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16 - 비셰그라드에서 옛 왕궁 유적을 지나 마을을 구경하며 맥주를 들다!
2022년 5월 7일 비셰그라드 Visegrád 에서 880번 버스를 타고는 옛날 헝가리 수도인
에스테레곰 에 다녀와서는 비셰그라드성 Visegrád Castle 을 보기 위해 6각형
성문을 거쳐 산을 오르다가 해는 지는데 성은 너무 먼지라 그만 포기하고 내려옵니다.
Lower Castle 라고도 부르는 성문 Salamon Tower 에서 잠시 쉬면서 유유히 흐르는 다뉴브강
(도나우강)을 내려다 보고는...... 언덕을 내려와 비세그라드 Visegrád 마을로 접어들어
걸으니 오래된 건물의 유적 터를 만나는데, 여긴 옛날 왕궁 Kiralyi Royal Palace 이라고 합니다.
왕이 머물던 왕궁은 파괴돼 이제 유적으로만 남았는데 헝가리는 평원인지라 역사상 숱한 전쟁에 휩쓸렸으니
1차 세계대전때는 오스트리아를 따라 참전했다가 패했고 이때 잃은 영토 를 되찾기 위해 2차 대전때는
독일편에 참전 했다가 패했는데 전쟁에는 엄청난 돈이 들어가니 국민들에게 가혹한 세금 을 거두어야 합니다.
'전쟁과 세금' 을 생각하다 보니 문득 동아일보에 이소연 기자가 쓴 “러시아 귀족의 얼굴
바꾸고 美 독립혁명 촉발한 그것 세금의 흑역사” 라는 책을 소개하는 글이 떠오르니...
저 책을 쓴 마이클 킨은 “17세기 후반 러시아에는 ‘수염세’ 라는 게 있었다” 라고 말합니다.
표트르 황제 (1672∼1725) 는 러시아의 이미지를 말끔하게 정돈한다는 명분 아래 전국 귀족들에게
‘수염 면도령’ 을 내렸다. 하지만 이는 무용지물. 귀족들은 반드시 수염을 지키겠다 며
반발했다. 콧대 높은 귀족을 꺾을 묘수는 없을까. 고민 끝에 황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수염을 기르는 귀족에게 해마다 세금을 부과 하기로 했다. 역시 결과는 세금의 승리 였다.
귀족들은 목숨 보다 귀하다던 수염을 깎기 시작했다. 수염에 세금 을 매긴다는 발상
이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지탱하는 핵심 원리는 오늘날에도 이어진다.
국제통화기금 (IMF) 공공재정국 부국장과 미국 미시간대 경제학과 교수인 저자들이 볼 때 온실
가스 배출원에 세금 을 부과하는 ‘탄소세’ 도 수염세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쉽게 말해
“탄소 있으면 세금을 내야 한다” 와 “수염 있으면 세금을 내야 한다” 는 부과 원칙은
정확하게 일치한다. 특정 행위를 저지하는 데 세금만큼 효과적인 수단 은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제목 처럼 세금을 다룬 책이지만 어지러운 계산과 수치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기원전 2500년 수메르
점토판에 새겨진 세금 납부 영수증 부터 오늘날까지 과세제도의 변천사 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저자들은 세계사를 바꾼 결정적 순간 들이 세금의 역사 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
독립전쟁을 촉발시킨 ‘보스턴 차 사건’ 이 세금과 직결됐다는 건 많이 알려진 사실.
그런데 이는 과도한 세금을 물려서가 아니라 오히려 세금을 철폐해서 문제 가 불거졌다.
18세기 영국은 식민지를 넓히며 막대한 빚 을 짊어졌는데, 동인도회사가 미 대륙에 수출하는 차(茶)
판매량 이 늘어야 이를 상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밀수업 이 성행했던 미국에선 세금을 물린
동인도회사 차는 경쟁력이 떨어졌다. 이에 영국이 자국 차 (茶) 에 과세를 철폐 하자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된 밀수업자들과 영국의 지배에 반발하던 지식인을 중심으로 미국인의 분노를 샀다.
19세기 초 인도 에는 ‘가슴세’ 가 있었다. 하층민 여성들이 집 밖에 나설 때 가슴을 가리면 세금을 내야 했다.
가슴을 가리는건 상류 계급 여성의 특권 이란 어이없는 이유를 내세웠다. 1840년 낭겔리란 여성은 스스로
가슴을 자르고 이에 저항했다. 그는 그날 목숨을 잃었지만, 이때 촉발된 저항이 거세지며 가슴세는 폐지됐다.
저자들은 ‘좋은 세금’ 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누구에게 더 많은 세금 을 거둬들일지는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엇갈릴 수밖에 없다. 애초에 모두를 만족시킬 좋은 세금이라는 건 존재할 수 없단 얘기다. 이
때문에 좋은 세금을 만드는 해법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지닌 시민들을 설득하는 과정 에 있다” 고 강조한다.
1986년 미국의회가 전반적인 세율은 낮추되 세원을 넓히는 세제개혁법(TRA86)을 통과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당파를 넘나든 활발한 토론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뤄냈다. 이를 통해 세수 부족 문제를
해결 했다. 시간이 걸려도 충분한 합의 과정을 거친 정책만이 조세 저항을 줄일 해법이라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책에는 세금의 미래도 담겨 있다. 가까운 미래에 소득세는 구시대 유물 이 될 거라고 내다봤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노동이 사라지면 소득세도 없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이 밖에 부가가치세나 법인세, 탄소세 등도 다양한 모습으로 바뀔 것이라 전망한다.
동의하느냐를 떠나 세금의 변화가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를 생각하면 사뭇 흥미롭다.
다양한 세금 제도의 변천사를 훑다보면, 먼 훗날 이 시대 세금을 어떻게 바라볼지도 궁금해진다. 표트르
황제의 수염세 처럼 우스꽝스러워 보이지 않아야 할 텐데…. 저자들의 조언대로 무조건 밀어
붙이기 보다는 충분한 합의가 전제돼야만 현 시대를 사는 이도 미래의 후손들도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전쟁과 세금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기들을 을 생각하며 걸어서 아담하고 소박한 성당 에
들어가 앉아서는...... 오늘 하루종일 걸은 탓에 피곤해진 두 다리를 쉬게 합니다.
그러고는 다시 일어나 성당을 나와 마을을 구경하며 걸어서는 레스토랑을 지나 우리 호텔로 돌아
와서는 호텔 레스토랑에서 저녁 Dinner 을 먹는데 우리나라의 육개장 과 비슷한
굴라쉬 를 먹으니 처음 헝가리에 왔을 때 부다페스트의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생각이 떠오릅니다.
이 굴라쉬 라는 음식은 중국요리에서 자장면 처럼 주 요리가 아니라 추가해서 시키는 그러니까 사이드
메뉴 인데... 부다페스트의 부르슈마르티 광장 레스토랑에 들어가니 "굴라슈" 가 메뉴판에 710 Ft
로 되어있어 주저하는 마눌을 재촉하여 두개를 시켰는데..... 종업원이 더 시킬것이 없느냐고 묻습니다!
됐다고 하니 종업원이 작은 소쿠리에 빵 을 담아 가져다 주기에 이건 서비스 냐고 물으니 그렇다
기에 콜라와 물을 시키니 종업원이 병에 담긴 물을 가져와서는 프랑스 에비앙 상표 를 보여
주기에 미심쩍었는데 나중에 계산하면서 보니 물값이 790 Ft 라니.... 배 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그러니까 우리나라 육개장 보다 더 짠 것 같은 굴라슈 가 비교적 싼 것은 정식요리가 아니고,
요리 전에 입추김으로 먹는 수프의 일종 이기 때문인데 수프만 먹고 본요리는
안먹는다고 욕하는게 아닐까 했는데 팁 을 달라기에 얼마냐니까 피프틴...... 뭐라고 합니다?
나중에 생각하니 점심값의 15% 라는 뜻이었는데 1,500 포린트 로 알아듣고는 주저하다가...
거기에서 절반이나 깍아 준다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230포린트만 주면 될 것을 무려 700
포린트나 주었으니 3배 라? 본요리를 시키지 않은 미안함 때문에 그만 당황했던 것입니다?
레스토랑에서 저녁 을 먹다가 보니 문득 음식문화 평론가 윤덕노의 “외식의 뿌리는 힐링” 이라는 칼럼
이 떠오르는데...... 저 글에 보면 ‘Restaurane' 의 어원은 ’restore' 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 입니다.
“5월에는 이래저래 가족이 모여 외식 을 해야 할 이유가 많다. 어린이날에 어버이날 까지 있으니
레스토랑 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게 가정 평화를 지키는 방법이다. 식구끼리 모여
웃고 즐기며 맛있게 먹다보면 친밀감 도 더해지고 쌓인 스트레스 도 날릴수 있다.
모처럼의 한 끼 외식 으로 이른바 ‘힐링(healing)’ 이 된다 . 레스토랑이 원래 그런 곳이다.”
“레스토랑(Restaurant) 은 식사 하는 장소다. 그런데 어원 이 뜬금없다. ‘회복하다(restore)’ 라는
뜻에서 비롯됐다. 원기를 회복시켜 주는 음식을 파는 곳 이라는 프랑스어 가 뿌리다.
어원만 놓고 보면 레스토랑은 맛있는 요리를 먹는 장소가 아니라 아픈 사람을 위한 음식을 파는 곳 이다.”
“레스토랑이 생뚱맞은 어원을 갖게된데는 이유가 있다. 최초 레스토랑은 1765년 에 문을
열었다. 불랑제(Boulanger) 라는 사람이 지금의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부근에
식당 을 열면서 몸이 아픈 사람이 먹으면 회복되는 음식 을 파는 곳 이란 간판을 내걸었다. ”
“외식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 밖에서 음식을 사먹는 사람은 주로 여행자
들이었다. 주로 여관이나 식료품점 에서 매식을 했는데, 이런 곳
들과 차별화 하기 위해..... 이른바 ‘힐링 푸드 전문점’ 이라고 홍보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처음 '진한 고기국물에 빵가루나 고기를 넣은 수프’ 를 팔았다. 오랜 여행에 지쳐
기력이 떨어졌거나 아파서 음식을 먹지 못했던 사람들이 진한 수프 를 먹고
몸을 추스르곤 했다. 레스토랑이 기력을 회복하는 장소 라는 어원을 갖게 된 까닭 이다.”
“레스토랑 이 외식 장소 로 발전한 계기는 프랑스혁명 이다. 혁명으로 귀족이 몰락
하고 일부는 국외로 망명하자 실업자가 된 ‘전속 요리사’ 가 대중을 상대로
요리를 파는 식당 을 열었다. 레스토랑이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면서
이때 부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기며 대화를 나누는 사교의 장소 가 됐다.”
“말하자면 인생을 즐기면서 마음을 치유하고 관계를 회복 하는 장소가 됐으니 ‘회복하다’
란 뜻의 레스토랑 어원의 의미 는 그대로 살아있다. 가정의 달, 사랑하는 가족
과 친목을 다지고 입과 정신의 즐거움을 위해 레스토랑에서의 한끼 외식 을 권하는 이유다.”
그러고는 호텔 방으로 돌아와서 텔레비전을 트니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다가 또 프랑스 대통령 이 보이는데
한참 보다가 내일은 센텐드레 를 다녀온후 멀리 슬로바키아 로 가야 하는지라 그만 잠자리에 듭니다.
첫댓글 베리굿
맥주 한잔에 하루 여행의 피로를 달랩니다!