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너는 달이다. 너는 식어버린 가로등처럼 처연히 빛난다. 검은색도 빛날 때가 있다. 너는 아무런 두려움 없이 통통하다. 푹 꺼져 들어갈 것처럼, 툭 미끄러질 것처럼. 그래서 그만, 한 줄 주세요. 내가 원한 것은 그녀가 아니다. 그러나 내 욕망보다도 밝은 웃음을 지으며 너를 말기 시작한다. 달의 뒷면 같은 옷이 깔린다. 너의 뽀얀 속살, 외모를 치장하니 입맛이 돈다. 누구든지 너를 주물럭거려 탱탱하게 만들 수만 있다면. 이제 너는 기성품으로서는 손색없다. 그녀가 너를 집어 든다. 퍼덕이는 인어 꼬리같이 탄력 있게 휘는 너를 보고 나도 모르게 말한다. 썰지 말고 그냥 주세요.
나는 네 음부를 핥는다. 너를 범하고 곳곳을 헤친다. 너는 맛깔 나는 자태로 사람들의 혀샘을 자극하지만 그건 너를 위한 아름다움이 아니다. 나는 웃고 있고, 너는 웃지 않는다. 그날 밤 정수리를 뚫고 허물 벗듯 뛰쳐나올 것처럼 몸 쓰던 것은 네가 아니라 나였다. 준비되어 있는 것들은 서글프다. 너도 웃고 있지만, 너는 웃지 않는다.
이런 류의 댓글 다실때면 흥분 하시는 버릇이 있으신지는 몰라도, 논지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힘드네요. 굳이 이렇게 본인을 안 드러내셔도, 님이 대가 곧은 분인건 잘 아는데. 어쨋거나. 그래요. 틀린 말씀 아니구요. 사실 발상 자체는 그렇게 어렵게 시작한게 아니예요. 두서 없는 글인건 맞구요. 김밥과 유기적으로 치환 되는 '무언가'가 있었는데, 그걸 못 나타낸게 아쉽네요. 쉽게 나타내려면 그럴수도 있지만 요즘 배우는 방식이 있다보니. 김밥 먹는걸 에로틱하게 표현한 건 아니었구요, 그딴 잔재주는 부리고 싶지도 않구. 여튼 읽는 저라도 정신줄 꽉 잡고, 님의 말씀을 이해하려고 노력한 결과.
글쎄요. 저도 사실 시는 쉽게 읽고, 크게 와닿는 시가 좋아요. 근데 제 개인적인 기호를 떠나서, 어쨋거나 현대시는 '노래의 단절에서 비평의 체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하지 않나요? 예전에 모 사이트에서 어떤 용기백배한 분이, 자기는 마상 무예를 연마한 무예의 고수로써 전쟁이 나면 홀로 말을 타고 나가 일당백으로 적을 물리치겠다는 주장을 하던 분이 계셨는데, 님 보니 왠지 모르게 그 분이 떠오르네요. 그리고 말씀하시는 취지는 좋은데 끝 부분에, 당췌 넘한테는 뭘 하지를 못하게 하겠다는 굳건한 자의식이 좀 불편 해보이네요. 그렇다고 윗 글에서 제가 뭘 시도했었다는 이야기는 아니구요. 깔깔깔
노래의 단절은 맞습니다만 비평의 체계는 아니지요. 적어도 언어로 표현하는 감성인만큼(감정이 아니라) 이 전에 수없이 나온 똑같은 감성보다 더 새롭게 느낄만한 감성을 요할 뿐.
창작과 독설 게시판의 댓글을 보면 할 말이 없어진다... 창작과 독설 게시판의 취지를 잊고 있는듯 하다. 정말 부끄러운 현장이다.
재밌는 글이네요. 그런데 사실 저는 상당히 식상하게 느껴집니다. 의외로 이런 시는 굉장히 흔하거든요. 좀 더 재밌는 발상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기네요. 이런 스타일의 시도 굉장히 걸출하게 쓸 수 있습니다. 탈피와 낯설게 하기를 노리기 위해서 노골적인 시어를 의도적으로 선택한 것이겠지만 오히려 너무 식상해져버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