히 꿰뚫어보는 건 아닌가 생각도 좀 하셔서 팬들의 소리에도 귀 좀 기울이십시오. 전열을 수습할 때라기보다 정비할 때입니다. 좀 더 냉정하십시오.
첫댓글 감독님!요즘 팬들을 무시하지 마세요!
글구 한화이글스 감독개인의 욕심 도구가 아닙니다!
팬들을 무서워하셔야합니다!
김응룡,김성근,최고의 명장들도 개인도구로 팀을 운영해서 다 실패하고 야구계에서 사라졌죠!
한용덕감독님!초심으로
돌아가시고 개인욕심을 부리지 마세요!
올해는 꼭 가을점퍼입고
대전구장에서 응원하고
싶어요!
이게 울 한화팬들의 소박한 꿈이라는걸 잊지 마세요
지켜보자니 어찌나 혈압이 오르는지.ㅠㅠ
그냥 헛웃음 한 번 웃고 말아야겠습니다.ㅎㅎ
한 열흘 정도 안 보면 좀 나아질까요?
큰일입니다
선발진이 좀 안정되나싶었는데 국내선발진을 다시정비할때인가봅니다 ㅠ
부진했거나 문제가 있었던 투수들을 교정했다는 자부심에 흠집이 나는 걸 인정하기 싫어서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속사정이 있는 걸까요? 그런 문제가 아니라면 나와서 툭하면 동네북이 되는 토종 선발들을 왜 그렇게 고집스럽게 기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개선 가능성을 테스트해 보기엔 중요한 시기고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안 되면 정비창에 보내고 젊은 투수들을 좀 더 활용하면 어디가 덧나나요?
완전공감입니다
시험무대는 끝났는데
뭔가 착각을 많이하는 한감독 맨붕 입니다
어쩌면 한화에 아직은 약팀의 유전인자가 남았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선수 면면이나 연봉을 보면 강팀이라야 맞습니다. 올해 한감독이 잘 입증해 주고 있지만 흔들리지 말고 조금 더 해 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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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심전심입니다!
공감!!감사감사
응원방에서 함께 응원하면서 주고받은 내용이니 공감은 당연..... (헉? 내가더위를 먹었나 보다.)
77사랑님 오늘도 긍정적인 응원으로 분위기 살려 주십시오 . 긍정적인 응원 정말 좋아합니다. 늘 감사합니다.
구구절절 동감 하며
한국인 선발투수는
김성훈 김진영 김범수 이 세명에게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네요..
네^^*
완전공감합니다!
혹시 재영이와 진영이를? ㅎㅎㅎ
아무튼 지금은 비난을 받고 있지만 규진이, 재영이, 민우도 개선 가능성이 매우 크고 고생도 많이 했죠.
@청죽 아 김진영이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